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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이탈리아/피렌체) 태초부터 존재했던 것 같은 젤라또, ‘젤라테리아 산타 트리니타’

고독한 먹기행 (176) - 이탈리아 피렌체의 ‘젤라테리아 산타 트리니타’


추워도 아이스크림 아닌 젤라또는 괜찮을 것 같다.

아이스크림이 아니니까.


이탈리아 여행 중 젤라또는 한 세 번 정도 만나봤습니다만, 확실히 다릅니다.

이 뭐랄까, 차가운 원재료 그 자체를 먹는 느낌이랄까요? 가공된 듯한 느낌이 아니라 본연의 얼린 크림을 먹는 듯한 기분이었는데, 찐득한 건 그렇다 쳐도 맛의 밀도가 참으로 깊었습니다. 얼린 게 아닌 것 같은, 원래 있었던 시원한 재료 같은 본연의 깊이감이 있는 맛. 맛 표현이 참으로 어렵습니다.

 

 

우리나라에선 고작 아이스크림일 녀석을 이렇게 심도 있게 느끼게 될 줄이야. 그런데 정말 그렇게 되더라구요.

확실한 건 이태리에서 에스프레소와 젤라또, 커피는 단순한 커피와 아이스크림의 개념 아닌 그 자체의 무언가가 있었다는 걸 경험할 수 있었는데요.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즐기는 이들을 보고 화낼 만도 하겠구나 싶을 정도입니다.

 

그중 단연 인상 깊었던 곳이라면 가이드도, 웹상의 블로거들도 그렇고 모두의 추천이 향하고 있던 곳입니다. ‘젤라테리아 산타 트리니타(Gelateria Santa Trinita)’를 백일흔여섯 번째 고독한 먹기행으로 가볍게 만나보겠습니다.

 

* 필자의 경우 미켈란젤로 언덕에서부터 도보로 내려와 아르노 강을 건너기 전에 위치한 방문 했습니다.

 

 


※ 상세한 매장의 요약 정보는 게시글 최하단에 정리해 두었으니, 시간이 촉박한 분들은 요약 정보만 참고 부탁드립니다. ※


 

 

 

 

 

 

정말 유심히 보지 않으면 그저 고급스런 샵이겠거니 하고 지나칠 외관입니다. 이곳 이탈리아가 내내 그랬습니다. 실로 중후한 건물에 위치한 젤라또 가게다 보니 보기는 좋지만, 목적성 없이는 쉽게 접근하기 힘든 곳입니다. 사소한 마트 하나를 걷다가 찾으려 해도 옆 간판이 없어 한참을 찾아야 했으니 말입니다. 사전 조사는 많이 할수록 좋겠습니다.

 

 

 

 

입장했습니다. 가이드분의 적극 추천으로 찾았던 곳이 바로 이곳 ‘젤라테리아 산타 트리니타’의 젤라또와 노상의 곱창버거집이었습니다. (‘르안티코 트리파이오’, 필자의 다른 글 참고)

뿐만 아니라 국내 여행객들 대부분도 피렌체의 젤라또로 이곳을 치켜 세우고 있었으니, 우리가 공략할 젤라또는 여기다 하고 연인과 찾게 되었네요. 밀라노에서도 체인과 같은 어느 젤라또 집을 찾았었는데, 거긴 영 별로였습니다.

 

들어오니 약간의 손님들이 줄지어 젤라또 종류를 고르고 있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가벼이 탐색했습니다.

아이스크림? 케이크일지 모를 녀석들도 있고, 티라미수를 닮은 초콜릿 등도 한쪽에 진열되어 있었네요.

 

 

 

 

테이크아웃 위주의 집이었기에 줄이 금세 빠지고 바로 쇼케이스의 젤라또들을 맞이해 보는데, 음. 이거 달라도 너무 달라서 적응이 되질 않습니다.

 

 

 

 

질감이랄까요? 육안으로도 아이스크림에서 단단한고 찰진 고체감이 아주 강하게 느껴졌으니까요. 게다가 그 다채로운 조합들로 뭐를 주문해야 할지도 망설여지는데. 그래도 결정은 쉬운 편이었습니다. 연인의 확고한 취향에 따라갈 수밖에 없었으니 말이죠.

 

 

 

 

흑임자와 솔티드 카라멜

(Sesemo Nero & Caramello Salato, 가이드분께서 솔티드 카라멜에 대한 칭찬을 참으로 많이 했던 것 같길래 더했다.)

 

그렇게 첫 방문 시 흑임자와 솔티드 카라멜 반반을 주문했다가 두 번째 방문에선 흑임자만을 또 한 번 주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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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과 콘의 유로 가격은 사이즈에 따라 알기 쉽게 진열 중이니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가장 작은 사이즈를 피콜로라 하는 것 같은데, 필자는 매번 가장 작은 사이즈였습니다. 물론 이 또한 반반맛 선택이 가능합니다.

 

 

 

 

그렇게 단 한 장의 사진만 남은 흑임자 젤라또 작은 컵입니다.

이 작은 녀석, 기술했다시피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얼음 입자는 허용되지 않는 듯한 진한 밀도의 젤라또. 원래 태초부터 존재했던 것 같은 원재료의 쫀득하고 시원한 크림을 먹는 듯한 느낌.

이걸 또 한 번 깨우친 게 한국으로 돌아와 바로 젤라또를 접할 기회가 있었는데요. 그 맛이 영 아니었고, 디저트 스푼을 내려놓았습니다. 더욱 생각났습니다.

 

피자, 커피와 젤라또는 본연의 깊이가 달라도 너무 달랐던 이태리. 한국에도 지점이 있다는 반가운 정보를 입수했으니, 기회가 닿으면 방문해 볼 생각입니다.

한 겨울이지만요.

 


이탈리아 피렌체의 ‘젤라테리아 산타 트리니타(Gelateria Santa Trinita)’

- 영업시간 매일 11:00 ~ 24:00 (현재 구글 지도에는 임시 휴업으로 확인되는데, 무슨 연유인지 모르나 확인 후 방문하는 것이 좋겠다.)

- 아이스크림콘 또는 종이컵으로 주문이 가능하며, 그에 대한 가격은 친절히 비치 중 (본문 참고)

- 맛있다. 얼음을 얼렸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 꾸덕하고 시원한 본연의 크림을 먹는 듯한 느낌.

- 젤라또는 맛있어서 피렌체에 머무는 동안 두 번 방문했다.

- 이태리의 젤라또를 접하고 한 몇 주간은 한국의 아이스크림이 맥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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