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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편/동대문구

(동대문구/청량리동) 밥내음 풀풀 냄비밥과 구수한 청국장, ‘광주식당’

고독한 먹기행 (171) - 동대문구 청량리동의 ‘광주식당’


뻔하지 않은 먹개론(槪論) 인플루언서를 꿈꾸는 관찰형 아재

지갑만 얇아졌을 뿐. 광고성, 홍보성의 글은 일절 없습니다.


모락모락 밥내음으로 입맛과 향수 살아나게 하는 뜨끈한 집


 

분주한 청량리 일대를 보자면 또 다른 서울이라 부르고 싶습니다. 서울 도심의 최대 규모라 해도 될 시장이 연달아 위치한 그곳은 아직도 옛 서울의 모습이 남아있기 때문인데요. 이번에 소개할 집도 옛밥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딱, 시장에서만 만날 수 있는 집으로, 지금도 모락모락 김과 함께 풍기는 밥의 향기가 생생하네요.

 

 

그 시작부터 주인장이 흠씬 퍼주는 밥으로 김이 모락모락, 뜨거운 열기를 담은 청국장에서도 김이 모락모락. 청량리시장 인근에서 밥내음을 키우고 있다고 해도 될 백반집, ‘광주식당’이 백일흔한 번째 고독한 먹기행의 따스운 주인공입니다.

 

 


게시글 하단의 요약 정보만 참고 가능

 


 

 

 

 

 

 

‘경동시장’ 투어를 앞두고 점심을 위해 방문한 ‘광주식당’입니다. 이미 방송 출연 이력이 상당한 이 집은 주말이면 대기하지 않고는 방문이 어렵다고 하네요.다행히 평일 회사 휴무일에 맞춰 방문한 필자였는데요. 평일 점심은 상당히 여유가 있는 편이었습니다. 그나저나 식당 뒤로 보이는 고층의 아파트는 부럽지만 영 풍경이 거슬리고 거스르네요. 흡사 청량리가 침공을 당한 느낌입니다.

 

 

 

 

어렵지 않게 입장했습니다. 식당을 나서며 촬영한 사진이지만 들어감과 동시에 손님상은 꽤나 펼쳐져 있었습니다. 바깥에서 보기에만 조용했지 내부를 보니 평일도 끄떡없는 곳이더군요.

 

 

 

 

영업시간 정보는 지도 앱과 크게 다르지 않음도 가볍게 참고만 해주시고.

 

 

 

 

메뉴판으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음, 굉장히 일반적으로 널리 퍼진 백반집의 메뉴 구성입니다. 찌개와 조림, 볶음이란 단어로 가득 들어찬 메뉴판은 보기만 해도 뜨거운 것 같네요.

그리고 배고픈 점심엔 군침이 돌게하고 말이죠. 유명세 때문인지 시장 인근 치고 가격은 그리 가성비가 느껴지진 않는 편인데, 백반집에서 찌개류 하나만은 섭하기에 가장 유명한 듯한 청국장과 제육볶음을 하나씩 주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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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테이블은 6번이네요. 벽면에 쓰인 번호가 각 테이블의 번호입니다.

 

 

 

 

그렇게 조금 기다렸을까요? 6종의 찬부터 등장했습니다. 취나물, 장아찌, 콩나물 등. 무난한 백반의 단골 손님들이 나와줬는데.

 

 

 

 

고등어무조림

(조림의 핵심은 고등어 아닌, 입에서 녹아내리는 무)

 

조릴 대로 조린 고등어무조림 정도가 약간은 주목할 만한 녀석인 것 같습니다.

 

 

 

냄비밥과 청국장

(모락모락 쌍으로 김이 올라오는 뜨거운 온기의 백반)

 

이어 등장한 냄비밥과 청국장입니다. 이야, 이거 제대로입니다. 냄비에 지은 밥을 내오시자마자 바로 주걱으로 퍼 한 공기씩 잡아주시는데, 그 모습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네요. 밥은 고슬고슬 스타일. 마지막으로 냄비밥을 먹어본 게 언제쯤이지? 아, 군시절이었겠구나.

 

 

 

제육볶음

채 썬 채소와 함께 볶은 걸쭉한 스타일의 제육볶음까지 등장해 오래간만의 백반 한 상. 시작했습니다.

 

 

 

 

밥을 푼 냄비는 저렇게 물을 붓고 별도로 끓여 눌은밥으로 가져다주셨습니다.

이때까지 참으로 좋더군요. 오래간만의 모락모락 밤내음. 어린 시절에 동네를 배회하다 만화영화가 시작하는 초저녁 쯤 집에 들어오면, 밥 짓는 향이 가득했었던. 그런 시기가 있었으니까요. 어린 시절 엄마의 품이 생각나는 밥향이었습니다. 문득 그런 향수가 지나쳤네요.

 

향기로 시작해서 그 열기가 분위기를 끌어올려주는 집입니다.

 

 

 

 

 

청국장은 어떠할까? 바로 한 입 떠보는데, 으음. 탁하고 뿌연 색상으로도 예측 가능하듯 구수한 청국장의 스타일입니다. 원초적인 청국장이라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청국장도 그 정도를 층층이 나눌 수가 있는데, 가장 많이 접할 수 있는 된장을 섞은 얼큰한 찌개 스타일의 청국장이 있다면, 이곳은 그 정반대에서 다음 단계 정도.)

 

구수하니 참 좋네요. 먹자마자 알겠습니다. 청국장 맛집이구나. 제육은 뭐 그냥 제육이니 반찬으론 제격이긴 했지만, 진한 스타일이다 보니 막판엔 느글거리는 감이 있었는데요. 이 강렬한 청국장 덕에 다행히 흐름이 끊기지 않았습니다. 입을 가셔 주기도 해서 말이죠.

 

 

 

 

눌은밥의 맛도 끝내주네요. 냄비밥으로 해서 그런가? 아님 한 번 더 끓여주어서 그런가? 솥밥에 물을 붓는 숭늉보다도 그 구수함이 물에 더욱 배어 있었습니다.

이 지점에서 또 한 번 생각나는 어린 시절의 기억. 그 옛날 아파서 입맛이 없곤 하면 어머니가 자주 눌은밥과 잘 익은 김치만을 꺼내주셨었는데, 고작 그게 참. 입맛을 돌게 했었습니다.

 

 

 

 

그렇게 제대로 된 식사를 마치고 나섰습니다.

최근 이렇게 훈훈하게 그리고 정신없이 점심을 먹은 적이 있었나? 정말 오래간만에 아주 잘 먹은 점심이자 뜨거운 온기의 백반이었습니다. 덕분에 밥심 받아 시장부터 동대문 일대를 저녁까지도 든든하게 돌아다녔네요.

 

청량리시장 인근의 유명 백반집, ‘광주식당’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동대문구 청량리동의 ‘광주식당’

- 영업시간 09:00 ~ 21:00 (라스트오더 20:20) / 매주 월요일 정기휴무

- 좁은 골목에 위치한 집으로 주차는 불가하다.

- 테이블식 구조 / 화장실은 외부에 위치 (남녀 공용으로 환경상 그리 좋진 않다. 되게 비좁다.)

- 백반을 위한 찌개, 볶음, 조림류를 선보이는 집으로 전형적인 옛식 시장 한식당

- 경동시장, 청량리시장 일대에선 알아주는 맛집으로 시장의 상인들뿐만 아니라 젊은 층도 두루 방문한다. (혼밥을 하는 이들도 더러 있었다.)

- 가장 큰 임팩트라면 요샌 흔치 않은 냄비밥. 쉴 새 없이 냄비밥을 그때그때 바로 지어 내오시는데, 밥의 맛과 구수하고 뜨끈한 향이 참 좋았다.

- 청국장은 구수와 얼큰 스타일 중 구수한 스타일을 추구. 된장을 섞지 않는 듯한 정통의 FM 청국장으로 평소 즐기지 않는 이들에겐 강할 수 있겠다. (목동의 청국장 맛집, ‘옥천집’ 스타일.)

- 제육볶음은 반찬으론 말할 것도 없지만 그리 훌륭하진 않았다. 막판에 물리는 진한 감이 좀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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