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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편/서대문구

(서대문구/냉천동) 서울에선 제일 유명한 돼지고기 김치찜 ‘한옥집김치찜 본점’

고독한 먹기행 (166) - 서대문구 냉천동의 ‘한옥집김치찜 본점’

 


몽실몽실, 숨이 죽을 대로 죽어 약간의 시도로도 쫙 찢어지고 부드럽게 입안에 퍼지는 김치찜의 김치. 찌개에서든 찜에서든 어린 시절 무장해제된 부드러운 결의 김치를 만난 기억은 많은 이들이 가지고 있을 테지요. 필자도 어렴풋이 떠오릅니다.

이후엔 학생 때 자취방에서 홀로 나름의 찌개를 끓일 때마다 왜 어머니의 그 맛이 나지 않을까? 했던 기억도 나고 말이죠.

 

 

이렇듯 어떤 방식으로든 한국인이라면 가지고 있을 김치의 추억. 날이 제법 추워질 때쯤이었는데요. 서울 한복판에 김치찜으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집을 한 번 찾아가 봤습니다.

매번 궁금했던 집이기도 했습니다. 너무나 익숙하고도 가정에선 흔할 수 있는 소재가 바로 김치찜인데, 얼마나 맛있으면 서울에선 정점을 찍은 것인가? 하고 말이죠.

 

서대문역 인근에 위치해 있는 ‘한옥집김치찜 본점’에 관한 이야기로 백예순여섯 번째 고독한 먹기행을 시작해 보겠습니다.

 

 


※ 상세한 매장의 요약 정보는 게시글 최하단에 정리해 두었으니, 시간이 촉박한 분들은 요약 정보만 참고 부탁드립니다. ※


 

 

 

 

 

 

필자의 거주지와도 그리 멀지 않은 서대문역 인근에 위치해 있습니다. 체크만 해뒀다가 이렇게 찾기까지가 너무나 오래 걸렸네요. 아마 예측 가능한 흔한 소재였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네요.

보면 이런 소재는 제대로 당길 때 찾아야 타이밍이 딱 맞아떨어져 제맛인데, 모처럼 연인이 아침부터 김치찌개, 흐물텅하고 뜨끈한 김치를 외쳤기에 방문이 가능했습니다.

 

음? 그런데, 도착하고 보니 서대문 골목의 한옥집은 어디에?

 

 

 

 

 

바로 여기에 있네요. 벽면에 2003년 서대문 한옥집의 당시 모습이 사진으로 남아 있었는데요. 알아보니 최근 인근의 한옥에서 현재의 이곳으로 이전한 모양입니다.

크으, 아쉽네요. 저런 한옥에서 김치찜이 강렬하게 당기는 어느 저녁날에 찾았더라면 더욱 기가 막혔을 터인데. 무슨 사정으로 옮겼는진 몰라도 늘 시대 감성에 취해 사는 필자에겐 당연히 취향저격이었을 겁니다.

 

느즈막이 먹기행 집필을 시작한 것이 가끔은 이럴 때 아쉽습니다. 만날 한옥의 집들이 많은데, 현대인에게 전통의 좌식은 서서히 안녕 중이니까요.

 

 

 

 

 

그렇게 살피다가 입장했습니다.

점심을 앞두고 오픈하는 집이기에 방문 시엔 거의 만석이었습니다. 워낙 박작박작했던 터라 이게 흡사 주말에 밥을 먹으러 온 게 맞는지, 평일 출근 후 점심시간인지 조금은 분위기가 헷갈립니다.

 

아, 그래. 필자가 서대문의 직장인이었다면 이 집에 대한 이야기의 전개가 또 달라졌겠구나. 상암동 인근의 점심집들처럼 그 나름의 의미가 부여되었을 겁니다. 여하튼 간, 어린 시절 추억의 김치찜처럼 인근 식당을 찾던 과거의 향수도 이 시점에 살짝 관통했습니다.

 

 

 

 

착석 후 메뉴판으로 시선을 옮겨보겠습니다.

김치찜 주문, 아니 김치찜집을 찾는 것이 정말 오래간만이기에 저렴한가? 는 잘 모르곘습니다. 그런데 도시락이 1만 5천 원이니, 음. 서울 도심 한복판의 직장인 동네 물가인 것으로 치죠. 천의 자리 뒤의 백원 단위도 조금 거슬리긴 했습니다.

 

김치찜 2인분과 치즈계란말이를 주문한 필자입니다.

 

 

 

 

 

주문 이후, 공깃밥과 4종의 반찬이 세팅되었는데요. 특색 있는 찬이라기보단 딱 서울스러운 기본 찬입니다. 그럼에도 잡채는 참으로 좋아하기에 반가웠습니다. 저것 하나만 있어도 상이 잔치가 되곤 합니다. 잡채는 나름 손맛이 있었습니다.

 

 

 

 

김치찜 2인분

 

그리고 김치찜입니다. 과연 유명집답게 정석적인 김치찜의 모습으로 등장했네요. 큼직하고 도톰하게 썰어 쪄낸 돼지의 앞다리살, 그리고 포기는 길게 등분된 모습으로 등장한 ‘한옥집김치찜’의 김치찜입니다. 이제 집게와 가위로 꼭지 부분을 따고 쭉쭉 찢거나 먹기 좋게 잘라만 주면 준비 끝이죠.

 

 

 

치즈계란말이

 

치즈계란말이까지 나와 본격적인 김치찜 정식을 시작했습니다. 음, 크기는 있는 편이긴 했으나 치즈계란말이의 ‘치즈’가 좀 아쉽습니다. 이런 한식의 집에선 치즈보단 가격 톤을 좀 다운시킨 일반 또는 김이나 다진 채소가 첨가된 말이가 보다 나았을 것 같기도 하구요.

 

 

 

 

 

그래서일까요? 파가 첨가되었는데 치즈가 들어간 계란말이도 그렇고, 같이 깔린 케찹도 그렇고. 맛은 무난한 정도였으나 김치찜집에서의 조화적인 측면으론 약간 미스매치란 생각이었습니다.

 

 

 

 

김치찜은 어떠했느냐? 한 점 맛을 보는데, 크으. 첫맛은 입이 약간 아릴 정도로 시큼하네요. 아주 오래전에 접한 오모가리찌개도 생각이 났는데, 흐물흐물한 것이 고기도 그렇고 제대로 삶아졌습니다. 이러니 ‘계란말이의 보완이 시급하다, 계란말이가 마음에 들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라는 내면의 소리가 왕왕 들려옵니다.

 

그 맛을 보면 누구나가 방문 전 미리 떠올렸을, 그런 김치찜의 맛이라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조금 인상 깊게 느낀 점이라면 제대로 된 묵은지로 끓여낸 것마냥 첫맛은 시큼하다가도 그 끝에 싸악 퍼지는 매콤함이었는데요. 기본이자 거의 전부가 되는 김치찜의 김치에 들인 공이 확실히 닿고도 여운이 남네요. 쪄내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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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약간의 딜레마라 생각되는 점은 너무도 예측이 되는 김치찜의 맛이기에, 술 한잔이 아니라면 각 잡고 꼭 찾아오시라 하기엔 모호한 감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약간은 강렬하게 오는 무언가도 좀 약했고 말이죠.

 

인근에 있다면 이따금 생각날 때 들리면 좋겠다 싶은 집. 개인적으론 그렇게 정의했습니다.

그래도 오래간만에 김치찜스러운 김치찜으로 밥 한 공기를 클리어했네요. 날이 급격히도 추워지는데 앞으로 찾는 이들을 더욱 많지 않을까 싶습니다. 필자도 글을 두드리며 녀석을 보니 꼴깍 생각이 났으니 말입니다.

 

서대문구에 위치한 김치찜집, ‘한옥집김치찜 본점’에 관한 뒤늦게 군침이 도는 이야기였습니다.

 

 


서대문구 냉천동의 ‘한옥집김치찜 본점’

- 영업시간 매일 10:30 ~ 21:30

- 주차는 이전엔 가능했으나 24년 11월 기준으로 미지원 (원래 ‘감리교신학대학교 주차장’에서 무료 주차를 지원했으나 이젠 중단되었나 보다. 인근 공영을 이용하거나 기존 주차장 요금을 감안해야 한다. 시간이 중했던 관계로 필자는 가까운 ‘감리교신학대학교 주차장’에 주차를 했는데, 식사를 하고 가니 요금은 3,500원이 나왔다.)

- 테이블식 구조 / 화장실은 외부에 위치 (분리형 공용으로 이는 좀 취약하단 전언이다.)

- 서울 소재의 가장 유명한 돼지고기 김치찜집.

- 과거 정말 한옥에서 시작된 집으로 각지에 분점도 두고 있다.

- 주인장이 김치 장인으로도 유명한데, 그로 인해 각종 방송 등의 매체에서도 많이 소개가 된 듯.

- 확실히 본판의 김치가 맛있겠구나 생각이 드는 김치찜. 제대로 익혀 그런가 첫 시큼함이 아릴 정도로 강렬한데, 맵싹하기도 하다. 어린 시절의 쫙쫙 찢어먹는 그 추억은 떠올랐다.

- 가까이 있었다면 이따금 찾을 집.

- 허나 굉장히 친근하고도 익숙한 소재기에 무난했단 생각이 더욱 지배적이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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