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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편/은평구

(은평구/역촌동) 백숙보다도 부드러운 전기구이 통닭, '장구통'

고독한 먹기행 (135) - 은평구 역촌동의 '장구통' 


쏙 빠진 담백한 닭의 기름이 글에도 배어들었다.


필자가 해마다 느끼는 향기가 하나 있습니다. 매서운 추위가 사그라들고 어느덧 찾아온 포근한 수풀, 꽃의 향기가 코를 간질간질간질 때리는 바로 그 순간인데요. 바로 그 향기를 들이키는 순간. 야장을 향한 욕구가 피어오르기 시작지요.'아, 야장의 계절이 찾아왔구나.' 마침 그런 기분을 직감한 때 퇴근도 매우 빠르게 되었으니, 바깥을 즐기고 싶은 맘에 동네 야장을 찾아나선 필자였습니다. 동네 야장만큼이나 포근하고 촉촉한 것은 또 없죠.

 

 

그런 감성을 장착한 뒤에 방문한 곳은 어느 전기구이 통닭집입니다. 과거엔 장작구이였다가 전기구이로 넘어간 것 같은데, 은평구 역촌동에서는 꽤나 탄탄한 인기를 구사하고 있는 집이죠.

 

오픈형 테라스에서 즐길 수 있고, 장사를 능숙하게 잘 하시는 사장님. 거기에 아주 담백하고 맛 좋은 누룽지 통닭까지 더해지니 금상첨화가 따로 없습니다. 평소 전기구이를 즐기시는 이들이라면 방문하기 좋은 곳일 듯합니다. 역촌동 대로변에 위치한 '장구통'을 백서른다섯 번째 고독한 먹기행으로 소개해 보겠습니다.

 


※ 상세한 매장의 요약 정보는 본 게시글 최하단에 정리해 두었으니, 시간이 촉박한 분들은 요약 정보만 참고 부탁드립니다. ※


 

 

직장인들의 정시보다 꽤나 이른 퇴근이었음에도 필자와 같은 야장의 향기를 느낀 이들이 부리나케 달려왔나 봅니다. 벌써 사람들로 가득 차기 시작한 '장구통' 외부의 모습입니다. 아주 다행스럽게도 염원하던 외부 테이블에 착석할 수 있었습니다.

 

 

 

오래간만의 전기구이 통닭. 야장 통닭은 이런 류가 제맛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나저나 영업 개시 시간을 첫 닭 우는 시간이라 표현하셨는데, 귀엽네요. 개시 시간보다 조금 더 일찍 이곳을 지나치면 시간에 맞춰 미리 구워지고 있는 녀석들을 만나볼 수가 있지요.

자, 가게 휴무일 정보도 참고해 주시면 되겠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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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에 비치된 메뉴판입니다. 역시 동네답게 전반적으로 조금씩은 저렴한 편이긴 합니다. (닭은 호수 대비 품이 들어가고 누룽지가 함께 해 그리 가성비다까진 아닌 듯하구요.)

기본 누룽지 통닭과 파트너인 생맥주를 두 잔을 주문했습니다.

 

 

 

음? 포장으로만 한 번 찾아봤었는데 직접 방문하니 이건 좋네요. 공식 기본 요소인 치킨 무, 샐러드 외에도 가벼운 오뎅탕과 김치도 함께 나왔습니다. 이런 비공식적인 등장 포인트는 작지만 좋아합니다. 갑작스레 출연한 카메오, 게스트 같다고나 할까요?

 

 

 

그리고 이건 뭐, 전기구이, 로스트치킨의 세계에서는 빠져선 안될 녀석이죠. 겨자소스까지 등장하며 만반의 준비는 완료입니다.

개인적인 여담으로 어린 시절 아버지께서 기름 젖은 봉투에 로스트 치킨 한 마리를 담아 들어오시곤 하셨는데, 그 맛이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그때 인생의 첫 머스터드를 배웠지요. 비닐장갑을 끼고 촉촉한 살에 기름지고 빠삭한 닭껍질 얹어 콕 찍어 먹으면, 아주 후라이드와는 상반된 또 다른 세계.

 

 

 

그런 추억의 이야기들을 연인에게 들려주던 중 등장했습니다. '장구통'의 기본 누룽지 통닭입니다.

눈과 향으로 먼저 녀석을 훑는데, 이야 이거 포장 때와는 완전히 다르네요.

 

 

 

그땐 저 누룽지를 감당하기가 힘들었었는데, 돌판 위에 각 잡고 등장을 해주니 빛깔이 아주 좋습니다. 진작 방문으로 찾을 걸 했네요.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은 법, 누룽지 위로 밴 닭기름도 기가 막힐 것 같고 말이죠.

나와 먹길 잘했다를 연신 연발한 것 같습니다.

 

여하튼 크기는 좀 작은 편인데요. 실망할 수 있겠으나 대개 전기구이들이 그러한 것 같습니다. (삼계탕과 마찬가지로요.) 개인적으로는 쫄깃하고 찰진 맛이 강한 작은 호수의 닭을 더욱 선호하는 편입니다.

 

 

 

그렇게 흠뻑 맛에 취한 시간. 백숙과는 또 다른 세계입니다. 녀석, 어떻게 백숙보다도 부드러운 것인지 했습니다. 이런 맛있는 전기구이식 통닭은 간만이라 또 좋았구요.

당시엔 마치 어딘가로 캠핑을 떠나온 것 같기도, 자연인 같기도. 어린 시절 아버지가 뜯어주신 통닭을 즐기는 그 시절의 '나'도 되었던 것 같은데. 그 정도로 첫맛의 기분이 좋았었습니다.

 

참 야장이 주는 분위기에서 기름기 쏙 뺀 닭구이, 강력하다 못해 치명적입니다. 방문한 지는 얼마 안되었으나 당분간은 계속, 날씨만 허락된다면 유효할 것 같네요.은평구 역촌동에 위치한 전기구이 통닭집, '장구통'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은평구 역촌동의 '장구통'

- 영업시간 17:00 ~ 23:00 / 매주 일요일 정기휴무

- 주차의 경우 인근을 활용한 주차를 종종 목격할 수 있는데, 불가하다 보는 것이 좋겠다.

- 테이블식 구조로 테라스 야장 가능(야장의 경우 테이블은 6개 정도로 구성되어 있다. 테라스에는 담요도 비치 중)

- 화장실은 내부에 위치 (남녀 공용, 깔끔한 편이다.)

- 전기구이 오븐에 구워진 담백한 통닭을 주력으로 하는 집. 과거엔 장작을 다뤘던 것도 같은데, 장작은 보지 못했던 것 같다. 오븐형 전기구이식 누룽지 통닭이라 하겠다.

- 기본 찬으로 통닭의 필수 아이템 외에도 소소한 오뎅탕, 김치가 등장. 은근히 좋다.

- 전기구이 특성상 닭의 호수는 작은 편인데, 때문에 값은 좀 있는 편이라 하겠다. 다만 맛도 맛이지만 분위기에 취해 아깝지 않은 맛이었다.

- 사장님이 친절한 것은 둘째치고 장사를 잘 하신다 느꼈다. 마무리까지 만족스러웠다.

- 맛만 두고 보자면 개인적으로는 포장보단 배장 방문을 적극 추천. (단, 포장 주문 시 2천 원이 할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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