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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편

(은평구/불광동) 여름에 맞서는 이열치열 보양식, 민어탕 '은하식당'

고독한 먹기행 (141) - 은평구 불광동의 '은하식당'


간만의 국내 음식에 대한 글이라 그런가? 이곳이 구수해서 그런가?

글도 뭔가 구수해졌다.


티스토리에선 2차전의 글을 처음 쓰는 것 같습니다. (방문했던 집을 또 찾아 음식과 치열한 전투를 벌이면 필자 스스로 2차전이라 칭합니다.) 그 주인공은 백업이 우수한 기본 찬들로 큰 감동을 선사했던 은평구의 '은하식당'인데요.

나름의 긴 여행을 마친 후라 그런지, 다양한 한식의 찬들을 즐기고 싶단 생각에 덥석 방문하게 된 필자였습니다. 첫 공략 당시 이곳의 간재미찜을 만나고 '아, 이걸 일요일에 만나다니.' 하고 후회를 했었지요.

 

 

때문에 이번 방문은 토요일 오후로 낙점했습니다. 타깃은 여름이 제철인 보양식, 민어였구요.

북한산 은평구 일대의 등산객들을 불러 모으는 '은하식당'. 그곳에서 여름에 맞서는 민어탕을 만난 이야기로 백마흔한 번째 먹기행을 시작해 보겠습니다.

 


※ 상세한 매장의 요약 정보는 본 게시글 최하단에 정리해 두었으니, 시간이 촉박한 분들은 요약 정보만 참고 부탁드립니다. ※


 

 

다시 찾은 '은하식당'입니다. 오래간만이네요. 최근 방송을 탔다는 정보를 접했기에 가는 길에 내심 걱정을 했는데요. 행여나 사람이 많으면 어떡하나? 였습니다. 허나 역시 난공불락의 은평구더군요.

이 애매한 서울, 고양의 경계권에 위치한 북한산 자락 동네는 온라인 유명세에도 큰 파도는 닥치지 않는 편이니 말이죠. (이는 '먹을 텐데'에 소개된 '서부감자국'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사장님들은 배가 아프겠으나 애매한 접근성과 어르신, 등산객들의 꿋꿋한 방어와 지원. 은평구 주민으로서 참으로 든든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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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튼 간 오래간만에 찾은 내부는 살짝 변화가 있었는데요. 바로 메뉴판입니다. 역시나 가격 상승이 어느 정도 있었는데, 때문인지 메뉴판 자체를 깔끔하게 바꾼 듯하더군요. 음, 필자에겐 이전의 꽉꽉 들어차는 메뉴판이 더욱 취향인데 말입니다.

 

뭐, 본론으로 돌아와 당시 새로운 메뉴를 공략하자였기에 정한 것은 여름이 제철인 민어였습니다. 사전 조사를 하지 않았기에 맑은으로 나올지, 얼큰일지 주문과 동시에 꽤나 궁금했던 필자입니다.

개인적으로 제대로 된 첫 민어와의 만남이라면 양양의 어느 캠핑장에서 벗의 아버님께서 구워주신 통민어 한 마리가 되겠습니다. 어느 정도 건조된 그 큼직한 녀석을 구워 먹는데, 참 기가 막혔었죠. 이곳은 어떨는지, 민어탕 小짜로 주문했습니다.

 

 

'은하식당'의 기본 찬. 방풍나물무침과 표고버섯볶음이 제일 개인적인 취향이다. (다만 간은 좀 세다.)

 

아, 이 녀석들은 꽤나 변함없이 그대롭니다. '은하식당'의 기본 찬들이 등장해 주었습니다. 주당들에겐 환대받을 수밖에 없는 찬들이죠. 이전 글에서도 기술한 적이 있는데, 이곳의 찬들은 간이 좀 있고 단맛이 강한 편입니다. 허나 그럼에도, 서울 한복판에서 만나는 흔치 않은 찬들이 넙죽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녀석들이죠. 특히나 반주로!

 

 

 

자자, 이제 이날의 메인 민어탕입니다. 크, 얼큰인 것인가? 매운탕의 스타일로 등장했습니다. 내심 맑은보단 얼큰을 원했었기에 쌩큐! 했네요. 간재미찜에도 들어가는 팽이와 미나리가 듬뿍. 그리고 보리새우일지 작은 새우들 또한 국물을 위해 듬뿍인데, 역시나입니다.

 

주인장의 음식 솜씨가 꽤나 좋은 집은 재료 순환이 참 좋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매번 꾸준한 양의 재료를 적시 적소에 사용하니 말이죠. 탕에 쓰이는 새우로는 표고버섯볶음의 맛을 내지 않을까도 추측해 봤네요. (시판 새우가루일 수도 있지만요.)

 

 

 

그렇게 한껏 끓기 시작해 민어를 낚을 시간이 찾아왔습니다. 사장님께서 한 번에 훅 뜨지 말고 살을 살살 발라 국물과 함께 잡수시랍니다.

바로 녀석의 살을 떠 음미를 해보았는데요. 으음. 딱 그런 느낌입니다. 살의 구성은 참 동태와 비스무리한데, 식감은 삼치 같다고나 할까요? 생긴 것과는 다르게 참으로 밀도가 있는 식감입니다.

 

조미 한가득 적셔낸 탕으로 끓여낸 녀석이기에 과거의 통민어구이만은 못하겠지만, 뭐 어찌 되었든간 식감만 보자면 민어 또한 민어 나름의 매력이 있구나란 생각이었습니다. 전반적으로 매운탕과 흡사해 민어를 빼면 월등하다까진 아니었으나 그래도 훌륭했네요. 어디 차를 끌고 멀리 가지 않아도 쉽게 도착할 수 있는 이곳에서 한상 차림이 주는 기분이 그랬습니다.

 

 

 

양으로도 만족스러웠구요. 서너 조각의 토막 낸 민어가 들어가 있는 小짜인데, 둘보단 셋이 즐기면 가성비적으로는 더욱 와닿겠으니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간만에 즐기고 뜨거운 여름에 이열치열로 맞섰습니다. 아무래도 강한 간의 찬들로 이번에도 역시 쉽게 물리긴 했다만, 그래도 연신 좋다를 내뱉었지요. 지방에선 지척에 널린 한상이어도, 이곳은 서울이니 말이죠.

 

이번엔 토요일이어서 더욱 좋았던, '은하식당' 2차 방문기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은평구 불광동의 '은하식당'

- 영업시간 11:00 ~ 21:00 (주방 마감은 20:00) / 매주 월요일 정기휴무

- 주차는 불가하다.

- 대중교통 이용 시 불광역 1번 출구에서 도보 3분가량 소요

- 테이블식 구조로 1층과 지하 1층의 홀을 운영 중 / 화장실은 외부에 위치 (남녀 공용)

- 주당들이 환대할 충실한 기본 찬과 남도 음식을 다루는 은평구의 유니크한 식당.

- 약간 충남/전북의 경계 느낌도 난다. 때문인지 음식의 간은 세고, 달달한 편.

- 다만 서울 도심에서 보기 힘든 밑찬 구성과 메뉴들로(서대회무침, 간재미찜 등) 등산객들과 중장년층의 환대를 받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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