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먹기행 (132) - 종로구 익선동 '크래프트루'
분위기에 맛과 향까지. 마무리 자리로 완벽했다.
평일의 조용한 익선동은 또 다른 매력이 있구나.
인사동에서 늦은 회동의 연장선으로 찾은 어느 골목 맥줏집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희한하리만치 2차의 음식으로 피자를 좋아하는 필자의 오랜 친구 녀석의 추천으로 방문한 집인데요. 이미 방송에서도 소개된 적이 있는 집이더군요. 젊음이 섞인 인사동, 익선동에 어울리는 요즘의 가게라 하겠습니다. 한옥에서 피자니 말이죠.
수제 피자와 함께 속초의 유명 맥주 크래프트 루트 맥주를 내세우는 집입니다. 백서른두 번째 이야기로 익선동에 위치한 '크래프트루'를 만나보도록 하시죠.
※ 상세한 매장의 요약 정보는 본 게시글 최하단에 정리해 두었으니, 시간이 촉박한 분들은 요약 정보만 참고 부탁드립니다. ※
상당히 늦은 시간에 도착한 필자였습니다. 단순히 한옥의 피자집이라서기엔 눈길을 끄는 맥주의 브랜드가 기억에 남아 방문 이후 검색을 해보았는데요. 정확한 연관은 모르지만 속초의 크래프트 루트 맥주와도 관련이 있는 모양이었습니다. 글자는 하나 다르지만 로고도 동일했으니 말이죠. (후에 속초를 방문하니 확실해졌습니다.)
평일이라 그런지 손님은 저희 밖에 없었는데요. 주말이 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몇 년 전 급격히 부상한 익선동의 인기로 골목은 사람들로 한가득이니 말이죠. 그래서였을까요? 평일에 방문하니 아, 조금 더 분위기가 삽니다. 아니, 인테리어가 산다고도 하고 싶네요. 고즈넉하고 모던한 한옥의 분위기가 고요한 밤에 녹아들었으니 말이죠.
자, 먼저 필자는 동명항 페일에일로 주문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후 속초에서 똑같은 녀석을 만날 거라 생각하지 못했는데요. 동명항. 속초를 다녀오신 분이라면 지나칠 수밖에 없는 곳이죠. 그렇습니다. 동명항, 갯배 필스너, 대포항 스타우트, 영랑호, 청초호 에일 등. 이 속초의 수제 맥주는 맥주의 종류에 따라 속초의 유명 관광지를 조합해 네이밍을 했는데요.
값은 제법있으나 맛도 그렇고 그 상징적인 의미에, 속초나 이곳 '크래프트루'를 방문하신다면 한 번은 만나보시길 추천하고 싶네요.
곁들임은 이 녀석으로 해서 말이죠. 아, 물론 속초에선 어렵겠네요. '크래프트루'의 루꼴라베이컨피자입니다. 한 번쯤은 제대로 된 집에서 맛보고 싶다란 생각을 늘상 했던 피자. 바로 루꼴라와 토마토소스가 듬뿍 들어간 이태리의 마르게리타 피자가 아닐까 싶은데, 벗이 강력하게 추천을 했으니 작게나마 기회가 닿았다 해두겠습니다.
그 맛은 성공. 가끔씩 피쏘의 궁합을 즐기는 연인이 소주를 부르는 피자라 합니다. 수제 맥주 앞에서 예의는 아니지만 그만큼 맛있었다는 뜻입니다. (필자의 경우 이후에도 몇 번을 찾았었습니다.) 거기에 주문한 페일에일이 함께 선사해 주는 입가심. 풍부한 과일향까지 함께 하니 좋더군요. 맛도 맛이지만 향에도 취하고 반한 하루였습니다.
여담으로 이 날을 기점으로, 연인과 벗의 이야기를 듣고 필자는 피자와 소주라는 궁합에 처음으로 발을 디딛게 되었는데요. 무시하지 못합니다. 느끼함을 가셔 내는 씁쓸함의 매력 말이죠.
그런저런 이야기들이 가득했고, 나름의 변곡점을 맞이한 날이기도 했기에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된 집으로 추억 중인 '크래프트루'. 평일 저녁을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구요. 타이밍을 잘 맞추셔서 늦은 시간 익선동에서 맛있고 분위기 있는 회동을 즐겨보시길 바랍니다.
익선동에 위치한 수제 피자&맥줏집. '크래프트루'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종로구 익선동의 '크래프트루'
- 영업시간 평일 16:00 ~ 23:00, 주말 12:00 ~ 23:00 / 휴무일 없음
- 주차는 불가하다.
- 모던한 인테리어의 한옥 구조로 테이블식 구조도 있고, 다락의 좌식 공간도 있는 듯하다.
- 화장실은 내부에 위치 (남녀 공용)
- 맛있는 수제 맥주와 피자를 주력으로 하는 집이다. 피자는 개인적으로 손에 꼽을 정도로 맛있었다.
- 수제 맥주는 속초의 유명 맥주인 '크래프트루트' 맥주를 근간으로 하는데 무슨 연관인지는 모르겠더라. 속초의 유명 관광지가 브랜딩된 맥주들로 향과 풍미는 월등히 높은 편. 가격은 있으나 한 번쯤 만나보면 좋겠다. (캔으로도 별도 주문이 가능한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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