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서울 편/종로구

(종로구/익선동) 한옥이 품은 멕시코 타코와 파히타샐러드 ‘엘까르니따스’

고독한 먹기행 (146) - 종로구 익선동의 ‘엘까르니따스 익선점’


멕시코, 가지각색을 한데 담아 매력적인 음식이었구나.


처음 먹어보는 맛을 음미하는 것처럼 설레는 일도 없지요. 과거 익숙함만을 쫓던 필자가 먹기행을 하며 변한 모습 중 하나입니다. 때문에 이젠 새로운 음식을 접하는 것이 새로운 지식을 담는 것처럼 뿌듯하고 보람차기까지 합니다. 소개할 음식 또한 처음 경험해 본 음식입니다. 서울 도심 곳곳에 자리 잡은 지도 꽤나 오래인데, 연이 닿질 못하다가 이제야 만나보게 되었네요.

 

 

그런 음식임에도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처음이었기에 보다 강렬했을 지도. 먹는 내내 남미의 흥이 절로 차오르는 것도 모자라, 아 이 나라 방문해 보고 싶다란 생각까지 들었으니 말이죠. 과장 보태어 아주 혹시나 그 유전자가 아주 조금은 흐르고 있지 않나? 란 의심을 할 정도로 정신없이 즐겼던 집. 익선동에 위치한 멕시코 음식점입니다.

백마흔여섯 번째 고독한 먹기행으로 ‘엘까르니따스 익선점’을 만나보도록 하시죠.

 


※ 상세한 매장의 요약 정보는 본 게시글 최하단에 정리해 두었으니, 시간이 촉박한 분들은 요약 정보만 참고 부탁드립니다. ※


 

 

그저 주말에 익선동에 갔다가 우연히 마주친 집입니다. 멕시코를 품은 한옥이라니, 부조화를 느낀 것도 사실인데요. 뭐 그래도 이곳 익선동 바닥이 대부분 그러하니 그나마 익숙했던 것 같습니다. 점점 먹는 것이 다양해지듯, 그 문화도 섞여 가는 것이 당연한 것 같기도 하구요.

여하튼 간 처음 마주하곤 살짝 멈칫했습니다. 한 다섯 번 정도 되는 것 같은데, 그간 항상 타코집을 지나쳤다가 물렀었거든요. 최근 세계를 접한 필자다 보니 염원이 강한 것을 눈치챘는지, 연인이 져준 것도 아닐까 싶습니다.

골목을 한 바퀴 더 돌고는 다시 돌아와 입장했습니다.

 

 

 

이야, 들어와 보니 이거. 오묘하다? 아니, 산만하기도 합니다. 몇 안 되는 한옥의 색상 속에 알록달록 색들과 멕시코 국기가 눈을 현란하게 어지럽힙니다.

그래도 좋았던 건 사실입니다. 천장도 트여있고 심심치도 않고, 기대감에도 살짝 부풀었으니까요. 새로운 음식은 이래서 좋습니다.

 

 

 

메뉴는 크게 고민하지 않았는데요. 이런 땐 그냥 시그니처로 직진. 당최 모르는 음식들이고 생소하니 방법이 없습니다.

가장 중요한 타코 녀석 세 피스를 기본기로 장착했고, 부리또는 뭔가 겹치는 듯하니 패스입니다. 음, 그나마 결이 다른 녀석이겠구나 싶어 파히타 샐러드를 더했습니다. 이런 건 미리 사진을 보지 않고 주문하는 게 더욱 설렘을 가중시켜 줍니다.

반응형

 

 

거기에 빠질 수 없더라구요. 멕시코의 대표적인 칵테일, 마가리타와 생맥주도 한 잔씩 주문했습니다.

주문한 음식들과 멕시코 칵테일과의 조합이 좋단 글귀를 어디선가 봤거든요. 주류가 먼저 등장을 해줬고, 주말 점심의 흥이 제대로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한 모금을 적시는데, 마가리타. 당신 이렇게 괜찮은 녀석이었나?

아마 여태껏 제대로 된 걸 만나지 못했던 모양입니다. 음식과 함께여서인지 모르겠으나 이후 필자의 입엔 모터가 가동되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음식과 조화로웠던 칵테일이었으니, 딱 하나 아쉬운 점이라면 얼음이 너무 한 가득이었다는 점 정도였겠네요.

 

 

 

그 엄청난 화력을 발휘해 준 장본인. ‘엘까르니따스’의 까르니따스 타코입니다. 단어도 복잡한 게 중복되니 더욱 산만한데, 흩뿌려진 녀석들 탓에 모습도 산만합니다.

저 안의 고기를 이 집의 상호인 까르니따스라고 부릅니다. 약간 찢긴 고기, 부드러운 남식 장조림이라 할까요? 그런 식감과 비슷합니다.

마찬가지로 생각보다 부드러운 감촉에 놀란 토르티야로 잘 감싸서 소스를 적셔 한 입 하는데.

 

음, 올라! 부드럽고 아삭하게 씹히다가 끝자락에 느껴지는 고수가 참 좋네요. 산만하게 널브러진 녀석들, 한데 모아 넣으니 참으로 좋습니다. 거기에 마가리타 한 모금 후 소금 콕.

 

 

‘엘까르니따스’의 파히타 샐러드. 타코 못지 않게 온갖 것이 섞였으나 맛은 조화로워 아이러니다.

 

그렇게 한 번 리듬을 즐긴 후, 요 다채로운 맛이 느껴지는 녀석을 취향에 따라 섞어서 또 한 입. 멕시코 음식이 처음인 필자, 단 두 접시와 칵테일 한 잔에 제대로 멕시코 흥해 취했다 하겠습니다.

저 파히타 샐러드도 참 독특했는데요. 닭고기와 소고기의 조합도 그렇고, 야채와 구운 양파의 조합도 그렇고, 아보카도인 줄 알았던 과카몰리 또한 그러했습니다. 그런데 맛은 조화로웠으니, 타코처럼 산만하게 모여가지고는 입을 제대로 호강시켜 주네요.

 

 

 

가만 생각을 해 보니 익선동 한옥에 담긴 다채로운 색상의 조합이 하얀 토르티야에 담긴 음식의 모양새와도 조금 통합니다. 덕수궁 돌담길의 리에주 와플과도 통하는 것 같고 말이죠.

한옥 속의 멕시코, 토르티야 속의 산만함.

그래, 멕시코 음식에 이렇게 첫발 내디딘 것으로 음식을 복기하며 글도 마무리해야겠습니다.

 

익선동에 위치한 멕시코 음식점, ‘엘까르니따스’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종로구 익선동의 ‘엘까르니따스 익선점’

- 영업시간 매일 11:30 ~ 22:00 (라스트오더 21:00)

- 테이블식 구조 / 화장실은 내부에 위치 (남녀 공용)

- 익선동 골목에 위치해 있기에 주차는 불가하다.

- 멕시코 음식점으로 타코, 퀘사디아, 부리또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술 또한 멕시칸이 되기 위한 주류와 음료들로 구성된 듯하다.

- 음악과 인테리어 또한 마찬가지고 말이다.

- 부산 광안리점을 시작으로 하는 듯한데, 서울 익선동에 하나 광안리에 하나가 있으니 방문 희소가치가 있는 편.

- 처음 접해본 까르니따스 타코(잘게 찢긴 고기라 하는데, 폴드 포크와도 그 결이 상당히 통한다.), 파히타 샐러드 모두 극호였으며, 아주 미묘한 거부감도 느끼지 못할 만큼 잘 들어갔다.

- 물론, 위의 요리 모두 고수가 첨가되기에, 이를 먹지 못하는 이들은 사전에 분리 요청을 해야겠다.

- 멕시코 음식점에서 마가리타 또한 처음이었는데, 지금껏 만났던 마가리타와는 뭔가 달랐다.


 

 

728x90
반응형
그리드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