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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편

(은평구/대조동) 포를 뜬 4겹의 생갈비와 토시살, 정육식당 '청사초롱'

고독한 먹기행 (103) - 은평구 대조동의 '청사초롱'


역시 이야기를 들어가며 조금이라도 더 알고 먹는 맛.

이만한 별미가 또 없지.


1년 중 유일하게 값나가는 음식에 대한 잠김이 해제되는 특별한 하루. 그런 필자만의 특별한 날, 불현듯 떠오른 소재는 다름 아닌 소고기였습니다. 무얼 먹고 싶니 라는 연인에 질문에 문득, 가장 좋아하는 토시살이 머릿속을 아른아른 때리며 간질거리더군요. 그래, 이제껏 방문 후보지로만 남겨두었던 인근의 '태백산 생고기'를 공략해 보자 했으나, 아차. 이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아쉽게도 휴무였습니다.

 

'청사초롱'의 포를 뜬 4겹 생갈비의 모습.

 

그렇게 대체재로 찾게 된 곳이 오늘 소개할 주인공입니다. 역촌역 인근으로 덩그러니 방치되어 있는 건물을 활용해 통으로 개업한 정육식당으로, 꽤나 품을 들이는 괜찮은 곳이란 정보와 함께 찾게 되었죠.

결과는? 성공이었습니다. 타이밍이 좋았다고 해두죠. 특별한 날에 걸맞은 대접을 받은 느낌. 게다가 의외의 복병, 포를 뜬 4겹 돼지 생갈비라는 독특한 녀석까지 만나볼 수가 있었으니.

백세 번째 '고독한 먹기행'의 주인공. 역촌역 인근의 정육식당, '청사초롱'의 토시살과 4겹 생갈비가 그 주인공입니다.

 


※ 상세한 매장의 요약 정보는 본 게시글 최하단에 정리해 두었으니, 시간이 촉박한 분들은 요약 정보만 참고 부탁드립니다. ※


 

 

방문한 '청사초롱'의 외관입니다. 상호대로 홍색, 청색의 초롱들이 가게 외부에 걸려있는데요. 금빛 벽면까지 더해져서인지, 유독 서울치고 조용한 역촌역 근처를 화려하게 밤을 비추고 있는 느낌입니다. 오랜 기간 공실이었던 건물이었는데, 방문을 겸해 이제야 들어가 볼 수 있게 되었네요.

 

 

 

들어오자마자, 정육 식당에선 한 가지 절차가 추가되곤 하죠. 바로 직접 눈으로 보고 고기를 고르는 절차입니다. 입장과 동시에 할 고기를 찾기 위해 안쪽으로 들어간 필자입니다.

 

 

 

진열된 고기들 외에도 별도 요청이 가능하기도 한데, 앞서 기술했다시피 당시 필자의 공략은 토시살. 개인적으로 소에서도 맛이 진하고 결이 잦은 토시살을 제일로 치는데, 녀석은 어렵지 않게 골랐습니다. 음, 그런데 허전할 것 같아 하나를 더 추가하려는데, 무엇으로 할지가 고민이더군요.

 

 

 

그때 사장님의 추천으로 만나게 된 녀석이 바로 저 우측 사진의 생갈비입니다. 직접 포를 떴다고 하시는데, 음? 얼마 전 TV를 통해 접했던 논산의 가성비 좋은 생갈빗집이 떠올랐습니다. 이곳 또한 그런 비슷한 공정을 거치고 있는 듯한데, 굉장히 마음에 들었던 포인트입니다.

 

사장님의 추천도 추천이지만 이야기를 담고 있는 메뉴, 마다할 이유가 없었지요. 옳거니, 시작은 부드러운 토시살로 시작해 마무리는 짜글짜글 기름칠이다. 나만의 공식 또한 성립.

 

 

 

주요 전리품들을 획득한 뒤에 본격적으로 음식을 살피는 시간입니다. 먼저 기본 찬들인데, 음. 굉장히 정갈하다군요. 아쉬운 점이라면 고기를 서포트하기 위함일지 시큼한 녀석들로만 구성되어 있다는 점. 처음 접해보는 유자소스로 버무린 도라지샐러드 정도만 독특했다 해두겠습니다. 단쓴의 조합이라니. 신선한 매력이었습니다.

 

 

 

이어 바로 메인인 토시살부터 시작했습니다. 안착시켜 맛을 보는데, 역시 좋습니다. 녹진하단 표현, 질감이 있는 소고기에 어울리는 표현은 아니지만 이 토시살엔 쓰고 싶네요. 살짝만 구워주면 핏기 어린 진한 맛과 함께 부드러운 결들이 입에서 삭 퍼지는데, 아 이런 녹녹하고 진한 맛. 참 좋아합니다.

때문인지 쉽게 물릴 수 있는 부위가 토시살이라 생각하는데요. 정량을 추구하는 필자에겐 안성맞춤인 셈이지요.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참 잘 맞습니다. 항상 녀석 먼저 찾기도 하구요.

 

팁으로 계속 통으로만 구워주면 육즙이 한가운데로 쏠리니, 균형을 위해 한 면이 구워진 뒤에 적절히 등분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굽기는 바싹 굽지만 않으면 중박 이상의 맛을 소화해 냅니다. 확실히 고기의 질은 인근의 소고깃집들 대비 높은 편. 세심하게 굽는 과정을 서포트해 주시는 사장님까지, 인정입니다. 인근 소고깃집의 대체재로 이 집을 선택한 연인의 초이스도 인정이었구요.

 

 

 

더불어 토시살에 더해 의외의 복병으로 치고 나타난 것이 바로 이 4겹 생갈비. 예상대로입니다. 두껍긴 하지만 큼직한 갈빗대로 정말 포를 떴습니다. 가장 끝의 껍데기를 기준으로 갈라 포를 뜬 모양새인데요. 표현이 조금 잔인할 순 있겠으나, 이렇게 펼친 덕에 껍데기에서 뼈까지 연결된 겹겹의 부위를 통으로 즐기는 셈입니다.

한 점에서 여러 결의 맛을 다 즐겨야 하기에 써는 위치도, 굽는 방식도 중요하다 하시더군요.

 

 

 

굽자마자 요란하게 기름 지지는 파열음이 리듬과 소리를 선사해 줍니다. 얼추 모양이 나오기 시작하는데, 정말 독특하네요. 익히 알고들 있는 양념에 재운 돼지갈비와는 또 다른 모습. 껍데기 때문인지, 삼겹을 굽는 느낌도 나고 말이죠.

 

 

 

바로 이렇게. 돼지갈비 한 점에 바싹한 껍데기, 2겹의 층을 이룬 비계, 살코기. 총 4개의 식감이 공존합니다. 한 점을 하는데, 음. 어찌 이리 기름지면서도 담백한 맛을 내는고. 꼬숩다는 표현이 딱입니다. 이리 꼬수울 수 있는 것인가?

생갈비 아닌 신조어가 필요해 보일 정도. 갈삼겹. 갈비겹살? 음?

 

사장님의 추천. 제겐 충분히 먹혔습니다. 방문하시게 된다면 이 맛은 꼭 맛보고 가시라 하고 싶네요. 다만, 필자와 같이 사장님의 손길이 닿을지는 모르니, 이 부분도 사전에 참고.

 

 

 

이번 글은 꽤나 사진이 많네요. 마무리로 주문한 얼큰 한우국밥과 서비스로 내어주신 간과 천엽입니다. 국밥은 얼얼한 맛은 아니고, 딱 소고기 해장국 같은 맛 정도. 느끼기에 전반적으로 간이 참 정박의 한정식 간인데, 녀석들 또한 기본 찬들처럼 튀는 지점 없는 정도입니다. 주방에 계신 분이나 사장님이 한정식에 일가견이 있으실지 또 모르겠네요.

 

더해 간과 천엽은 요새 질병이 도는 탓에 껄끄러워 할 수도 있어, 요청이 있고 가게에 있을 경우에만 내어주신다 하더군요. 선도가 아주 높은 느낌은 아니었지만, 덕분에 녹진의 끝판왕인 생간 또한 가볍게 맛볼 수 있었습니다.

 

 

 

여기까지. 자리가 자리고 날이 날인지라 그런지, 기대 이상의 식사였습니다. 무엇보다도 이야기까지 곁들인 날이었으니, 먹는 내내 대접을 받는 기분도 들었고 말이죠.

생긴 지 몇 달도 안 지난 것 같은데, 이거 참 등잔 밑이 어두웠습니다. 아니지, 초롱불 밝히고 있는 집이니, 등잔 밑의 등불 못 찾았었다 해두겠습니다. 오래간만의 편안하고도 고급진 식사.

 

신규 오픈이라는 버프도 작용했겠으나, 초심 잃지 않고 오래오래 번창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글도 마무리. 역촌역 인근의 정육식당, '청사초롱'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은평구 대조동의 '청사초롱'

- 영업시간 매일 10:00 ~ 22:00 (브레이크타임 15:00 ~ 17:00, 라스트오더 21:30) / 주말의 경우 브레이크타임 없음

- 주차 가능 (가게 앞으로 7대 정도 수용 가능한 전용 주차장 구비)

  * 설령 주차가 만차여도 인근으로 저렴한 '은평평화공원 지하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면 되겠다.

- 대중교통 이용 시 역촌역 2번 출구에서 도보 2분

- 테이블식 구조 / 화장실은 내부에 위치 (남녀 구분)

- 단독 건물의 형태로, 식사를 위한 기본 테이블석인 1층 홀과 함께 2층은 단체 모임을 위한 룸도 지원.

- 오픈형 정육 코너에서 고기를 골라 주문하고 이후 계산하는 방식.

- 기본 찬은 고기의 느끼함을 백업하기 위함일지 전반적으로 시큼한 찬들이 주를 이루더라. (이 부분은 조금 아쉬웠으나 전반적으로 찬의 맛은 정갈했다는 생각.)

- 원 플러스 이상의 한우를 취급하고 있다 보니 인근의 저렴한 소고깃집들 대비 가격은 조금 높은 편이다.

- 다만 고기의 질은 훨씬 높다는 생각. 특히나 직접 포를 뜬 한돈 생갈비가 복병이었는데, 껍데기부터 결 다른 비계, 살코기까지 총 4겹의 식감을 한 점에서 느낄 수가 있다. (껍데기 부분을 기준으로 펼쳐 굽는 독특한 방식으로 인해 사장님이 직접 구워주셔야 한다고.)

- 더해 간과 천엽도 있을 경우 이따금 서비스로 내주신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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