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먹기행 (291) - 태국 방콕 딸랏너이 골목의 ‘홍씨앙꽁’
뻔하지 않은 먹개론(槪論) 인플루언서를 꿈꾸는 관찰형 아재
지갑만 얇아졌을 뿐. 광고성, 홍보성의 글은 일절 없습니다.
방콕 여행 중 걷는 코스였던 딸랏너이 골목. 이곳엔 인상적인 인테리어와 규모를 동시에 갖춘 카페 하나가 있었습니다.
매번 여행 중 카페는 그저 커피 보충을 위한 장소 정도로 여겼었는데요. 피렌체의 역사적인 카페 ‘리’를 방문하고 그 시각이 살짝 바뀌게 되었네요. 때문에 이젠 여행 중 카페 방문도 염두에 두던 찰나. 방콕에서는 이곳이다 해도 될 정도의 카페 하나를 우연히 만나게 됩니다.
따라가려 해도 따라갈 수 없는 분위기의 카페. 아니 범접할 수 없다란 표현이 맞겠습니다.
나중에 알아보니 방콕 여행 중 필수로 삼는 카페 중 한 곳이자, 사진 촬영의 성지로도 유명한 곳이더군요. 운이 좋았습니다.
이국적이고 앤티크한 분위기가 뒤섞인 차이나타운 딸랏너이 골목의 ‘홍씨앙꽁’을 이백아흔한 번째 고독한 먹기행으로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홍씨앙꽁 : 챗 GPT에 따르면 발음을 근거로 길상(吉祥)의 홍씨 성을 가진 할아버지(洪祥公) 란 의미로 상징적인 인물을 기리기 위한 표현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국계 태국인 가문을 기리기 위한 뜻으로 일러주는데, 중국계 태국인 소유의 목공소 부지를 인수한 건 맞는 사실로, 상호가 중국 한자에서 기원한 표현은 맞는 걸로 추정된다. 다만 창업자 인터뷰에 따르면 소유주의 이름이 홍씨 성은 아닌 걸로 보아, 정확한 정보는 아닌 추정. 홍(洪)이란 한자에 강물의 뜻도 있기 때문. 건물은 약 200년 전에 지어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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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랏너이 골목을 걷다가 마주친 홍씨앙꽁입니다. 사실 입구에서부턴 큰 감흥이 없었는데요. 지도 앱으로 살피니 리뷰 수가 상당해 인기가 있는 카페인가 정도로 생각했던 것 같네요. 근방이 공장들이었어서 그런지 걷다 보면 건물을 개조해 만든 듯한 카페들을 종종 마주쳤었는데, 입구만으론 뭐가 크게 보이진 않으니 그래 했던 것도 갑니다.
‘들어가? 말어?’ 하는 고민을 살짝 하다가 많이 걸었던 터라 갈증도 심했고, 화장실도 한 번 들러주면 좋겠다 싶어 방문을 결정합니다.
이 지점에서 그냥 지나쳤다가는 후회하실 수 있으니 꼭 방문해 보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여느 때처럼 커피를 주문했습니다. 살짝 변동 요소라면 연인은 태국이니까 하고 아이스 타이밀크티를 주문합니다. 가만 생각해 보면 먹기행을 집필하는 필자보다 낫습니다.
지금 보면 공간 이동의 관문과도 같은 자동문. 저 시계 아래의 문을 통과해 주면, 언제 내가 카페에 있었냐는 듯.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집니다. 갑작스럽게 높아진 층고와 앤티크한 인테리어 소품들로 적잖이 당황했습니다.
이게 차원 이동 1단계입니다.
주문대 반대로 쭉 더 깊숙이 걷다 보면 또 하나의 문이 나오는데요. 대체 이 몽환적인 곳인 어디인가 넋을 잃고 구경하며 걷다가.
저 하나의 문을 또 통과하면.
이게 2단계입니다. 짜오프라야 강이 보이는 야외의 공간입니다.
저 멀리 이곳을 배로 건너오기 전, 아이콘시암도 보이네요. 이제 강가 테라스에 앉아 건너의 풍경을 느긋하게 즐겨주면 됩니다.
200년이 넘는다는 역사적 건물이기에 가능한 인테리어. 따라할래야 따라할 수 없겠다 한 이유입니다. 건물의 외벽을 침투한 나무를 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네요. 방콕 도시권에만 머물러 있었으니 잊고 있었지만, 진정 동남아가 맞구나. 이런 건 아유타야를 제외하면 방콕에선 처음 본 것 같습니다.
이리들 많이 찍는다고 하네요. 필자와 연인도 인증샷을 남겨봤습니다.
음료당 140바트로 약 5천 원 중반 정도입니다. 가격은 우리의 목 좋은 카페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그나저나 이 전방 좋은 카페는 여러 역할도 수행 중인 듯했는데요. 키친의 공간에선 음식도 준비 중. 제대로 살피진 못했는데 식사 주문도 가능합니다.
자연도, 이국적인 소품들도 절묘하게 스며들어 내부를 돌아다니며 구경하기도 참 좋았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통틀어 방문한 방콕의 화장실 중 제일 훌륭했다는 것. 백화점보다도 이곳의 화장실이 좋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여행으로 지친 몸 이곳에서 느긋하게 쉬었다 가시는 것도 나쁘지 않겠습니다.
람부뜨리로 인해 밤은 양보할 수가 없었기에 기다리지 않고 금방 떠났습니다만, 조명들이 켜지면 더욱 아름다운 내외부가 연출되겠구나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나저나 진즉 알았다면 시그니처라는 딸랏너이 오렌지 커피를 시켜볼 걸 그랬네요. 물론, 매혹적인 인테리어와 풍경에 혼이 쏙 빠져 마신 음료의 맛은 기억조차 나질 않지만 말이죠.
딸랏너이 골목의 부품으로 완성된 코끼리
태국 방콕 딸랏너이 골목의 ‘홍씨앙꽁(Hong Sieng Kong)’
- 영업시간 10:00 ~ 20:00
- 매주 월요일 휴무
- 딸랏너이 골목에 위치한 역사가 담긴 카페. 오랜 공장(목공소) 건물을 개조해 만든 카페라 총 3단의 구조다. 주문 공간 → 앤티크한 소품들로 가득한 실내 → 짜오프라야강이 보이는 테라스
- 야외 테라스 쪽 건물은 나무의 뿌리가 침투해 있어 동남아의 분위기를 짙게 연출하는 반면, 실내는 중국 근대(?)의 앤티크한 풍도 돈다. 차이나타운 인근이기도 하고, 중국계 태국인의 건물을 인수해 개조한 카페라 태국과 중국이 혼합된 분위기.
- 테이블식 구조로 야외 테라스엔 흡연 전용석도 구분되어 있다.
- 워낙 넓어 자리를 잡지 못할 일은 없겠으나 한창의 시간엔 강가 쪽 테라스에 앉기 위한 눈치 싸움이 치열하다.
- 정작 마신 커피와 티의 맛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그 분위기에 흠뻑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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