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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편/전남 여수시

(전남/여수시) 상다리가 휠 듯한 선어모듬회 한상, '장안선어마을'의 삼치회와 노랑가오리회

고독한 먹기행 (90) - 전남 여수시 여서동의 '장안선어마을'


가짓수 많은 한상을 당해내지 못하긴 또 처음.


삼치회를 통해 첫 선어회의 세계에 발을 디딘 필자입니다. 여간 매력을 느껴 겨울이면 으레 랜선 참치회 주문을 이용 중이기도 하지요. 그 삼치회의 대표적인 본 고장이라 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여수이니, 여수 여행 당시 빠질 수 없는 메뉴 중 하나였는데요. 유명세를 타지 않은 동네의 터줏대감과도 같은 집인 것 같은데, 직접 서치 후 찾아가 봤습니다.

 

'장안선어마을'의 선어모듬회. 위에서부터 병어, 도다리, 민어, 노랑가오리(붉은 살점의 회), 간재미, 삼치, 병어 뱃살로 구성.

참 지금 사진으로 봐도 화려하고도 전라도 한상스러운 상다리가 휘는 한상이었습니다. 여서동에 위치한 '장안선어마을'이 아흔 번째 고독한 먹기행의 주인공입니다.

 


※ 상세한 매장의 요약 정보는 본 게시글 최하단에 정리해 두었으니, 시간이 촉박한 분들은 요약 정보만 참고 부탁드립니다. ※


 

이순신 광장 부근에서 버스를 타고 도착한 '장안선어마을'인데요. 굉장히 한적한 동네더군요. 여수스러운 관광지 색은 쫙 빠진 동네로 필자가 거주 중인 동네의 어느 골목이라 해도 믿겠습니다. 바다 인접한 중앙동 근처로만 돌아다녔으니, 그런 이질감이 더욱 강했나 봅니다.

여하튼 간 이런 곳에 위치한 집이라. 맛있으면 진정 관광객들은 모르는 현지인 맛집일 가능성이 농후하죠. 

 

 

입장해 보니 내부는 꽤나 넓었습니다. 프라이빗한 룸도 보이구요. 내부는 영락없이 '여기 여수요.'라 말하고 있네요. 저 멀리 '돌산대교'의 액자도 보이니 말이죠. 여담으로 참, 대교의 모습들이 인상적이다 느꼈던 여수였습니다.

 

 

자, 지방 여행의 매력을 물씬 담은 메뉴판입니다. 메뉴판만 봐도 처음 접하는 녀석들이 득실득실대니 말이죠. 설렐 지경이네요. 목표는 선어였으니 고민은 없었지만 노랑가오리, 하모유비끼(갯장어 샤브샤브)도 만나보고 싶었습니다. 겨울 메뉴로 물메기도 보이는데, 물텀벙이로 불리고 강원도에선 곰치라 불리는 흐물텅한 녀석입니다.

 

참으로 둘러만 봐도 재미난 지역 특색이 담긴 메뉴판.

 

 

그렇게 선어모듬 小짜를 주문한 뒤 기다리는데, 해산물과 찬들이 끊임없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이번 찬까지가 마지막이겠지 했는데, 자꾸 뭔가가 추가되니 반찬 사진만 여러 장이 나오기도 했네요.

이게 5만 원의 구성이라니. 본 고장에 오긴 했으나 그래도 상다리가 휠만큼의 한상. 이래서 전라도 한상 하나 봅니다.

 

 

공덕에서 유명하다는 선어횟집에서는 가성비도 그렇고, 맛도 그렇고 그렇게 실망이 크지 않을 수 없었는데. 이곳이 제대로 힐링을 시켜줍니다. 도대체 반찬이 언제 끝나나 기다리다가 드디어 완성된 선어모듬회 한상. 해산물을 동반한 찬들, 세어보니 약 17찬 정도 되더군요.

 

처음입니다. 승부하기 두려워지기까지 하는 이런 한상은 말이죠.

 

 

본격적인 시식을 시작한 필자입니다. 역시 삼치회 세계관에서 빠질 수 없는 주요 조연, 구운 김과 양념. 더불어 이곳은 백김치 아닌, 갓김치였는데요. 아, 말해 뭔들, 기가 막힌 별미입니다. 이후 '향일암'의 오란다집 사장님도 꼭 여수에선 먹고 가라하셨 선어회. 역시는 역시였습니다. 입 속으로 그대로 꽂히는 기가 막힌 예술구.

 

더불어 녀석 또한 만날 수 있을 줄은 몰랐는데, 사진 속 붉은 빛의 결이진 녀석 보이시나요? 노랑가오리입니다. 교동시장 포장마차에서도 접해 궁금했던 녀석, 운 좋게 선어모듬으로 시식할 수 있었는데요. 맛이 참 재미지더군요. 유사 식감으로는 홍어 정도인데, 보다 찰진 느낌. 홍어만큼은 아니지만 쿰쿰하면서도 탁한 맛도 탁 치고 올라오는 듯합니다. 은근히 녀석에게 손이 많이 가더군요.

 

 

참 어려운 수산물의 세계. 부르는 차이이기도 한 간재미, 가오리, 홍어 모두 고 녀석이 고 녀석인 비슷한 류의 녀석들이니 당연하긴 하겠습니다만, 그래도 뭔가 생긴 것답게 특유의 느낌이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기억이 선명하진 않지만 다채롭게 펼쳐진 다른 녀석들까지 묘사하자면 글이 더욱 길어질 수도 있으니, 인상 깊었던 선어회에서 기억 남았던 것이라면 단연 삼치, 돌연 노랑가오리라 하겠습니다.

 

 

자, 이렇게 슬슬 마무리인가? 하던 때에 등장한 국물. 도다리쑥국이 뚝배기로 나왔습니다. 뚝뚝한 수제비도 한가득 들어가 마무리로 참 기똥차네요. 정말 많은 구성에 승부가 지치고 버거울 줄이야. 다양한 식재료뿐만 아니라 전라도스러운 한상에 한 방도 제대로 먹었습니다. (아쉽게도 이날 낮에 제대로 된 도다리쑥국을 맛보았으니 녀석의 감흥은 조금 덜하긴 했습니다.)

 

뭐랄까 여수 향기 가득 담긴 한상을 제대로 경험해 보고 싶다면, 방문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한적한 동네긴 해도 여수밤바다의 거리에서도 그리 멀지 않았고 말이죠.

사진으로만 봐도 기술할 거리가 많아 글을 쓰는 것도 진이 빠지는 느낌. 조용한 여서동 동네에 위치한 '장안선어마을'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전남 여수시 여서동의 '장안선어마을'

- 영업시간은 확인을 하지 못했다. 필자의 경우 전화 문의를 통해 영업 여부 확인 후 방문.

- 주차는 불가해 보인다. (가게 옆 갓길로만 한 대 정도 가능하지 않을까? 다만 동네가 조용하고, 지방 특성상 갓길 주차가 많아 인근 활용은 가능할 듯싶더라.)

- 테이블식 구조 (제대로 확인해 보진 않았으나 별도 프라이빗룸도 구비 중인 듯)

- 화장실은 내부에 위치 (남녀 구분)

- 매장 내 식사 또는 포장으로도 상당수 이용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 상다리가 휘어질 듯했던 한상. 정말 무엇에 먼저 손을 대야 하는지 할지 모르겠을 정도.

- 5만 원의 선어모듬회 小짜를 기준으로 삼치/병어/간재미/노랑가오리회/민어회의 구성이 나왔다. 

- 약 17찬 정도의 해산물을 동반한 상차림도 함께 했으니, 경험해 본 서울의 선어횟집 대비 가성비는 상당했다 하겠다.

- 마무리로 별도 뚝배기 탕도 나와주었는데, 필자가 방문하던 시기에 여기저기서 개시 중인 도다리쑥국이 등장.

- 도다리쑥국 뚝배기의 수제비마저 뚝뚝하게 직접 뜬 수제비 같았으니, 전반적으로 굉장히 탄탄했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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