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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편/전남 여수시

(전남/여수시) 담그는 건 다 잘하는 집? '두꺼비게장'의 돌게장 정식

고독한 먹기행 (67) - 전남 여수시 봉산동의 '두꺼비게장'


게장만큼이나 빛났던 갈치속젓.

아, 이 집. 담그는 건 다 잘하는 집이구나 싶었다.


유독 줄줄이 음식들이 인상 깊었던 여수 여행. 소개할 곳은 여수 방문 중 마지막 날 점심 식사를 위해 방문한 곳으로, 당일 컨디션이 좋지 않았음에도 입맛을 돌게 했던 곳입니다. 생각해 보면 이곳의 밥심으로 서울까지 무사히 올라올 수 있었네요.

 

주인공은 국민 밥도둑으로 회자되는 음식, 바로 게장입니다. '봉산게장거리'라는 게장집이 즐비한 동네에 위치한 곳으로, 이미 여수 여행에서는 빠지지 않는 공식 맛집인 듯하더군요. '두꺼비게장', 그곳에서 만난 입맛 돌게 한 돌게장백반이 이번 먹기행의 주인공입니다.

 


※ 상세한 매장의 요약 정보는 본 게시글 최하단에 정리해 두었으니, 시간이 촉박한 분들은 요약 정보만 참고 부탁드립니다. ※


 

도착한 '두꺼비게장'의 외관입니다. 건물 한 채를 통으로 지배한 모습. 웅장합니다. 가게 앞뿐만 아니라 전용 주차장도 따로 구비 중이더군요. 주차 걱정은 크게 없겠습니다. 다만, 게장을 먹으러 오는 방문객들이 일시에 몰리는 것인지 좁은 골목이 꽤나 혼잡한데요. 안전 운전하시면 좋겠습니다.

 

 

들어가는 길. 역시나,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집이라 그런지 각종 담근 장과 김치류를 판매 중이기도 합니다. 게장도 게장이지만 갈치속젓, 전복에 멍게젓까지. 멍게장은 먹어본 적이 없는데 궁금해지더군요. 판매 중인 음식들에서 이 집의 내공이 꽤나 느껴지기도 했구요.

 

 

자, 들어온 내부입니다. 평일이라 그런지 도착한 시간에는 꽤나 한산한 편이었습니다. 그렇게 착석하자마자 돌게장 정식 2인을 주문한 필자인데요. 돌게장 정식의 경우 1인 1만 4천 원. 메뉴판을 찍는 것을 깜빡했는데, 그만큼 구경거리와 생소한 단어들이 많아서였던 것 같네요. 쏙새우, 달마새우 등. 역시 지방 여행의 묘미죠.

 

그나저나 돌게장의 경우 1회 리필이 가능하다는데, 치명적인 메리트네요. 외할머니가 담가 보내주신 돌게장의 추억도 간직 중인 필자이니, 더욱더 치명적입니다. 돌게장, 풍성한 꽃게에 비해 화려하진 않고 든 것도 적지만, 녹진한 딱지 속을 긁어 김에 적셔 먹는 맛은 참 별미죠. 나름의 매력이 있는 녀석입니다.

 

 

뚝딱 등장한 돌게장 백반 한상. 거의 대부분 여수의 식당들이 그러했는데, 이곳도 반찬의 가짓수가 많다.
오호, 과연 남도의 백반 한상입니다. 간장 돌게장만 등장할 줄 알았는데, 양념까지 나와 좋네요. 만족스럽습니다. 심지어 위의 사진 한 장으로는 담지 못한 녀석들도 있으니 말이죠.

 

 

바로 이 녀석들. 꽃게 된장찌개와 기타 후식(?)까지 한상으로 등장했습니다. 서울 대비 확실히 가성비집입니다. 허나 필자는 늘 그랬습니다. 게장집에선 늘상 많은 반찬들은 철저한 단역 배우로 전락되어 버리는 것을 말이죠. 역시나 아쉽게도 찬들은 크게 기억에 남는 것은 없었습니다. 된장찌개의 경우도 찌개와 국의 딱 중간. 달고 연한 맛의 비중이 강해 그럭저럭이었습니다.

 

그래도 단 하나 유별나게 기억에 남는 것이 있었으니.

 

 

이 작은 갈치속젓 녀석이 굉장히 큰 존재감을 발휘했습니다. 풍미가 참 좋더군요. 고깃집에서 만나는 속젓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특히나 그 꾸리꾸리한 맛이 홱 도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맨밥 위에 한소끔 얹어 먹어도 입맛이 살아날 정도. 담그는 것을 주력으로 하는 집이라 그런지 녀석 또한 임팩트가 좋은가 봅니다.

 

 

자, 이젠 게장을 소개할 차례. 조금 아쉬웠던 점이라면 단맛의 비중이 꽤나 세더군요. 허나 말해 뭔들, 훌륭합니다. (게장을 정말 좋아라하는 필자기에 좋은 면만 봤을 수도 있습니다.) 육안으로 보기에도 단단한 돌게. 먹는데 불편한 감은 있겠지만 이곳에서 제공되는 전용 집게로 어렵지 않게 해체할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꽃게와 다르게 정말 좋아하는 것은 다름 아닌 돌게의 내장. 쿰쿰하고 그윽한 맛이 꽃게보단 돌게가 김과는 찰떡궁합이라는 생각입니다.

 

역시 밥은 두 공 이상. 주연은 돌게장. 나머지 찬들은 모두 단역이 되어버렸는데요. 남기게 된 것도 많으니 이만저만 아쉽기도 하네요. 어디까지나 저의 취향이지만은 아쉬웠던 것은 시판 김이었는데요. 많은 수의 반찬보단 구운 김과 같이 김에 좀 더 힘을 실어줬으면 어떨까라는 생각입니다. 찬의 가짓수가 적어도 좋으니, 아주 고소하게 구워진 김에 게장 밥공기를 비웠으면 했어요.

 

 

그래도 말해 뭔들, 게장은 게장이었으니. 진심을 다해 상대했습니다. 전날 생긴 감기 기운은 금세 잊고, 입맛이 살아나기까지 했으니 말이죠. 갈치속젓도 참 기억에 남는데, 택배 주문까지 심히 고민했을 정도.

 

그렇게 든든했던 여수에서의 마지막 한 끼. 덕분에 조심히 서울로 복귀한 필자입니다.

외할머니가 담가 보내주시던 돌게장의 추억도 상기시킬 수 있어서 좋았네요.

 

여수 '봉산게장거리'의 '두꺼비게장'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전남 여수시 봉산동의 '두꺼비게장'

- 영업시간 매일 08:00 ~ 20:30 (라스트오더 20:00)

- 주차 가능 (가게 앞, 더불어 가게 주변으로 2개 정도의 전용 주차장 구획이 있다.)

- 테이블식 구조 / 화장실은 내부에 위치 (남녀 공용)

- 돌게장은 1회 리필 가능.

- 간장 및 양념게장이 비슷한 수준으로 두 대접이 나온다.

- 상당히 유용한 전용 집게, 때문인지 먹기 어려운 돌게장도 먹을 맛이 나더라.

- 기본 찬들도 풍부한 구성으로 가성비집, 불고기도 일정량 나오는데 가족 단위 손님들을 위함인 것 같더라.

- 다만 메인이 게장인 탓에 찬들에 손이 가지 않더라.

- 유독 인상 깊었던 것이라면 갈치속젓, 밥 위에만 얹어 먹어도 맛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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