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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편

(종로구/낙원동) 소 특수부위를 맛볼 수 있는 육회집, '동대문허파집'의 허파전골과 육사시미, 서비스 지라

고독한 먹기행 (50) - 종로구 낙원동의 '동대문허파집'


더운 날 노상으로도 좋고, 추운 날 내부에서 뜨거운 전골에 한 잔도 좋다.

종로 골목의 노포는 언제나 옳다.


서울에서 흔히들 육회가 생각날 때면 거리상으로나 인지도로나 만만한 광장시장의 육회 골목을 찾기 마련이지만, 필자는 '탑골공원' 인근의 이 집을 주로 찾았었습니다. 육회 골목처럼 북적거림이나 웨이팅도 없었고, 상당한 양질의 육사시미와 특수부위를 즐길 수 있어 즐겨 찾았었는데요. 지금은 요샛말로 힙해진 종로와 을지로다 보니, 꽤나 아쉽게 변한 점이 많은 것 같더군요.

 

느닷없이 찍힌 '동대문허파집' 앞을 배회하던 하얀 닭입니다. 뒤늦게 사진을 보는데도 참 부산한 종로의 골목스럽더군요. 종로다운 사진을 선사해준 닭에게 감사의 표현을 남기고 싶을 정도입니다.

나름 추억이 깃들어 있는 곳이니 글로 소개하지만, 가장 마지막으로 방문했을 땐 예전 같진 않다는 생각 때문에 아픈 손가락이 되어버린 집이기도 합니다. 벌써 오십 번째 먹기행의 글이네요. 소개할 곳은 종로3가 인근의 '동대문허파집'입니다.

 


※ 상세한 매장의 요약 정보는 본 게시글 최하단에 정리해 두었으니, 시간이 촉박한 분들은 요약 정보만 참고 부탁드립니다. ※


 

 

기술했다시피 육회, 육사시미, 소 내장, 특수부위가 당기는 날이면 늘상 찾았던 집인데요. '허파집'이란 힘이 느껴지는 이름과도 통하는 메뉴들을 선보이고 있는 집입니다.

 

바로 음식부터 소개해 드리자면 사진은 '동대문허파집'의 허파전골입니다. 부드러운 허파들을 얼큰하게 끓여낸 진한 탕으로 술꾼들은 극찬할 안주이자 식사인데요. 들어간 건 파와 양념장 허파뿐인데, 참 진하고 매콤하면서 그런 입맛 돋우는 국물이 일품이었지요. 당시엔 중년의 남자 사장님이 육사시미를 잡거나 직접 끓여내주셨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확실히 아재의 손맛(?)이 있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마치 어린 시절 낚시터에서 어른들이 끓여준 라면 같다고나 할까요?) 추운 겨울 몸을 뜨끈하게 뎁히기에도 좋았던 이 집의 대표 메뉴 중 하나죠.

 

 

이어 소개할 메뉴는 육사시미입니다. 보통 얇게 썰어 나오는 육사시미와는 다르게 꽤나 투박합니다. 뭉티기의 느낌도 난다 할 수 있겠네요. 이런 투박함이 참 마음에 들었었지요. 더해 기본으로 나와주었던 간과 천엽, 맛깔난 소고기뭇국도 함께 했었는데요. 사진은 간과 같이 보이지만 싱싱한 지라입니다. 운이 좋은 날엔 지라(=소의 비장입니다.)를 만날 수 있는데, 간보다 부드럽게 입에선 살살 녹아 이 또한 굉장히 별미죠.

 

아쉽게도 마지막 방문을 기준으로 소고기뭇국은 기본으로 제공되지 않았고, 간, 천엽도 나오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어느 순간 여러 연령대의 손님들이 SNS의 영상을 보고 급격하게 늘어난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때부터인 것 같네요. 그래도 그 맛이 그리워 추가로 소고기뭇국을 주문하니 뚝배기로 나왔었는데, 맛이 예전의 맛이 아니더군요. 너무 심심한 맛에 아쉽게 눈물을 머금은 필자였습니다. 불가피할진 모르겠지만 이렇게 자주 가던 집이 변했다는 느낌을 받을 땐, 참 아쉽고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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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방문했을 당시에 주문했던 육회와 등골의 사진입니다. 소의 특수부위인만큼 싱싱해야 그 맛이 나며, 간, 지라 등과 함께 회전율이 좋아야 주력으로 다룰 수 있는 메뉴이죠. 괜스레 뼛속까지 모든 곳곳을 제공해 주는 소에게 미안해지기도 하는 순간이었네요. 여하튼 간 등골은 입에서 녹는 맛으로 비릿한 끝맛이 느껴질 수 있는데, 굉장히 호불호가 갈릴 수 있으니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흐물텅거리는 식감을 좋아하는 이들이 선호할 메뉴로 조금 난이도가 높습니다.)다만 마지막으로 찾았을 때 이 집의 강점이라 느낀 신선함이 조금 떨어진 느낌이라, 마찬가지로 아쉬움이 조금 있었습니다.

 

 

물론 절대 미각은 없으니, 오로지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인 점만 참고 부탁드리겠습니다. 아무래도 달라진 분위기에 더욱 다운된 느낌을 받았을 수도 있구요. (어르신들이 즐비한 '동대문허파집'의 모습이 익숙한 필자였으니 말이죠.)

 

그래도 그 추운 날씨에 뜨거운 허파전골과 싱싱한 육사시미 조합의 맛있는 추억은 잊을 수가 없기에 소개하는 개인적으로 아픈 손가락과도 같은 집.

'동대문허파집'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종로구 낙원동의 '동대문허파집'

- 영업시간 매일 10:00 ~ 22:00

- 주차는 불가하다.

- 테이블식 구조, 날이 좋을 땐 야외테이블(야장)도 개시.

- 화장실은 내부에 위치 (남녀 공용)

- 기존엔 소고기국, 간 또는 지라+천엽 소량이 기본으로 나왔으나 현재는 기본 구성이 달라진 것으로 추정.

- 탑골공원 근처인 만큼 목청 좋은 어르신들도 꽤나 많이 방문하던 곳. 지금은 젊음이 가득 찬 시끌벅적함으로 다소 분위기가 바뀐 듯하다. (종로, 을지로의 레트로 열풍 때문인 듯하다.)

- 육회와 함께 등골, 지라, 허파전골 등 소의 특수부위를 경험하기 좋은 곳. (물론 호불호가 심하게 갈릴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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