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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편/대전광역시

(대전/유성구) 김일성 부자가 찾았다는 100년의 냉면집, '숯골원냉면'의 꿩냉면과 평양식 왕만두

고독한 먹기행 (43) - 대전 유성구 신성동의 '숯골원냉면'


떠올리니 또 생각이 나는구나. 필자의 고향이지만 타지 생활로 멀리 있기에 더욱 간절한 집.


대전에 방문하시게 될 이들에게 꼭 추천하는 집 중 하나입니다. 필자의 고향이기도 한 대전을 자랑할 때 함께 소개하는 집이기도 한데요. 참으로 역사가 깊은 집이지요. 이북에서부터 대전으로 정착하기까지 약 100년입니다. '숯골원 냉면 이야기'라는 3대 창업주의 도서도 있을 정도.

 

1920년대 '모란봉냉면'을 시작으로 6. 25 이후 피난길로 대전에 자리 잡았다는 집. 진짜인진 모르나 김일성 부자(어린 시절의 김정일의 손 꼭 잡고 방문했었다는 소리를 귀동냥으로 듣기도 했었습니다.)가 찾기도 했었다는 집. 마흔세 번째 먹기행의 이야기는 '숯골원냉면'의 꿩냉면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 상세한 매장의 요약 정보는 본 게시글 최하단에 정리해 두었으니, 시간이 촉박한 분들은 요약 정보만 참고 부탁드립니다. ※


 

먼저 사진은 '숯골원냉면'의 물냉면입니다. 가벼운 차이를 보여드리기 위해 사진으로 첨부했는데요. 메뉴판을 찍지 못했으나 가보시면 물냉면, 꿩냉면의 메뉴를 확인하실 수 있는데요. 필자가 생각하는 메인은 단연 꿩냉면입니다. 보이기엔 물냉면, 꿩냉면 큰 차이가 없어 보여 물냉면으로 시키는 이들이 있을 수 있는데, 맛은 그 차이가 크니 처음 방문하신다면 꼭 꿩냉면을 주문하시길 권장해 드립니다.

 

 

자, 여전히 사진은 물냉면으로 보다 확대한 사진인데요. 고명은 계란, 오이, 무, 닭고기 고명이 올라갑니다. 맛은 시큼한 냉면의 맛이 지배적이구요. 통상적으로 아는 시큼한 일반 냉면의 기운이 강한 냉면이라고나 할까요? (물론 독특한 평양식 냉면을 선호하지 않거나, 대전에 거주해 자주 방문할 일이 있는 이들에겐 주문해도 큰 문제가 없겠습니다.)

 

 

그리고 사진 속 이 녀석이 바로 '숯골원냉면'의 평양식 꿩냉면 되겠습니다. 구성은 큰 차이가 없는데, 꿩고기를 맨 상단에 얹어준 것이 특징입니다. 고명의 구성은 순번만 빼면 큰 차이가 없고 탁한 육수까지 더해, 물냉면과 상당히 흡사해 보이죠? 허나 육수의 맛은 차이가 꽤나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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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은 메밀 함량이 높은 면이고, 육수는 간이 꽤나 센 편인데요. 이 두 가지가 섞여 오묘한 평양냉면의 맛을 만들어내죠. 일반적인 평양냉면과의 차이라면 고기도 동치미도 아닌, 탁한 치킨 스프의 느낌이 강하게 든다는 점입니다. 유사한 곳으로는 경기도 양주의 '송추 평양면옥'을 들 수 있겠습니다. (꿩 경단이 들어간 꿩냉면을 서비스하는 곳.) 다만, 양주의 송추 쪽보단 이곳 '숯골원냉면이' 더욱 무직하고, 깊이감 있는 탁한 육수의 맛을 내는 편이지요.

 

 

여하튼 간 슴슴하면서 메밀 향 섞인 오묘함은 비슷하지만, 이 베이스가 되는 육수 맛의 차이로 육향이 익숙한 평양냉면 마니아들에겐 다소 생소할 수도 있겠습니다. 다만 확실한 건 그런 냉면을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좋은 경험이자 발견이 될 것이란 생각입니다.

 

 

만두도 더해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엔 그리 임팩트가 크진 않았습니다. 오히려 만두는 '송추 평양면옥' 쪽이 더욱 기억에 남았던 것 같아요. 일반적으로 접할 수 있는 평양식 만두인데요. 그래도 냉면만 먹기엔 허한 감이 있어 항상 딸린 옵션으로 주문은 하는 녀석입니다. 이북의 왕만두답게 속은 꽤나 알찬 편이거든요.

 

 

'맛있는 녀석들' TV 프로그램에도 등장한 적이 있는 '숯골원냉면'. 평양냉면을 좋아하는 필자지만 이북에서부터라는 독특한 이력, 꿩을 베이스로 한다는 소재 때문인지, 어쩌면 진짜 평양의 냉면에 가까운 맛은 이 맛이 아닐까? 생각도 해봤네요. (예전에 합정동에 위치해 있던 옥류관 출신의 요리사가 운영하는 '동무밥상'에서 즐겼던 평양냉면도, 막상 평소 즐기던 서울의 냉면과는 확연히 맛이 달랐거든요.)

뭐 확실한 것은, 대전에 여행 오거나 잠시간 체류할 일이 있는 분들께는 꼭 권하는 대전의 맛집 중 하나란 것입니다. 이후 기술 예정인 집들도 꽤나 있지만, 은근히 음식은 노잼이 아닌 대전이니 참고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숯골원냉면'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대전 유성구 신성동의 '숯골원냉면 본점'

- 영업시간 매일 11:00 ~ 20:00 (브레이크타임 15:30 ~ 16:30, 주말은 예외)

- 주차 가능 (가게 앞 전용 주차장)

- 홀의 테이블식, 룸 구조의 좌식의 혼재된 구조.

- 화장실은 내부에 위치 (남녀 구분)

- 꿩냉면이라는 독특한 평양식 냉면과 만두가 메인. (경기도 양주의 '송추 평양면옥'과 흡사한데, 이곳이 더욱 진한 깊이감이 있음.)

- 물냉면도 닭육수, 동치미 베이스의 냉면이지만, 슴슴하다기보단 함흥냉면과 같은 시큼한 맛이 지배적.

- 육수도 추가 가능, 다만 진한 육수로 인해 굉장히 간이 세질 수 있는 점 참고.

- '숯골원냉면갈비'라는 다른 상호를 찍고 가는 이들도 있으니 유의하면 좋겠다.

- 대전엔 본점과 함께 '국립현충원점'까지 두 곳이 자리 잡고 있다.

- 1920년대에 평양의 '모란봉냉면'을 시작으로 전통을 이어온 집. 6. 25 이후 피난 중 대전에 자리 잡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근원을 쫓다 보면 100년도 더 된 집인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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