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먹기행 (35) - 대전 동구 중동의 '별난집'
대전역 주변 상권이 옛날 같지가 않아 골목을 거닐면 공허함이 큰데,
이 집은 골목을 지켜주고 있는 것 같아서 좋다.
필자의 고향 대전, 그 대전을 누군가가 찾게 된다면 추천해 줄 만한 음식들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다. 칼국수, 순댓국, 냉면일지, 또는 대전에서만 맛볼 수 있는 독특한 맛의 떡볶이일지, 소국밥일지요. 부산하면 돼지국밥과 밀면이 있고, 광주하면 오리탕과 상추튀김 있듯, 그런 지역만의 매력이 묻어난 음식이면 좋겠는데. 가장 팟 하고 떠오르는 녀석은 하나더군요.
바로 두부두루치기입니다.
이제 막 대전역에 도착한 이들이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서른다섯 번째 먹기행으로 소개하고자 하는 집, 대전역 인근에 위치한 두부두루치기집, '별난집'입니다.
※ 상세한 매장의 요약 정보는 본 게시글 최하단에 정리해 두었으니, 시간이 촉박한 분들은 요약 정보만 참고 부탁드립니다. ※
자, 먼저 두부두루치기. 대전에서는 칼국숫집, 백반집 등 도처의 식당 메뉴판에서 만날 수 있는 음식 중 하나인데요. 그만큼 대전 사람들에겐 굉장히 익숙한 음식입니다. 정말 메인은 두부만 들어가 있죠. (서울에 상경했을 당시 처음 두루치기를 먹고 꽤나 놀라기도 한 필자이기도 합니다.) 뻘겋게 조린 듯한 양념에 두부 중심의 이 음식은 식당마다 다르긴 한데, 가끔 쫄면, 당면 등의 면사리를 곁들인 정도입니다. 여담으로 어머니가 집에서 해주신 적도 많았습니다.
대전역 인근의 대표적인 식당들로는 '진로집', '광천식당', '별난집'을 들 수가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필자가 외지인들에게 추천하는 집은 '별난집'입니다. 이유인즉슨, 첫째로 도보로 대전역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는 점. 둘째로 두부두루치기가 생소한 음식인 만큼 참기름일지, 들기름일지 맵싹함과 함께 꼬소함이 밀려오는 이곳의 맛이 더욱 매력적이지 않을까 하는 점. 셋째로 가게의 내부가 세월이 흔적이 그윽하게 퍼져있단 점 때문입니다.
보이는 사진이 '별난집'의 내부인데요. 음, 80년대 중후반의 식당에 와있는 느낌도 든다고나 할까요? 요새 자주들 찾는 노포 감성과도 굉장히 통하는 집이지요. 보이는 공간이 주방인데요. 두부두루치기는 바로 저 공간에서 뚝딱하고 나옵니다.
바로 이렇게 말이죠. 글을 쓰며 사진으로 보는데도 침이 고입니다. '별난집'의 두부두루치기입니다. 말씀드렸다시피 어머니가 자주 해주시던 음식이기도 한데, 고기 베이스의 자박자박한 볶음 두루치기만 접한 외지인들에겐 굉장히 생소할 거예요. 이거 정말 두부밖에 없는 건가? 라는 느낌으로 말이죠.
여하튼 간 저의 취향은 저 국물 한가득 접시에 담겨 나온 맵싹한 두부두루치기를 좋아하는데, (유명 집마다 방식의 차이가 있습니다.) 외지인들에게 더욱 잘 맞지 않을까? 라는 생각입니다. 기차로 대전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 이들이라면 점심쯤 여행의 첫 신호탄을 알리는 한 끼로도 좋을 듯하구요.
필자도 그렇게 대전역에 도착하자마자 점심을 끼고 방문했습니다. 지금은 이름이 또 바뀌었지요. 대전 사람들은 다 아는 린 소주도 한 병 주문했구요. 어디에나 있는 린 소주지만 대전만의 두부두루치기와 함께 한다면 더욱 빛을 발할 듯하네요.
참, 단출하게 허기를 채우고 소주 한잔하기에는 기가 막힌 별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맵기도 꽤나 맵습니다. 하지만 맛있어서 후후 입바람 불어가며 계속해서 들이키게 되는 맛이지요. 들기름 향도 좋고, 술 한 잔도 털어 넣고. 아 참. 공깃밥을 추가해 곁들여 먹어도 그만입니다. (식사하러 오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리고 가게 내부의 정취를 한 번 살펴보시면 되겠습니다.
대전을 찾아 방문하신다면, 소소하지만 근사한 여행의 첫 신호탄이 될 거라 자부하는 집.
'별난집'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대전 동구 중동의 '별난집'
- 영업시간 12:00 ~ 21:00 (브레이크타임 15:00 ~ 16:00, 라스트오더 14:30, 20:30) /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후무
- 주차는 불가하다.
- 테이블식 구조 / 화장실은 내부에 위치
- 대전역에서 도보로 8~10분 거리에 위치해 있어, 역 인근 두부두루치기 3대장 집 중 가장 가깝다.
- 두부두루치기, 녹두전을 주력으로 선보이는 집.
- 꽤나 맵싹한 맵기로 매운 것을 먹지 못하는 이들에겐 좀 어려울 듯싶다.
- 노포스러운 내부 또한 근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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