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먹기행 (435) - 부천시 원미구 심곡동의 ‘정인면옥’
뻔하지 않은 먹개론(槪論) 인플루언서를 꿈꾸는 관찰형 아재
지갑만 얇아졌을 뿐. 광고성, 홍보성의 글은 일절 없습니다.
미쉐린 가이드 빕구르망에 매년 선정되는 ‘정인면옥’의 모태가 된다는 1972 오류동 ‘평양면옥’을 만나러 간 날이었습니다.
허나 왜 하필 이날은 영업시간을 체크하지 않은 것인지, 오픈까지 한 시간도 더 남아 닫힌 문만 보고 돌아와 버렸네요. 주차비까지 지불하게 되었으니 씁쓸했습니다. 들뜬 마음만 컸던 날입니다.

그 대안으로 정하고 향한 곳이 부천의 정인면옥이었습니다. 배달로 먼저 만나본 적이 있는 곳이기도 한데요. 직접 가서 먹는 것은 또 다른 경험이라 언제인가는 찾아볼 예정이었거든요. 다행히 이곳은 오픈 시간도 때가 맞았습니다.

집 근처로 유명 평양냉면집이 있다는 건 소소한 행복인데, 때문에 괜찮다면 친해질 목적도 있었습니다. 광명의 정인면옥도 만나 이해도가 높아졌단 생각이기도 했고 말이죠.
* 광명시의 정인면옥 평양냉면: 여의도 정인면옥이 시작된 장소로 현재는 다른 이가 운영 중

시작해 보겠습니다.
부천에 위치한 정인면옥 분점에 관한 이야기이자 사백서른다섯 번째 고독한 먹기행이기도 합니다.


부천의 높은 주상복합이지요. 리첸시아 아래에 위치한 정인면옥입니다.
특이하게 만세삼계탕이란 브랜드도 섞여 있었는데, 이때까진 가족 경영이라 분점은 좀 유연하게 여러 브랜드로 하는가 보구나 했었습니다.
그런데 웬걸. 들어보니 여의도의 본점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하십니다.
그럼 삼족오의 BI는 무엇인지? 하고 여쭈니 曰, 가족이나 친인척 관계가 아닌 단순 체인점이라고 합니다. 유명 평양냉면 상호가 여러 점포를 둔 것도 신기한데 각개전투였던 것입니다. 하기야 부천 현대백화점에 만포면옥 분점이 있고, 스타필드에 의정부 평양면옥이 있는 것과 같은 이치이긴 하겠네요.
여하튼 정정해 다시 정리를 하자면 여의도의 본점은 그곳만이고, 광명은 시작한 자리로 간판만 타인에 의해 유지 중, 이곳과 분당의 점포는 체인점이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직접 찾아서 들어야만 알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입장했습니다. 상당히 넓습니다. 주차는 뒤편으로 넓은 주차장을 지원하고 있어 문제 없겠습니다.

참고하시면 좋을 정보입니다. 1972는 오류동 평양면옥부터 내려왔다란 의미로 쓰이는 것 같습니다.



꽤 많은 메뉴를 선보이고 있는데요. 냉면을 제외하면 그냥 소고깃집이네요.
평양냉면 기본면(메밀 70%)과 순메밀면 두 그릇, 접시만두 반 접시를 하나 주문했습니다.

기본 찬입니다. 면수는 셀프로 따라야 합니다. 만두 곁들임일지 묽은 겨자가 꽤 많이 나왔고, 김치와 무절임이 등장합니다. 별다른 특징은 없습니다. 그냥 반찬 참 많이 담아주시네 정도의 감상이었는데요.

헉 했습니다. 사진이라 확 느껴지지 않을 수 있는데 면의 양이 엄청났기 때문입니다. 육수가 적어 보일 정도였습니다. 분점은 손이 상당히 크구나 했던 것 같습니다.


여하튼 육수를 한 모금 해 보는데, 음. 그래. 기억이 있습니다. 배달 당시에도 느꼈던 특유의 달고나 비슷한 육향. 이건 인천의 ‘백면옥’에서도 비슷하게 느낀 경험이 있는데, 그 원친이 궁금하긴 합니다.
그래도 뭐랄까 여의도, 광명과 꽤 많이 다르긴 해도 유사한 결의 향기가 있습니다. 메밀향이 고기 육수에 훅 퍼진 그 맛. 정말 여의도 정인면옥도 다시 가봐야 하나? 했네요. 그래도 그 다음은 오류동 평양면옥일 겁니다.

만두는 평양식 왕만두 스타일로 등장합니다.

풀기 전 면타래를 지그시 바라봐 주고.

본격적인 시작입니다. 아롱사태 냉수육이 있듯 아롱사태 수육이 고명으로 올라간 냉면입니다. 거기에 오이, 파, 고추 조금. 고명의 구성은 정인면옥들끼리 닮은 듯하면서도 들쭉날쭉 조금씩 엇나가 있는 것 같긴 합니다. 그래도 기조는 같다는 생각. 메밀향이 침투한 고기 육수.

만두는 간이 상당히 세서 입을 좀 헹구면서 냉면을 접해야 했네요. 그런 디테일까진 균형적이진 못했지만 체인점으로서의 역할은 다했다는 생각입니다. 술 한 잔의 곁들임으로도 찾을만하겠다 싶었습니다.

손이 얼마나 크신 건지 면을 절반 먹고 육수를 추가 요청하니 다시 한 그릇만큼을 채워주셨는데, 그래. 이런 건 체인, 분점에서나 가능하겠습니다.
이곳도 이곳 나름의 이점이 생각하며 마무리. 부천의 정인면옥이었습니다.
부천시 원미구 심곡동의 ‘정인면옥’
- 영업시간 매일 10:30 ~ 21:00
- 주차 가능 (건물 뒤편으로 주차장 공터가 큼직하게 마련되어 있다.)
- 구로구 오류동 계열의 평양냉면이다.
- 여의도 정인면옥과는 가족 관계일 줄 알았는데, 단순히 체인점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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