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먹기행 (424) - 경기도 광명시 광명동의 ‘정인면옥평양냉면’
뻔하지 않은 먹개론(槪論) 인플루언서를 꿈꾸는 관찰형 아재
지갑만 얇아졌을 뿐. 광고성, 홍보성의 글은 일절 없습니다.
매해 그렇듯 평양냉면의 계절이 찾아왔습니다. 연인과도 이날 점심은 평양냉면 했네요.
다만 아직은 낯선 부천 신중동 인근의 평양냉면 지도. 맛있는 곳이었으면 좋겠는데, 또렷하게 떠오르지가 않았습니다. 검색을 하니 보이는 오류동의 ‘평양면옥’ 음, 어디지? 했다가 아, 거기가 있었지 하고 바로 넘어가 버린 곳이 광명사거리역에 위치한 ‘정인면옥평양냉면’이었습니다. 이때까지는 두 곳의 전후 관계와 사정을 전혀 모르는 상태였습니다.

광명시에 정인면옥이라. 혹자는 필자와 같이 의문을 품었을 겁니다. 여의도의 정인면옥이 왜 광명에 있지? 광명에 분점을 냈나? 하고 말입니다. 사실 이곳 광명이 정인면옥이란 브랜드의 시작점이 되는 곳입니다. 동시에 이름은 같지만 다른 식당이기도 합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원래의 점포는 광명에 그대로 두고 지금의 여의도로 이전을 한 것입니다. 그 흔적은 지우지 않고 남겨둔 것인데요. 이젠 공공연하게 파편화된 정보로 미루어 보자면 2014년 당시 여의도로 본점 이전. 현재의 정인면옥으로 성공적으로 자리매김을 했고, 미쉐린 빕구르망, 미쉐린 가이드 2026의 꾸준한 영예도 얻어 현재의 위상을 자랑하게 됩니다.
그리고 광명의 식당은 다른 사람이 인수를 해 동일 상호로 영업 중인 것이구요. (지인인 것 같은데 이름이 동일하니 원만한 관계로 거래가 오가지 않았나 추정됩니다.)


특이하게도 광명 바로 인근인 부천으로도 정인면옥이 하나 또 있는데요. 이곳은 여의도의 분점으로 가족 경영의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광명은 제삼자가 시작지의 전통을 잇고 있는 중이고 말입니다.
아, 이러했었구나. 그런데 이런저런 사정을 듣다가 새롭게 또 알게 된 것이 본산이 되는 곳이 1972년부터 시작했다는 오류동의 평양면옥. 이 근방 평양냉면이 어디있지? 하고 찾다가 발견한 그곳입니다. 이들을 묶어 오류동 계열이라 부른다고 합니다. 의정부와 장충동에 이은 새로운 문파와의 만남이자 퍼즐이 이렇게 맞춰지게 되었습니다. 신중동으로 이사를 와 부천에 왜 정인면옥이 있나? 부터 시작해 광명, 그리고 인근의 오류동까지. 정인면옥에 대한 마침표 같은 글이자, 오류동을 찾아야 할 이유가 생긴 글이 되겠습니다.
고독한 먹기행 초반 시절 찾았다가 평이 박했던 여의도의 맛을 이해하는 글이 되기도 하겠네요. 사백스물네 번째 고독한 먹기행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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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점심으로 찾았습니다. 정확히 13시 반 정도였는데 손님은 만석이었네요. 그도 그럴 게 규모가 상당히 작은 편입니다. 외부엔 웨이팅 시스템도 구비 중이었는데, 자리가 바로 나 어렵지 않게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바로 옆에 광명전통시장 들렀다 냉면 한 그릇 하시기 좋겠습니다.

들어가 보니 기역 자의 구조. 이런 소박한 곳에서 시작했었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뭐랄까, 동네 식당과도 같은 평양냉면집은 또 처음이라 그런지 어색함도 느껴졌는데요. 아마 방문했던 곳들 중에선 가장 작은 규모였던 것 같습니다. 여의도에서 느낀 고고함과는 다른 친숙함이 반겨준 광명의 정인면옥이었습니다. (물론 가격도 보다 저렴하긴 합니다.)

자리에 앉기 전인데, 테이블엔 메밀 면수와 수저가 놓여 있었습니다. 젓가락에서 힘이 느껴져 필자도 힘을 주고 사진으로 담아 봤습니다.

만두는 없어 물냉면 두 그릇과 녹두전으로 주문합니다. 냉면이 아닌 메뉴도 보이고, 무엇보다도 들기름 메밀면에도 눈이 갔네요. 아직 교대의 ‘서관면옥’은 접하기 전인데 이곳에서 먼저 만나볼까? 시장을 찾는 날 또 한 번 찾을 이유가 생긴 것 같기도 합니다.

기본 찬입니다. 가장 최근 배달로 만난 부천 정인면옥과는 세팅이 다르네요. 집 반찬스러운 느낌이 조금 있었습니다.

녹두전부터 시작. 삼겹살 세 점을 정말 그대로 얹은 녹두전이었습니다. 정말 옆 테이블의 누군가 세 점 하시오 하고 얹어준 듯한 느낌이었는데, 음. 이목을 끄는 게 목적이었다면 성공입니다. 거칠 게 갈았는지 알알이 질감이 꽤 느껴지는 녹두전이었습니다.

다만 맛은 그럭저럭 무난한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평양냉면입니다. 면타래가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다른 것 같기도 하고 오묘한 느낌이 드네요. 확실한 건 그 색톤은 지니고 있어 구면이란 익숙함은 느껴진단 겁니다. 여의도에서 짙은 빛깔의 평양냉면이네 했던 기억이 납니다.

육수를 맛보고 음미하니, 음. 잔상 같았던 익숙함이 훅 올라왔습니다. 확실히 닮았습니다. 이 가득한 메밀향. 육수에 메밀향이 많이 섞였는데, 때문에 육향이 직관적으로 뚫고 들어오진 않습니다. 면발은 여의도, 부천, 광명 모두 굵은 것으로.

강한 취향은 아니었는데요. 그런데 왠지 좋았습니다. 이제야 정인면옥을 이해한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구요. 오류동의 계열은 이런 향긋하고 수수한 평양냉면이었구나. 박한 평을 내린 여의도 정인면옥에 대한 이해도가 4년 뒤인 광명에 와서야 상승한 것 같은 기분. 물론 그때와는 다른 느낌이긴 했지만 그렇게 감상을 마무리하고 싶었습니다.

육향이 강하지 않아 어울릴 것 같진 않았지만 고춧가루도 첨가해 마무리. 역시 날이 풀리면 평양냉면입니다. 이곳 아닌 정인면옥을 다시 한번 찾아봐야겠다 생각이 든 날이기도 했는데요. 여의도에서 부천 그리고 광명으로까지, 정인면옥을 알아가는 과정은 여기서 마무리. 이제 오류동 평양면옥까지 찾으면 완벽합니다.
경기도 광명시 광명동의 ‘정인면옥평양냉면’
- 영업시간 11:30 ~ 21:00
- 브레이크타임 16:00 ~ 17:00
- 주차는 불가하다. 인근 공영주차장 이용을 권장
- 오류동 계열의 평양냉면으로 여의도로 떠난 정인면옥의 빈자리를 정인면옥으로 채우고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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