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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편

(충남/태안군) 익숙한 것들로 일궈낸 새로운 조합의 맛, '안흥식당'의 아나고스끼야끼와 더덕무침

고독한 먹기행 (40) - 충남 태안군 태안읍의 '안흥식당'


만나지 못할 뻔해 아슬아슬했고, 그래서 더욱 기분 좋았던 식사.

특유의 충청도스러움이 느껴지는 사장님도 기억에 남는다.


꽤나 이색적인 음식이었습니다. 재료는 익숙하지만 그 명칭이 특이했기 때문인데요. 대표 메뉴가 '아나고'와 '스끼야끼'가 합쳐진 '아나고스끼야끼'라는 음식이더군요. 아나고를 샤브샤브처럼 데쳐서 먹는 그런 스끼야끼일지, 굉장히 생소한 메뉴 조합에 만나보고자 보령 여행에서의 복귀 중 찾아가 본 집입니다. (사실상 말이 스끼야끼지, 매콤 양념 볶음에 가까운 음식이었습니다.)

 

마흔 번째 먹기행에서는 충남 태안에 위치한 '안흥식당'입니다. 한 번 만나보시죠.

 


※ 상세한 매장의 요약 정보는 본 게시글 최하단에 정리해 두었으니, 시간이 촉박한 분들은 요약 정보만 참고 부탁드립니다. ※


 

먼저 굉장히 운이 좋았습니다. 휴일 14시경에 방문한 필자인데요. 필자가 그날의 마지막 손님이었기 때문이죠. 영업시간도 11:00부터 재료 소진 시까지였으니, 여행 중 찾는다면 단단하게 알아보고 방문하시면 좋겠습니다. (바로 뒤로 줄을 선 손님은 아쉽게도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방문하시게 될 분이 참고하면 좋은 팁이라면, 이곳은 조금 여유 있게(?) 운영되는 느낌입니다. 가족 단위로 운영되는 식당이기도 해 운영 방식이 꽤나 루즈한 느낌도 받았는데, 음식 또한 묵직하니 때문에 굉장히 회전율이 낮다는 느낌입니다. 나쁘게 말하면 누군가는 어느 세월에 라고도 느낄 수 있겠더군요. 그렇게 필자도 점심의 마지막 손님으로 확정은 받았지만, 꽤나 기다려야 했습니다.

 

 

자, 그렇게 자리에 앉아 주문을 하기까지는 꽤나 조마조마하면서도, 인내를 갖고 기다리는 시간을 견뎌야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기본 찬은 빠르게 세팅이 되었는데요. 고민할 것도 없이 주문은 '아나고스끼야끼'란 녀석을 주문했습니다. 가격대는 꽤나 높은 편입니다.

 

 

주문 후 반찬들부터 탐색을 시작해 봤습니다. 더덕무침, 깻잎지, 구운 김까지. 처음엔 무슨 용도인가 했네요. 가장 주목해야 할 3인방이기도 합니다. 반찬들을 하나씩 맛보기 시작하는데, 음. 맛으로는 합격입니다. 무엇보다 저 더덕무침. 걸쭉한 양념 대비 깔끔한 것이 맛이 참 좋더군요. 가능하다면 집에 포장해 가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녀석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 바로 이후 등장하는 아나고스끼야끼와의 조합인데요. 깻잎지와 김, 더덕, 거기에 아나고볶음을 얹어 쌈을 싸 먹으니, 이게 참 기가 막힙니다. 저 더덕무침의 역할이 상당합니다. 주방으로는 가족으로 보이는 아주머니와 할머니가 계셨던 것 같은데, 손맛의 주인공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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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는데 까지도 꽤나 시간이 걸리고, 익기 전까지도 상당한 시간이 걸렸던 아나고스끼야끼. 드디어 녀석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확인했는데, 참 특이합니다. 새송이, 양파, 아나고. 들어간 것은 이게 다인데요. 시원한 듯하면서도 매콤하고 걸쭉한 맛이, 이게 참 익숙하면서도 익숙하지 않은 듯한 느낌입니다. 조금만 멀리 갔어도 떡볶이 양념스러워질 것 같은데, 굉장히 절묘하네요. 동시에 단순히 매콤한 양념이라기엔 시원, 쌉싸름, 달큰함 등. 다채로운 맛들이 느껴지기도 하구요.

 

 

녀석만 먹었다면 꽤나 물릴 수도 있을 법한 느낌이었는데요. 앞서 말씀드린 사진 속의 조합이 극강의 궁합을 발휘합니다. 음식부터 쌈의 조합까지. 익숙한 것들로 새로운 조합을 일궈낸 듯한 느낌이네요. 양념 볶음이지만 적시적소의 기술한 요소들로 보양식같이도 느껴집니다.

 

 

더해 서비스일지 모를 김국도 등장했습니다. 오래간만에 보는데 소박하게 생긴 녀석이 갑자기 들어와 주니 반갑고 참 좋네요. 우럭젓국, 밴댕이찌개 등 충청도스러움이 물씬 배어난 음식들을 선보이는 집인데, 다른 음식들도 맛은 보장되지 않을까 싶은 느낌도 듭니다.

 

 

무엇보다도 대미는 김과 깻잎, 아나고, 더덕무침의 한 쌈 조합이었구요. 한창 식사를 이어가니 뭔가 충청도의 스멜이 물씬 느껴지는(충청도 사람인 필자의 직감입니다.) 사장님이 다가오셔서 더덕무침에 대해 찬사를 이어가주셨습니다. 인정한 필자입니다. 물릴 수 있는 음식에 향긋한 더덕의 향과 식감까지 보강시켜주니 말이죠. 고기에 싸 먹어도 참 맛있었겠다는 생각입니다.

 

충남 여행 중 복귀하시는 분들이 방문하기 좋겠습니다. 다만, 발걸음을 되돌리지 않도록 여유 있게 방문하시는 게 안전하겠습니다. 생소한 조합이지만 공력이 느껴졌던 집. 충청도의 기운도 듬뿍 받고 간 집.

 

'안흥식당'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충남 태안군 태안읍의 안흥식당

- 영업시간 11:00 ~ 재료 소진 시까지 / 매주 일요일 정기휴무

- 공휴일 14시에 방문한 필자인데 마지막 손님이었다. 이후 방문한 이들은 발길을 돌려야 했으니, 사전 문의를 하는 것이 좋겠다.

- 주차는 가능하다. (가게 앞 5대 정도) 꽉 차더라도 워낙 한적한 동네다 보니 대기 좋은 곳들이 많은 느낌.

- 테이블식 구조 / 화장실은 내부에 위치 (남녀 공용)

- 기본적으로 휴일은 웨이팅이 있는 집. 묵직한 음식들로 회전율이 낮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 같기도 하다.

- 가족 단위로 운영되는 식당이기도 해, 좋게 말하면 여유 있게 운영되는 식당이겠고, 나쁘게 말하면 누군가는 꽤나 어느 세월에라고도 느낄 수 있는 식당. (서비스적으로 전문적인 면모는, 때문에 다소 약한 느낌이었다.)

- 독특한 조합으로 아나고 볶음을 즐길 수 있는 곳. 밑반찬까지 더해 맛은 인정이다.

- 충청도스러웠던 사장님. 무관심한 듯하면서도 스윽 다가오신다. 필자에겐 익숙하고 따뜻했던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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