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3일차이자 피렌체로 향하는 첫날.
밀라노에서 2박 3일로 머물다가 드디어 피렌체로 향하는 날이 되었다. 여기서부터가 이태리 여행의 핵심 코스 시작이었다. 방문하는 도시도 그렇거니와 가장 긴 3박 4일의 여정으로 정한 도시가 피렌체였기 때문.
우리의 이탈리아는 피렌체에 남아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지금도 추억하고 있는 도시가 피렌체다.

기차를 한 번만 타면 되었기에 밀라노에서 피렌체로 도착까진 어렵진 않았다. (물론 연착만 없다면 행복할 것이고 그럴 것이다. 살짝 연착이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조마조마했다.)

다만 피렌체 산타 마리아 노벨라역에 도착하자마자 스미는 또 한 번의 낯선 도시의 분위기로, 재차 긴장모드를 돌입하게 되었는데. 이는 매 도시마다 그랬던 것 같다. 도시별로 그 분위기가 천차만별이다.

도착하자마자 짐을 풀어야 했기에 예약한 숙소로 향했다.
필자가 방문한 이태리의 주요 숙박의 도시는 밀라노, 피렌체, 나폴리(거리 단축용 1박), 아말피, 로마였는데. 잠시 거쳐가는 도시였던 나폴리와 휴양지의 코스였던 아말피를 제외하자면, 저녁 식비를 아끼기 위해 대부분의 숙소는 취사가 가능한 곳으로 예약을 했다.

마찬가지로 피렌체의 숙소 또한 에어비앤비로 예약. 어느 단아한 구조의 2층의 가정집이었다. (단, 캐리어를 들고 계단을 올라가야 하기에 체크인, 체크아웃 때 고통을 감내해야 함.)

짐을 풀고 옷을 갈아입으니 긴장이 풀어졌고, 숙소 바로 근처의 목표했던 유명 샌드위치집으로 향했는데. 여기서 방심한 것이 미스였다.
숙소가 아카데미아 미술관 바로 근처였고, 피렌체에 입성한 날이 토요일이었기에 사람으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어 바닥을 살피지 못했고.
소문으로만 듣던 바닥의 그림을 밟고 말았다.
한 순간의 방심이 시비로 이어졌고, 결국 50만 원을 5천 원으로 깎는 논리(?)로 돈을 내고 그림을 구매하고야 만다. 후에 피렌체 저녁 가이드분의 말을 들으니 그 상황에선 금액은 배상해 줄 테니, 경찰을 부르면 된다고 하는데. (그런 행위 자체가 불법이기에) 다만 구역으로 무리를 짓고 있는 것 같아 좋은 방법일진 모르겠다.
그저 발밑을 조심하실 것을 유의. 구매하자마자 필자가 밟은 자리 위로는 새로운 그림이 바로 올라갔다.

그렇게 씁쓸한 기억으로 시작된 피렌체. 이때까진 탐탁지 않았던 피렌체다.
여하튼 그렇게 샌드위치 가게를 찾긴 찾았고, 피렌체에서는 제일 유명한 듯한 파니니 샌드위치 가게에서 점심을 해결했다.
상세한 글을 아래의 글을 참고해 주시면 되겠다.
2024.10.03 - [해외/이탈리아] - (이탈리아/피렌체) 푸줏간을 연상케 하는 샌드위치 가게, ‘알안티코 비나이오’
(이탈리아/피렌체) 푸줏간을 연상케 하는 샌드위치 가게, ‘알안티코 비나이오’
고독한 먹기행 (157) - 이탈리아 피렌체의 ‘알안티코 비나이오’생각해 보면 이탈리아는 도시 이동의 매 순간이 긴장의 연속이었습니다. 도시마다 각기 다른 독특한 분위기로 인해 항시 긴장감
lonelyeating.tistory.com
이 나이 먹고 이태리 길거리 사기단에게 삥을 뜯겼단 사실에 비참함이 마음을 가리는 찰나.
걷다가 나타난 피렌체 대성당을 마주한 순간. (영화 냉정과 열정사이에서 보곤, 살며 갈 일이나 있을까 했던) 그런 마음은 한 톨 남기지 않고 사라져 버리게 된다.


피렌체 대성당
내부와 이곳의 워너비이기도 한 브루넬레스키 돔의 꼭대기는 예매를 통해서만 방문이 가능한데, 필자의 경우 마지막 날 방문을 예약했다.
이 르네상스로 넘치다 못해 흘러내리는 예술 혼의 도시와 광장을 넋이 나간 채로 감상하다가 목표했던 곳으로 이동.

시뇨리아 광장
피렌체의 대표적인 광장 중 하나인 시뇨리아 광장에서 한 컷. 뒤로는 ‘베키오궁’, 조각상들이 전시되어 있는 ‘로자 데이 란치’, ‘우피치 미술관’이 위치한 피렌체의 명소 중 하나다. (종교 행사를 앞두고 있었기에 이태리는 곳곳이 공사 중이었다는 게 흠이긴 하다.)

이곳에서 연인의 첫 번째 워너비 코스였던 우피치 미술관을 먼저 방문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예매를 해야 한다.)
저기 멀리 보이는 절도 있어 보이는 음산하고 어두운 분위기의 미술관이 바로 우피치 미술관이다. 본격적인 메디치 가문의 향기가 물씬.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도 보이는데, 원래 이곳이 진품이 위치한 곳이라 한다. (현재는 가품)

광장에서 진입을 하다 보니 이때까지만 해도 우피치 미술관의 모습은 예측이 어려웠는데, 아르노강 건너편에서 보면 선명하다. 고풍적이면서도 알 수 없는 무게감과 밀도감이 인상적이었던 미술관의 모습.

로자 데이 란치의 조각품도 감상을 해주고 미술관으로 입장.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이태리의 미술과 조각 쓰나미를 경험하게 된다.

우피치 미술관 안에서 바라본 풍경. 보이는 다리는 베키오 다리로 귀금속 상점들이 밀집해 있다.
다리 위로 얹혀진 기형적인 구조는 바로 ‘비사리 회랑’으로, 이어진 지붕의 라인을 기준으로 현재의 우피치 미술관, 베키오궁까지 통하는 메디치 가문의 비밀통로였다고 한다. 다리와 건물을 억지로 이어 비밀 통로를 만들 뿐만 아니라, 그 이동 공간까지 미술 작품으로 진열해 둔 그들의 재력이란.


우피치 미술관의 미술품 쓰나미는 생략하겠다. 미술에 조예가 1도 없는 필자였기에 더욱 벅찰 정도로 명화와 조각들이 날 좀 보오, 날 좀 보소하고 끝이 없던 이탈리아의 피렌체. 느껴진 게 어느 정도냐면 미술 작품이 너무도 많아 공간이 부족할 정도란 거다.

기억에 짜여진 동선을 일반적으로만 도는 데도 약 3시간 가까이 소요되었던 것 같다. 그 정도로 규모가 큰 데도 차고 넘쳐 어느 공간은 남은 미술품을 때려 넣지 않았나 싶을 정도였는데. 이게 르네상스의 도시야 임마. 했던 것 같았던 우피치 미술관.
물론, 여기서 끝나지 않는 박물관 릴레이의 일정이 예정되어 있었으니, 미술에 조예가 깊은 이들은 설렜겠으나 필자와 같은 이들은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었다 하겠다.
우피치 미술관은 이렇게 소개를 마친다.

그렇게 미술관을 나와 도시를 걸어보기로 했고, 상점가도 구경을 했다.
피렌체의 장점이라 할 수 있는데, 도보로 웬만하면 해결이 되는 도시라는 점. 걷기가 좋다. 또한 도보권의 동네로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서 그런지, 도착 당시의 첫인상과는 다르게 치안적으로도 안정적임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림 사기단만 제외하자면)


확실히 단순히 판매하는 상품도 그 깊이가 다른 느낌이 있었다고 하겠다.

방문한 곳에선 연인이 선물을 하나 구매했다.

레푸블리카 광장의 회전목마
다시 또 걸어 이번엔 레푸블리카 광장으로. 피렌체의 곳곳을 발로 누볐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리고 다시 봐도 아름다운 피렌체 대성당의 두오모 광장으로 되돌아오게 된다.


예술이 넘쳐나는 도시.
이땐 아직 일일 가이드분을 만나지 않은 첫날로 피렌체와 인사 정도를 주고받는 정도였는데, 확실히 느껴졌다. 미술과 건축과 음악이 곳곳에서 살아 숨 쉰다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밀라노에서는 만끽하지 못한 것을 드디어 즐기게 되는데. 앞서 기술했듯이 피렌체의 광장은 사람들로 넘치기에 안정적인 치안을 바탕으로 저녁 문화도 날뛰고 있었다.

바로 야장 말이다.
스위스는 빨리 문을 닫는 편이었고, 밀라노 숙소 근처의 밤은 그리 밝은 느낌을 받지 못했는데, 피렌체는 달랐다. 손쉽게 야장을 접할 수가 있었고, 저녁을 즐기고 있었다. 이날부터 밀라노에서 친해진 아페롤 스피리츠로 달리기 시작.
상세한 내용은 아래의 글을 참고해 주시면 좋겠다.
2025.02.28 - [해외/이탈리아] - (이탈리아/피렌체) 마르게리따와 카스텔로 생맥주 ‘JJ 카테드랄 아이리쉬펍‘
(이탈리아/피렌체) 마르게리따와 카스텔로 생맥주 ‘JJ 카테드랄 아이리쉬펍‘
고독한 먹기행 (266) - 이탈리아 피렌체의 ‘JJ 카테드랄 아이리쉬펍 (JJ Cathedral Irish Pub)’ 뻔하지 않은 먹개론(槪論) 인플루언서를 꿈꾸는 관찰형 아재지갑만 얇아졌을 뿐. 광고성, 홍보성의 글은
lonelyeating.tistory.com

피렌체 대성당과 브루넬레스키 돔을 배경으로 맥주와 칵테일을 즐겼다. 이루 말할 수 없는 표현이 없는 순간이다. 스위스와 이탈리아 여행 중 팟하고 떠오르는 딱 하나의 순간을 꺼내보라면 바로 이 순간이다. 첫 곡으로 바로 집어 꺼낼 수 있는 레코드판.


숙소로 돌아오는 길로는 무슨 공연이 진행 중이길래 무엇인가 하고 보니. 피아네타 제로(PIANETA ZERO)의 공연이 펼쳐지고 있었고 뛰어들었다. 굉장히 운이 좋고도 즐거웠던 또 하나의 순간.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과 함께,
피렌체의 첫날 일정은 마무리.
이탈리아 여행 2일차 글로 바로가기 (이전 글)
2025.04.13 - [고독하지 않은 기행] - 이탈리아 여행 2일차 - 밀라노 Milano (2) 베네치아 당일치기 (산마르코 광장, 성당, 두칼레 궁전)
이탈리아 여행 2일차 - 밀라노 Milano (2) 베네치아 당일치기 (산마르코 광장, 성당, 두칼레 궁전)
밀라노의 2일차였지만 이날의 밀라노는 숙박을 위해 거들뿐인 도시였다.바로 베네치아 중점적으로 둘러보고 돌아오는 날이었기 때문. 밀라노 첸트랄레역에서 베네치아의 산타 루치아역까지
lonelyeating.tistory.com
'고독하지 않은 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탈리아 여행 2일차 - 밀라노 Milano (2) 베네치아 당일치기 (산마르코 광장, 성당, 두칼레 궁전) (6) | 2025.04.13 |
---|---|
이탈리아 여행 1일차 - 밀라노 Milano (1) 산시로 스타디움, 갤러리아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밀라노 대성당 (1) | 2025.04.05 |
스위스 여행 4일차 - 그린델발트 Grindelwald (2) 베른 아케이드 구시가지, 대성당, 곰공원 (1) | 2025.03.30 |
스위스 여행 3일차 - 그린델발트 Grindelwald (1) 융프라우, 노홍철 형님 (3) | 2025.03.16 |
스위스 여행 2일차 - 루체른 Luzern (2) 리기산, 빈사의 사자상, 무제크성벽 (3) | 2025.03.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