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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하지 않은 기행

스위스 여행 2일차 - 루체른 Luzern (2) 리기산, 빈사의 사자상, 무제크성벽

 

2일차.

사실 스위스 출발 전으로 루체른은 큰 기대가 없던 도시이기도 했다. 이때 머무는 내내의 날씨는 모두 비 또는 흐림 예정이었으니 말이다. 때문에 큰 일정을 벌이지 않고 평온한 로이스강의 강물과 호수처럼, 그렇게 잔잔히 루체른을 음미하듯 감상하며 즐기기로 한 필자였다. 물론, 위안하려 해도 밀려드는 파도와 같은 아쉬움은 막을 길이 없다.
 

2일차 ‘무제크성벽’에서 바라본 루체른의 전경


때문에 어찌 보면 둘째 날이자 스위스 첫 번째 일정인 리기산은 마음을 비우기로. 후술하자면 날씨가 슬프면 아쉬움도 더욱 커지는 게 스위스고, 스위스의 산이다. 그렇게 리기산부터 출발을 했다.
 
아마 필자와 같이 세이버데이패스를 선택한 이들이 루체른을 방문하면 찾는 필수코스가 바로 리기산. 바로 루체른에서 리기산까지 세이버데이패스로 모든 경로가 무료로 해결되기 때문이다. 스위스 여행을 앞두고 SBB 모바일 앱을 설치들 할 텐데, 어떤 경로가 좋다는 큰 의미가 없다. 때에 맞는 여러 경로들이 가능하니 각자의 일정에 맞게 선택을 하면 되겠다.
리기산으로 가는 경로는 크게 3가지로 분류. 가장 보편적인 것이 배와 산악열차인데 배와 케이블카, 산악열차로도 가능하고 기차만으로도 가능하다.
필자가 선택한 코스는 비츠나우(Vitznau)행 유람선을 타고 리기쿨룸(Rigi Kulm)까지 산악열차의 코스. 즉 배편으로 가다가 열차 환승 1회의 간단한 코스로 정했다. 날씨도 영향이 있거니와 환승이 적은 코스를 선택하기로 했던 것 같다.
 

* 몽트레블 유럽여행이란 사이트의 웹캠을 통해 실시간 스위스 주요 관광지의 기상 상황 확인이 가능하다. 이를 확인하고 정하는 것도 방법이다.

 
 
 


오전 9시. 가장 빠른 배편 탑승을 위해 루체른역으로 도보로 향했다. 역 주변으로 향하니 호숫가 근처로 정박한 배들도 보이고 마찬가지로 리기산을 향하는 무리들이 꽤 보여 어렵지 않게 탑승 장소를 찾을 수 있었다. 아직은 첫날이라 불안한 게 많아 유람선 직원에게 비츠나우 행임을 재차 확인받고는 대기했다.
 
 
 


탑승. 로이스강을 따라 거쳐 비츠나우까지 약 50분. 선착장에 들릴 때엔 약간의 흔들림은 있으나 스무스하고 빠르게 이동한다. 멀미가 심한 연인도 이는 견딜만했나 보다.
 
 
 


흥미로운 점으로 필자가 탄 배는 동력 엔진이랄지, 내부의 계단을 타고 내려가면 1901년 표기가 적힌 거대한 기계가 작동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했는데, 이게 인상적이었기에 따로 찾아보기까지 했다.
당시의 힌트들을 유추해 찾아보니 루체른의 선박 회사(SGV)의 Uri 라는 이름의 증기선이었나 보다. 루체른의  가장 오래된 증기선으로 100년도 더 된 선박이다. 호수를 건너는 선박의 이력까지도 상세히 확인이 가능했는데, 도시의 내력이 참 매력적이고 부럽다.
 
 

 

루체른호 해운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루체른 해운(독일어: Schifffahrtsgesellschaft des Vierwaldstättersees, 약칭 SGV)은 스위스 루체른 호수에서 여객선과 보트를 운영하는 공개 회사이다. 이 회사는 루체른시

ko.wikipedia.org

 
 

 

 


선내엔 카페도 마련이 되어있었는데. 역시 물가로 인해 비싸다. 따뜻한 커피 한 잔에 8프랑(한화 약 1만 4천 원) 정도 했던 것 같다.
 
 
 


서비스 초콜릿은 물가로 아린 상처를 조금 치유해 주었고.
 
 
 


도착 후 리기산 산악열차 탑승. 루체른역에서와 마찬가지로 어렵지 않게 탑승이 가능한데, 그냥 비츠나우에서 내린 사람들의 무리를 따라가면 된다. 다들 산악열차를 탈 목적이니깐 말이다. 그렇게 무리 지어 걷다가 사전에 조사한 풍경뷰의 자리 쪽에 앉기 위함인지 여행객들의 레이스가 시작되었는데. 슬프게도 대부분 한국인이었다. 물론, 필자도 동참하고 싶은 마음이.
그런 앞서가는 경쟁이 무의미하게 슬픈 하늘. 그럼에도 중턱에 진입하기 전까진 꽤나 아름답다. 필자에겐 루체른은 구름과도 같은 도시로 남아있다.
 
 
 

 
헌데, 올라갈수록 점점 심상치가 않다. 변화무쌍한 날씨란 건 익히 들었으나 이 정도인가? 테레비로 접한 리기산의 열차와 너무도 다른 풍경. 이는 고도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점점 창밖을 볼 수 없을 지경까지 이르렀고.
결국 도착한 리기쿨룸에서 바로 하산을 결정. 무서울 정도의 안개였다. 그럼에도 금방 걷히기도 하는 건지 리기산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보러 가는 이들도 있었는데. 필자와 연인은 중도하차하기로 했다. 한 치 앞이 보이지 않고 습한 정상이었으니까.
그렇게 반대편 기차가 하나 있었는데, 기관사에게 여쭈니 필자가 타고 온 비츠나우가 아닌 골다우(Goldau)에서 내린다고 한다. 내려가는 게 우선이라 생각되어 즉흥적으로 탑승했다. 물론 이 또한 세이버데이패스를 끊었으면 바로 탑승하면 되고 탑승 중 검표의 과정만 거치면 된다.
 
 
 


헌데, 이 천천히 내려가는 열차와 길이 정말 좋았다. 올라왔던 산악열차와는 전혀 다른 느낌의 사우나(?) 기차.
난방도 뜨뜻한 것이 사우나라 느껴질 정도의 열차. 나무로 된 내부의 향도 겹쳐져 아로마 치유를 받는 기분이었다. 정상에서 잠깐이지만 산꼭대기 추위로 언몸을 녹일 수 있었고.

 
 

 

 


내려오니 다시 구름과 안개가 걷히며 보이는 풍경들. 어디선가 호빗이 튀어나올 것도 같은 풍경이었는데, 오르는 길보다 내리막길의 풍경이 아름다웠던 건 또 처음인 것 같다.
이 날의 평온했던 순간이 굉장히 소중하다.
 
 
 


리기산에서 하행 산악열차 탑승 후 골다우역. 돌발 하산으로 만난 동네라 전혀 조사가 없었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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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게 보이는 건 플랫폼 옆 큼직한 건물에 입점해 있는 루체른에서 두 번째로 만난 쿱 Coop 마트.
 
 
 

 
전날은 첫날이기도 해 정신이 없었고, 루체른 역사의 쿱마트다 보니 사람이 붐벼 느긋하지 못했는데. 이곳은 한적한 동네라 그런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느긋하게 간식거리, 살 것들을 눈여겨볼 수가 있었다.
 
이곳에서 루체른으로 돌아가는 기차를 탑승했다.
 
 
 

 
그리고 루체른에 다시 도착하니, 아니? 언제 그랬냐는 듯 쾌청한 하늘. 설마 지금 리기는 구름이 걷힌 것인가? 하고 실시간 웹캡을 확인하는데 여전히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구름들로 가득했던 것 같다.
 
 
 

오전에 비츠나우행 우리호를 탑승한 장소.


이거 중도하차한 것이 나름의 한 수이지 않은가? 참 변화무쌍한 스위스의 날씨다. 갑자기 돌변한 시내의 꽤나 맑은 날씨에 기분은 상승.
 
 
 

 
선착장에서 아이호프 맥주와 케밥을 하나 때렸다.
 
 
 

 
호수 주변을 걸으며 루체른에선 만날 수 없을 것 같은 맑은 날을 만끽하다가, 도보로 이동하며 루체른의 랜드마크들을 만나보기로 했다. 날씨가 좋지 않을 거라 생각해 반포기 상태의 루체른이었기에 가능했던 즉석 여행이다.
 
 
 

 
먼저 빈사의 사자상.
루체른이 크지 않아 그런지 중심가는 모두 도보로 이동할 만했다. 그나저나 가는 길로 집들과 구조물들은 왜 이리 예쁜 것인지.
 
 
 

 
도착했다. ‘빈사의 사자상’. 빈사 상태에 빠진 죽기 일보 직전의 사자상. 가는 길은 아름다웠는데 음, 생각보다 감흥은 좀 적었다. 외곽 공원에 갑작스럽게 큰 조각상이 있어 조화롭지 않은 듯한 느낌? 패키지로 추정되는 여행객들도 많아 한적함도 없었던 것 같다.
 
 
 

 
맥가이버칼과 시계점, 기념품 가게가 상당히 많았는데, 마그넷을 하나 사고는 다시 걸었다. 
 
 
 

 
가볍게 사자상을 보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로 들른 ‘무제크 성벽’. 중간중간 탑들이 있고 성벽이 이어져 있는데, 들어갈 수 있는 탑을 찾기가 힘들어 올라오는 게 꽤 힘들었다. 도대체 저 성벽 위의 사람들은 어디로 들어가 걷고 있는 것인지.
어떻게 지도 앱을 통해 성벽 탑승에 성공했고.
 
 
 

 

 
그곳에서 보이는 루체른의 전경. 멀리 현대식 건물인 루체른역과 선착장도 보인다. 루체른에 묵는다면 들리길 추천하는 곳인데, 정말 어렵지 않게 도보로 방문할 수 있기 때문. 정적인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산책을 즐기는 이들이 찾기에 좋겠다.
 
 
 

 
루체른의 시계탑. 여러 탑들 중 가장 유명한 곳답게 입장이 수월한 탑이 드디어 나타났다.  Zytturm 이란 단어는 독일어 시계탑을 의미하는데 이곳이 루체른에서 가장 오래된 시계탑이라 한다.
 
 
 

 
올라가 보는데, 진귀해 보이는 오랜 것들이 보인다. 잘은 모르겠다.
 
 
 

 

 

 
전시된 시계도 시계지만 바닥이 꽤나 삐그덕 거리는 게 그리 관리가 잘 되는 것 같진 않았다.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더욱 불안했던 것 같다.
 
 
 

 
그래도 유럽 여행 중 축복과도 같았던 종은 보고 왔다. 정각에 들리는 곳곳에서의 종소리, 지금도 마음이 찡 울린다.
 
 
 

 
‘라트하우스 양조장’에서 환상의 생맥주 연거푸 때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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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체른의 감옥 숙소 바라바스로 잠시 복귀. 이른 시간인 것 같아도 초저녁을 넘긴 시간이다.
 
 
 

 
뢰스티와 송아지소시지로 루체른의 2일차 마지막 밤, 아주 소박하게 마무리다. 식당 관련해 자세한 건 필자의 아래 글을 추가로 참고해 주시면 감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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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도 도심 곳곳을 살폈는데 중도에 굳이 사진을 애써 남기진 않았다. 그저 이 정도로. 날씨가 좋지 않은 날 루체른을 찾은 이들이 구석구석 탐방기 정도로 참고하시면 좋지 않나 싶다.
별 것 없었지만 정말 편안했고, 자꾸 떠오르는 곳. 필자의 유럽 여행의 첫 도시여서 더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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