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먹기행 (258) - 전남 목포시 죽동의 ‘쑥꿀’
뻔하지 않은 먹개론(槪論) 인플루언서를 꿈꾸는 관찰형 아재
지갑만 얇아졌을 뿐. 광고성, 홍보성의 글은 일절 없습니다.
여행 중 갑작스럽고도 반가운 축제와의 만남은 진한 추억으로 남습니다.
목포 먹기행 당시에도 ‘목포항구축제’가 없었다면 앙꼬 없는 떡과도 같은, 무언가 살짝 부족한 여행과 도시로 남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만큼 지나가는 이들 앞에 펼쳐진 지방 축제는 노다지와도 같은 특급 행사라 할 수 있는데요. 마침 도착한 날부터 항구축제 시작의 날이었으니, 얼쑤! 풍악을 올려라!
목포의 볼거리를 눈에 담으러 방문해 봤습니다. 독특한 간식거리와 함께 말이죠.


그렇게 축제 하면 먹거리 장터가 빠질 수 없으니, 자리를 잡고 앉아 꺼내든 소재가 바로 목포 시내 죽동에서 만난 쑥굴레떡 한 컵입니다.
축제와 함께 그곳에서 목포 전통의 쑥떡을 즐긴 이야기를 이백쉰여덟 번째 이야기로 준비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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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방문 첫날 목포 탐색을 하던 중 찾게된 고요하고 심플한 외관의 쑥굴레집, ‘쑥꿀레’ 입니다.
이곳만의 별미 간식은 또 어떠한 것이 있나 찾아보다가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지방 여행에 앞서 잊지들 마시지요. 전통시장과 주전부리, 랜드마크 빵집, 거기에 축제는 덤. 음식점과 함께 이 키워드들만 챙겨도 하루가 채 부족합니다.

쑥굴레. 익히 들어본 적이 있는 간식이었습니다. 경상의 쑥버무리와 같이 패키지로 궁금했던 녀석이기도 했으니까요.
식사를 위한 홀도 있고, 포장을 위한 카페의 공간으로 나뉘어 있는데요. 필자는 포장을 위해 카페로 입장합니다.


음? 쑥굴레를 다루는 집 치고는 굉장히 신식이다 느꼈는데, 최근에 리모델링을 한 모양입니다. 이전의 생김새는 어떠했을지 궁금하긴 한데. 그래도 주전부리니 절충은 된다지만 전통 간식과는 갭이 좀 큰 느낌이었습니다.

주문을 위한 키오스크도 그러했고 말이죠.
이 부분은 조금 별로였는데 포장의 경우 최소 2인부터 주문 가능함도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포장 완료. 금세 나왔습니다. 그나저나 이곳 역시도 연식이 상당하네요. 목포는 오랜 집들 투성인지, 뭔지. 연도가 게재되지 않은 집들을 보기가 더 어려웠던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 생각을 하며 녀석에 대한 개봉은 그날 저녁이었습니다.

그렇게 저녁, 식사를 마친 후 걷다가 목포항구축제를 맞닥뜨리게 됩니다.
이거 마침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정말 장날. 여행객 입장에선 친구 찾을 일은 없으니까 쌩큐! 막 개시를 한 축제였기에 열기가 상당했습니다. 이런 건 또 놓칠 수가 없지요. 지방 행사에 필자도 참전했습니다.

서울에선 쉽사리 보기 힘든 광경들이 펼쳐져 있었는데, 이런 건 지방이 아님 구경할 수가 없지요.
알록달록한 물고기 등불들과 큰 제에서나 나타날 법한 통돼지 구이 등. 흡사 조업이 무탈하기를 기원하는 이 지역만의 행사가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그렇게 온갖 먹거리 장터를 구경했고, 작은 공연과 소박하지만 그리 붐비지 않는 불꽃놀이까지. 목포가 슬슬 좋아지기 시작합니다. 남도 여행의 시기를 정말 잘 잡았구나 스스로를 자화자찬하기도 한 필자였습니다.


어느 천막의 파전과 목포 생막걸리
본래의 예정지가 있었지만 흐르는 축제에 몸을 맡기기로.
내친김에 어렵사리 테이블을 잡고 앉아 주문해 버린 파전과 목포 생막걸리입니다. ‘이게 지방의 전이라니.’ 음, 어벌쩡한, 어물쩡 넘어가려는 그런 어정쩡한 맛의 파전은 심히 실망이었는데요. 지방이라 해도 축제의 음식은 다 똑같구나 싶었습니다. 차라리 돼지 통구이나 주문할 걸 그랬습니다.

생막걸리는 만족스러웠던 편입니다.
진하면서도 우유와도 같은 부드러움. 당도는 있는 편으로 누가 마셔도 대중적인 막걸리구나 싶은 맛입니다.

그리고 그때.
갑작스러운 특별 무대가 펼쳐졌는데요. 가수 자우림의 공연이었습니다. 아, 이럼 또 이야기가 달라지지. 반칙입니다. 2만 5천 원 정도 했던 파전과 막걸리라 지방 인심 참 너무하네 했었거든요. 다행일지 한 시간 동안의 자우림의 목소리가 라이브로 백킹을 쳐주니, 소소한 주안상을 곁들인 콘서트 티켓으론 나쁘진 않았습니다.
참,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입니다.
그리고 또 이때.
한 녀석이 나도 얼른 꺼내줘 하는 듯하였으니. 아, 그래. 쑥굴레도 있었지.


쑥꿀(굴)레
한참 스크롤 후 소개하게 된 목포의 쑥굴레떡입니다.
달달한 막걸리와 겹치긴 하지만 이 타이밍에 꺼내보자 싶었습니다. 중간에 한 번 집어먹긴 했으나 그래도 양은 좀 적은 듯합니다.

묽은 조청을 뿌려주시면 목포의 전통 간식이라는 쑥굴레 완성.

굉장히 흥이 오른 타이밍이라 분간은 어렵지만, 떡보다 부드럽고 찰기 있는 쑥경단이라 생각하시면 될 듯합니다. 당도는 그리 진하지 않은 정도였구요. 꼬물꼬물 모양새라 먹기에도 간편합니다.
약간 그 옛날 하굣길에 거실 식탁이나 가게에서든 만난다면 무의식적으로 집어먹을 녀석이란 느낌. 떡을 과일처럼 거꾸로 까서 편하게 먹는 느낌도 드는데, 방문 시 한 번쯤은 경험해 보기에 나쁘지 않겠습니다.

필자와 같이 곁들일 축제라도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고 말입니다.
방문 시 어색함에 내내 목포는 항구인가? 하다가 이 시점에 항구구나 했습니다. 항구축제와 ‘쑥꿀레’의 쑥굴레를 함께 만난, 꺼지지 않을 것만 같은 밤을 보낸 이야기였습니다.
전남 목포시 죽동의 ‘쑥꿀레’
- 영업시간 매일 11:00 ~ 2:00
- 브레이크타임 15:30 ~ 16:30
- 주차는 불가해 보인다.
- 테이블식 구조로 매장 내 취식 및 포장 가능
- 과거 식당과 같은 모습에서 현재는 카페와 같이 요즘식으로 리모델링을 진행한 듯하다.
- 화장실은 가보지 않아 모르겠다.
- 필자의 경우 키오스크를 통해 쑥굴레 한 컵을 포장했다.
- 쑥굴레 포장은 2인분부터 가능하다.
- 맛은 무난했다. 콩고물을 덩어리지게 잔뜩 묻힌 동그란 모양의 쑥떡. 거기에 묽은 조청을 부어 먹는 방식.
- 마침 목포항구축제가 열린 덕에 그곳 장터에서 즐길 수 있었다.
- 항구축제, 규모를 봐선 매해 개최되는 듯한데 목포 여행을 앞두고 계신다면 겹쳐 방문해 보시는 것도 적극 추천.
- 각종 먹거리, 소소한 불꽃놀이, 유명 가수의 라이브 공연까지 일타삼피를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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