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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편

(은평구/대조동) 전주식 콩나물국밥이 서울에도, '넷길이콩나물국밥'

고독한 먹기행 (64) - 은평구 대조동의 '넷길이콩나물국밥'


콩나물국밥 한 그릇 뚝딱 해치우고 나니, 생기 넘치는 하루가 다시 시작됐다.
숙취로 인해 고생하는 이들은 지체 없이 방문해 치료받자!


해장국. 숙취를 풀기 위한 다양한 음식들이 있습니다만, 조금씩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얼큰하면서도 시원한 맑은 국처럼 좋은 것은 없지 않나 싶습니다. 조금 더 젊었을 적엔 어떻게 그 자극적인 뻘건 것들로 위장을 뒤집어놨나 모르겠네요.
그 맑은 국의 주인공으로 정한 것은 콩나물국밥. 이곳은 거주하기 이전에도 타깃 삼아 방문했던 집으로, 현재는 이웃 관계이기도 한 집인데요. 유명한 전주 남부시장의 콩나물국밥, 즉 전주식 콩나물국밥이라 보시면 되겠습니다.
 

은평구로 거주지를 옮긴 뒤 재방문했는데, 역시나 맛있더군요. 예순네 번째 먹기행의 주인공은 이름도 귀엽고 독특한 '넷길이콩나물국밥'입니다.


※ 상세한 매장의 요약 정보는 본 게시글 최하단에 정리해 두었으니, 시간이 촉박한 분들은 요약 정보만 참고 부탁드립니다. ※


 

슬세권(슬리퍼로 이동 가능한 권역)이기 때문에 주당 지인 분과 사투를 벌인 다음 날. 무거운 몸을 이끌고 응급조치를 위해 찾아갔습니다. 그리 멀지 않은 거리인데도 무겁게 느껴졌을 정도로 '어서 날 살려주시오.' 하는 마음으로 걸어간 필자입니다.
자, 가장 큰 메리트인데요. 24시간입니다. 뭐 해장국밥집이 대개 그렇긴 하지만 코로나 시기를 맞은 뒤 굉장히 많이 줄어들었다는 생각도 들긴 해 이젠 흔치 않다 해두겠습니다.
 
 

콩나물국밥이라는 메뉴로만 봤을 때 가격은 있는 편이라 해두겠습니다. 콩나물국밥도 8,000원의 시대. 슬픕니다.

먼저 상단의 메뉴판을 살펴보시죠. 국밥, 요리, 주류로 크게 나뉘는데. 이곳은 해장술의 일종이기도 한 대비마마의 모주도 서비스 중인 것이 특징입니다. 모주는 글 말미에 또 가볍게 서술을 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뭔가 산행에 어울리는 메뉴들이지 않나요? 음, 그렇습니다. 이곳은 북한산의 인근. 때문인지 국밥에 들어가는 오징어를 활용한 술안주 메뉴도 더러 보이는 듯하구요. 등산객들로 추정되는 분들도 자주 목격하실 수 있습니다.
 
 

기본 찬도 가볍게 살펴보시죠. 이후 셀프서비스로 리필이 가능한데, 국밥. 특히나 콩나물국밥에 빠질 수 없는 찬들이죠. 심심할 수도 있는 맑은 국물에 찝찔하게 한두 점 집기 좋은 녀석들.
 
 

그래도 빠질 수 없는 핵심 요원은 바로 저 수란입니다. 제 식대로 김수란콩나물비빔이라 하겠습니다. 국밥의 수북한 콩나물을 사라지게 하는 게임 속 조합 룬과 같은 마법, 아니 마성의 조합입니다. 들은 바로는 전주 남부시장식을 추구하는 정통파 콩나물국밥이기도 하죠. 그 유명한 전주의 '현대옥'이 서울 도처에 있어 접해봤으나, 전 넷길이가 더욱 취향입니다.
 
 

이건 재미 삼아 첨부. 인공지능 이모가 등장해 꽤나 놀랐던 필자입니다. 변하는 물가만큼이나 세상도 변하고 있었네요.
그 언젠가, 콩나물국밥이 3만 원쯤 되는 세상이 온다면, 그땐 로봇이 직접 수란을 제조해 주고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한 가지 다른 점이라면 이곳은 토렴식이 아닌 밥 별도식.

이젠 본격적인 치유의 시간. 속풀이엔 그만입니다. 쫑쫑 썰린 오징어와 콩나물이 주는 시원한 국물. 거기에 청양고추 살짝 넣어 얼큰함을 가미해 본격적인 시식. 역시 온몸 곳곳의 혈이 뚫리는 듯한 기분입니다. 정말 힘든 날 유일하게 무언가를 집어넣게 해주는 녀석인 것 같네요.
 
 

역설적이게도 바로 정신을 차리고 살아난(?) 필자는 호기심으로 모주를 주문해 보고 맙니다. 한 잔에 2천 원. 모주, 독한 술이 아닐까 생각할 수 있지만, 막걸리에 약재를 넣고 끓인 해장술의 일종입니다. 도수도 1도로 상당히 약하죠. 해장을 위한 술이라니 음, 역설적이긴 하지만 급체를 했을 때 매실주를 살짝 마셨던 것과 같은 이치일까요?
 
어원은 인목대비의 어머니가 빚은 술로 대비모주의 설도 있고, 평소 술 많이 마시는 자식을 위해 어머니가 만들어서 기원이 되었다는 설도 있습니다. 여하튼 간 살짝 시큼하고 텁텁한 맛에 계피의 은은한 향이 깊게 올라오는 맛입니다. 왈칵 들이킬 맛은 아니니 조금씩 음미하시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이젠 지기가 되어버린 '넷길이콩나물국밥'. 상호만큼이나 꾸준한 길을 유지하시기를.
대조동의 '넷길이콩나물국밥'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은평구 대조동의 '넷길이콩나물국밥'

- 영업시간 매일 24시간 / 연중무휴
- 주차 가능 (1층 전용 주차장)
- 테이블식과 좌식이 혼재한 구조 / 화장실은 반 외부로 입구 계단에 위치 (남녀 공용으로 기억한다.)
- 대중교통으로 역촌역과 불광역 사이에 위치해 있으나 역촌역 2번 출구가 더욱 가깝겠다.
- 전주 남부시장식 콩나물국밥 맛집.
- 해장을 위해서도 좋고, 너무 멀리서만 아니라면 직접 방문해 찾아와 먹기도 좋을 맛이다.
- 정통 콩나물해장국 스타일인데, 모주를 서비스 중인 점도 특징이라면 특징.
- 인근이 북한산이기에 등산인을 위한 안주류도 몇 종 만날 수가 있고, 등산객들도 더러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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