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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편

(은평구/역촌동) 추억의 장난감과도 같은 호프집, '더블쪼끼'의 낙지볶음과 계란탕

고독한 먹기행 (54) - 은평구 역촌동의 '더블쪼끼'


오래 간직한 추억의 장난감과도 같은 호프집.


이번에 소개할 집은 주거지를 은평구로 옮겨 정착했을 당시, '마산집'과 함께 필자만 알았으면 하는 집에 속하는 곳입니다. (아쉽지만 듣기론 '마산집'은 예전과 같지 않다는 평들도 있더군요.) 전반적으로 전형적인 동네의 터줏대감 호프집의 모습인데요. 뭐랄까, 이 집에 앉아 있으면 독특한 구조 탓인지 서울 근교의 가맥집, 또는 휴게소에서 술 한잔 하는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먼저 말씀드리자면 호프집이다 보니 극상의 음식 맛은 아닌데요. 그래도 먹어보면 나름의 해석이 필요한 집이어서 좋더군요. 가성비 또한 뛰어납니다.

 

오십네 번째 글로 소개를 하게 되었습니다. 오래 간직한 추억의 장난감과도 같은 집이라 소개하고 싶습니다. 역촌동에 위치한 '더블쪼끼'를 한 번 만나보도록 하시죠.

 


※ 상세한 매장의 요약 정보는 본 게시글 최하단에 정리해 두었으니, 시간이 촉박한 분들은 요약 정보만 참고 부탁드립니다. ※


 

역말사거리와 역촌사거리 중간 도로변에 위치한 '더블쪼끼'. 지리적 접근성은 상당히 취약한 편입니다. 물론 인근의 주민들에겐 해당되지 않는 핸디캡으로 당연히 손님 지분의 9할은 인근 주민분들로 추정됩니다. 20년 이상 되었다고 하는데요. 동네 주민으로 치자면 필자보다도 선배이죠.

여하튼 간 필자의 경우 기쁜 일이나 근심, 걱정 등이 있을 때 큰 고민 없이 가벼운 차림으로 방문하는 곳으로, 저렴하게 생맥주를 즐길 수 있어 이따금 찾는 편입니다.

 

 

자, 음식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저렴한 가격도 가격인데요. 이 집만의 스타일이 있다는 게 참 매력적입니다. 주문한 '더블쪼끼'의 낙지볶음인데요. 좋더군요. 굉장한 음식 맛보다도 특유의 스타일이 배인 이 집만의 맛이 말이죠.

사진이 없어서 아쉽긴 하지만, 일전의 돈까스도 그러했고, 오뎅탕도 그러했습니다. 낙지볶음은 처음이었는데 역시나 들기름향 물씬 배여 매콤하면서도 그윽한 고소한 맛이 참 좋더군요. 안주로는 제격입니다. (이 집의 대표 메뉴인 골뱅이무침 소스 기반인 건지, 시큼한 맛도 아주 미미하게 나는 것이 독특하고 좋았습니다.)

 

 

기본 안주도 소개를 드려볼까 합니다. 땅콩, 간장에 찍어 먹는 마른 김, 마른 멸치까지가 기본 안주인데요. 참 익숙한 옛날의 안주들이긴 하지만 참으로 넉넉하지요. 메인을 즐긴 후에 생맥의 안주로는 더할 나위 없는 구성과 양입니다.

가끔 인심 좋은 사장님께서 과일을 조금씩 내어주시기도 하는데요. 이 또한 이곳만의 매력이자 고마움이죠.

 

정말 욕심 없이 베푸는 집입니다. 그렇게 정의 내리고 싶네요.

 

 

그 인심은 메뉴판에서도 느낄 수 있습니다. 필자가 거주하던 근 2년 동안 변동이 없던 메뉴판이에요. (요새 오른 물가에 맞춰 금액 인상을 위해 가격을 덧댄 메뉴판을 자주 목격하는데도 말이죠.)

일전에 사장님이 종료시간이 조금 앞당겨졌다며 양해를 구하신 적이 있었는데, 힘들어서 그렇다 하시더군요. 모르겠습니다. 조심스럽게 생각해 보자면, 노년의 시기에 무료함을 위한 운영일지, 오랜 시간 가게와 손님들에 대한 정 때문일지 모르겠지만, 욕심 없이 현상 그대로 가게를 이어가는 느낌이 참 좋더군요. 막연히 알려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여기에서 기인했나 봅니다.

 

 

이런 동네 주민들을 위한 호프. 오래오래 변치 않고 가줬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여하튼 간 당시도 만족스러운 식사(?)이자 한잔이었습니다. 낙지볶음 역시 안주로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고, 소면 역시도 이곳 인심만큼이나 어마한 양으로 등장해 줬습니다.

 

 

골뱅이무침도 그렇고, 오징어볶음도 그럴듯한데, 이곳의 소면은 '적당한'이 아닌 상당한 양으로 나오는 점도 참고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더해 세트로 주문해 함께 나온 계란탕입니다. 계란찜과 계란탕의 딱 중간 정도로 국물이 자박자박하니 좋습니다. 물론, 이 역시도 뚝배기 이상의 크기란 점. 흡족했던 나름의 저녁은 그렇게 마무리되었습니다.

 

 

이 집에 있으면 참 그래요. 필자가 동네인 건지, 서울 근교 어느 시골에 있는 건지 하는 생각도 들거든요. 더해 깊숙한 느낌의 인테리어로 밖이 밝은지, 어두운 지까지 잊게 되는 집인데. 좋습니다.

 

 

호프에서의 한 잔은 항상 그렇게 마무리되니 말이죠.

 


은평구 역촌동의 '더블쪼끼'

- 영업시간 15:00 ~ 23:55 / 매주 일요일 정기휴무

- 주차는 불가하다. (접근성 또한 낮은 편으로 인근 지하철역까지 거리가 꽤 있다.)

- 테이블식 구조 (일곱 개 정도 되는 테이블 수)

- 입출구가 두 방향으로 트여 있는데, 이 점과 더해 내부의 분위기까지 더해져 시골의 가맥집, 휴게소의 느낌도 난다.

- 화장실은 내부에 위치 (남녀 공용)

- 전형적인 동네 주민 애착형 호프. 단골도 상당히 많은 편.

- 호프집이지만 나름의 해석이 필요한 집이어서 좋다. (음식 안주류들이 이 집만의 스타일로 조리되어 나오기 때문.)

- 치킨과 골뱅이무침을 대표로 내세우는 집. 그 외 안주류도 꽤나 많은 편이다.

- 현재도 소주는 3,000원, 생맥주 500cc도 3,000원.

- 물가 대비해서 저렴한 가성비집인데, 최근 2년간 만난 집 중 유일하게 메뉴 금액의 변동이 없는 집.

- 사장님 내외는 연세가 지긋하신데 욕심 없이 소탈하신 분들인가 보다. 막연히 유명해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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