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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지순례

(마포구/성산동) 서울 3대 빵집, '리치몬드 과자점'의 공주밤파이와 레몬케이크

고독한 먹기행 (48) - 마포구 성산동의 '리치몬드 과자점'


내부도 그렇고 맛도 그렇고 참 호화스러운 맛인 듯하다.

RICHEMONT의 의미가 그런 뜻일까? 뭔가 상호와 맛이 서로 통한다.


이번에 소개할 빵집의 경우 버스에서 항상 눈에 담기만 했던 집입니다. 지나칠 때마다 보이는 건물이 이국적이면서 참 예쁘다.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요. 뒤늦게 알고 보니 '서울의 3대 빵집'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이더군요. 바로 옆의 '홍대 나랑가'라는 스시집을 자주 찾았었으니, 진즉에 들러볼 걸 하고 후회하기도 했지요.

 

어쨌거나 그렇게 눈에 담기만 했던 집을 기회가 닿아 방문해 봤었습니다. '서울 3대 빵집'. 빵집임에도 세 곳 모두 '과자점'이란 단어를 달고 있어 베이커리 세계는 무지한 필자는 조금 어색하기도 했는데요. 아마 옛사람들에겐 '양과자'를 기원으로 아우르는 표현이겠지만, 지금 익숙한 '과자'는 시중의 과자이니 시대의 영향 탓이 아닐까 싶네요.

살펴보시죠. 마흔여덟 번째 먹기행, 가게만 봐도 이국스럽기도 하고, 웅장한 느낌이 드는 듯한 베이커리. 마포구 성산동에 위치한 '리치몬드 과자점'입니다.

 


※ 상세한 매장의 요약 정보는 본 게시글 최하단에 정리해 두었으니, 시간이 촉박한 분들은 요약 정보만 참고 부탁드립니다. ※


 

역시나. 가게 앞엔 '대한민국명장'의 훈장이 달려 있었습니다. 대표 로고와 마찬가지로 명판도 가게의 인테리어와 꽤나 어울리는 듯합니다. 명장 타이틀의 경우 유명 베이커리에서 이따금 만날 수 있는 요소라 확인하는 재미가 있더군요.

 

 

그렇게 들어가 보았는데요. 속으로 감탄사를 내뱉은 필자입니다. 내부가 굉장히 우아합니다. 고귀한 느낌도 들고 말이죠. 외부에서만 봤을 땐 '태극당'과 비슷한 느낌이겠거니 했는데, 색감만 그렇지 전혀 다르더군요. 비유를 하자면 '태극당'이 '구한말', 드라마 '미스터션샤인'의 키워드라면, '리치몬드 과자점'은 '나 홀로 집에' 영화의 크리스마스를 연상케 했어요. 이곳이 더욱 모던함이 묻어난 느낌입니다.

 

 

고풍스런 호텔의 로비 같다고도 느꼈는데, 저 초콜릿 같은 각진 창문들이 그런 느낌을 준 것도 같아요.

보시다시피 홀 한켠에는 테이블들도 마련되어 있는데요. 전 그랬습니다. 의자와 테이블도 동화책 속에나 나오는 과자같다고 말이죠. 지금 보니 의자의 모양이 프레츨 같기도 하네요. 각진 듯하면서도 반복된 모양의 제과제빵을 찍어내는 과자점. 인테리어가 '과자점'이란 단어와 꽤나 통한다고 느낀 필자입니다.

 

 

이제 획득할 전리품들을 만나볼 차례. 사진은 쿠키들인데요. 과자점답게 빵들 보단 요런 녀석들이 비중이 꽤나 높았습니다. 허나 늦은 시간 방문한 탓인지 널찍한 매대에 비해 진열된 녀석들이 적습니다. 낮 시간에 재빠르게 팔려나갔나 봅니다. 이날 방문했던 '만동제과'는 그런 이유로 허탕을 치고 말았는데요. 요샛말로 베이커리의 '오픈런', 꽤나 무섭더군요.

 

 

그러던 중, 필자의 눈을 사로잡은 건 레몬케이크. 당시 맛을 들인 녀석인데 반가웠습니다. 대표 메뉴 중 하나인지 수량이 꽤나 많았는데요. 방부제가 든 포장지에 숨겨져 모습은 확인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손이 향해 전리품 리스트에 담기 버튼을 누른 필자입니다.

 

 

이번에 발걸음을 멈춘 곳은 케이크 영역. '태극당'의 것들과는 확연히 다른 스타일이지만, 아 아름답습니다. 크기 대비 가격은 어마무시한데요. 생긴 모습들을 보니 납득이 갈 정도입니다. 쇼케이스 내부의 녀석들을 눈에 담자 온갖 단어들이 머릿속을 오고 가는데, 표현하기가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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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튼 간 보기만 해도 흡족해지니 아이쇼핑이 따로 없습니다.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케익 코너도 뒤로 하고, 추가로 집어 든 것은 바로 요 밤파이입니다. 이곳의 대표 메뉴이자 인기 상품인가 봅니다. 도처에 깔려있고, 레몬케이크만큼 수량도 넉넉하더군요. 정말 먹음직스럽게 생기지 않았나요? 둥그스름해 뻑뻑한 빵 같아 보일 순 있지만 이름 그대로 파이가 맞습니다. (직접 먹어봐도 파이스러운 층층이 식감을 느낄 수 있지요.) 주저 없이 골라 담은 필자입니다.

 

 

이 갈레트 부르통이란 녀석은 호기심에 집어봤습니다. 럼, 즉 럼주가 들어간 빵이라는데. 처음 보는 녀석이라 구미가 당기더군요. 그나저나 방문마다 새로운 디저트를 만나는 듯한데, 제과제빵의 세계. 참 공부해야 할 것도, 알아야 할 것도 많구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어느 정도 전리품들을 담고, '리치몬드 과자점' 탐색전은 마무리입니다. 역시나, 눈에 담을 것들로만 보자면 맛집 기행보다도 재미난 베이커리 방문. 기회가 된다면 테이블에서 커피 한 잔과 즐겨보자 마음먹은 필자입니다.

 

 

포장지를 뜯은 레몬케이크의 모습입니다.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맛을 본 필자인데요. 레몬케이크는 레몬 반쪽의 모양의 파운드케이크. 둥근 면을 굳은 크림이 감싸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포장지를 뜯자마자 방부제가 툭 하고 튀어나와 조금 놀라기도 했네요.

그런데 이거, 굉장히 맛있더군요. 경험했던 '옵스(OPS)'의 레몬케이크와의 대결에서도 압승입니다. 굉장히 부드럽고 웃음이 나는 맛. '아이싱'이란 표현을 쓰던데 저 하얀 크림, 달 것 같으면서도 달지 않고 은은하게 도는 레몬향이 참 향긋했습니다.

 

더불어 밤파이, 이거 참 명물이더군요. 밤 한 알이 든 큼직한 파이소를 퍼석퍼석하면서 얇은 파이가 겹겹이 감싼 모양인데, 크루아상과도 같은 식감입니다. 모양새는 공주밤빵과도 큰 차이는 없는데, 부드럽게 술술 들어가더군요. 단순한 밤맛 이상의 깊고 그윽한 단맛이 나는 밤소도 인상적이고 말이죠. 고향에 내려갈 때 선물로도 좋겠다 낙점한 필자입니다.

 

 

만족스러웠던 저녁입니다. 참 베이커리의 세계, 점점 더 관심이 가기 시작하는데. 필자의 예산도 그렇고 지방도 늘어날까 걱정이지만, 왜 그렇게 사람들이 찾는지 이해가 절로 되는 하루였습니다.

여기까지, '리치몬드 과자점'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마포구 성산동의 '리치몬드 과자점'

- 영업시간 08:00 ~ 22:00 (라스트오더 21:30) / 매주 화요일 정기휴무

- 주차 가능 (리치몬드 건물 주변 여유 공간으로 7대 정도 가능해 보인다.)

- 실내 취식 및 음료 주문도 가능. (우아하고 멋스런 분위기에서 커피와 베이커리를 즐길 수 있음.)

- 화장실은 내부에 위치 (남녀 구분)

- 밤파이, 슈크림빵이 대표인가 보다. 밤식빵도 이곳이 기원이라 하는데, 필자는 밤파이만 먹어봤다.
- 베이커리 위층으로는 제빵학원과 같이 인재양성소를 병행 운영 중인 듯. 건물 하나가 '리치몬드 과자점'의 건물로 꽤나 근사하다.

- 선물용 구매가 많은 탓인지, 일부 제품들 포장지 속에 방부제가 하나씩 들어가 있는데, 이 또한 인상적.

- 다만 흔히 아는 피자빵, 고로케, 소세지빵과 같은 종류는 거의 없는 것 같았으며, 달달한 제과류가 주를 이루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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