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먹기행 (445) - 경기 부천시 소사구 송내동 ‘털보해물탕’
뻔하지 않은 먹개론(槪論) 인플루언서를 꿈꾸는 관찰형 아재
지갑만 얇아졌을 뿐. 광고성, 홍보성의 글은 일절 없습니다.
부천으로 이사를 오며 ‘인하찹쌀순대’와 함께 반경으로 파악해 뒀던 해물탕집입니다. 노포까진 아니지만 구도심에 위치해 연식이 꽤 되어 보이는 집이기도 했는데요. 부천의 맛집을 검색하면 늘상 등장하는 단골과 같은 곳이기도 합니다.

해물탕, 해물찜, 아귀찜 등 양념 베이스의 해산물 탕과 찜을 주력으로 하는 곳.


꽤 오래전 ‘오늘 뭐 먹지’라는 TV 프로그램에도 출연한 적이 있는 사장님인데요. 당시 종종 시청하던 프로였는데 사장님과는 구면일 수도 있겠습니다? 여하튼 가게 외부로 걸린 방송 이력의 흔적들을 보면 소위 요새 트렌드 맛집이라기보단 구 세대의 맛집에 속하는 듯했습니다. 필자는 이런 곳이 잘 어울리긴 합니다.
Since 1994, 부천시 송내동에 위치한 ‘털보해물탕’이란 곳입니다. 사백마흔다섯 번째 고독한 먹기행으로 만나보겠습니다.


꽃 화분들이 반겨주는 털보해물탕입니다. 앞서 사진 속 주인 할머니가 기르시는 꽃들로 옥상에서도 뭔가를 재배하고 기른다고 하십니다.

시작하기 전 고마운 여담으로, 이날 먹고 나서는 길로 갑작스런 우박과 소나기가 쏟아져 내렸는데요. 건물 안에 잠시 머물고 있자 할머니께서 직접 재배했다는 블루베리를 듬뿍 건네주셨습니다. 힘이 넘치는 할머니, 우리 외할머니와도 닮은 그런 기운의 주인 할머니셨습니다. 어찌 그 무수한 방송에 출연하셨을지도 예측이 되는, 간만의 기운 넘치는 할머니라 기분이 괜히 좋아졌었네요.

돌아와서 지하에 위치한 이곳. 내려가면 이젠 사라져 버린 논란 속 추억의 맛집 프로그램들 출연 액자들이 보입니다.

그리고 적지 않은 규모의 내부가 등장합니다. 늘 반가운 건 좌식이라 좌식으로 착석했습니다. 그리고 왜 상호가 털보인가 하고 보니, 주방에서 나오는 엄청난 머리숱의 아들 사장님으로 추정되는 분이 등장. 그 나이에 비해 머리가 펑키한 인상이 강했는데, 아버지 되시는 주인 할아버지분의 수염이 풍성하셨을까? 그래서 털보인가? 연인과 가볍게 그런 이야기만 주고받았습니다.

메뉴판입니다. 해물탕과 해물찜만으로 해서 점점 살이 붙지 않았을까 싶은데, 종류가 상당했습니다. 상호대로면 기본은 해물탕 아니면 찜인데, 이날은 찜으로 갔습니다. 자주 찾던 은평구의 ‘미각아구찜’보단 값이 더 나가네요. 해물찜 특소(2인) 기준 1만 원 정도의 차이가 납니다.
때문에 가격적인 부담이 느껴지는 건 사실이었습니다. 입소문에 대한 값일지 재료의 차이일지는 모르겠습니다.



변호를 해보자면 나오는 찬의 가짓수는 보다 많습니다. 반죽에 매생이일지 파래일지 색을 넣어 초록빛이 나는 당근애호박전, 그리고 기본 찬들입니다. 동치가 맛이 참 적절했는데 정갈한 맛이 있던 찬들이라 하겠습니다.

그리고 등장한 해물찜 특소입니다. 동태 이리와 곤이, 갑오징어, 살오징어, 문어, 새우, 아귀의 구성입니다. 아귀의 비중이 좀 큰 편인데, 거기에 각종 해산물을 보탠 해물 종합 세트찜이라 보시면 되겠습니다. 맵게 요청도 가능하다 하여 맵게 요청을 했는데요. 아쉽게도 그리 맵진 않네요. 너무 자극적으로만 살아온 해물, 아귀찜 인생이기에..

그래도 깔끔한 양념의 맛. 필자의 취향과는 딱 반대되는 적당한 간의 자극적이지 않은 해산물찜을 원하시는 이들에겐 적당하겠습니다. 매운 아귀찜만 찾아왔던 필자에겐 약간은 심심했던 해물찜. 아, 해물탕이었으면 또 달랐으려나요? 해물탕이나 매운탕을 맵게 즐기진 않으니 더 깊고 그윽한 맛을 느꼈을지 모르겠습니다.

우박과 소나기가 참으로 대차게 내리는 날, 밖은 어떤 줄도 모르고 털보해물탕에서 느긋하게 해물찜을 즐긴 이야기였습니다.
경기도 부천시 소사구 송내동의 ‘털보해물탕’
- 영업시간 매일 12:00 ~ 21:00
- 주차는 불가해 보였다.
- 지하에 위치해 있고, 좌식도 지원한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한다.)
- 화장실은 남녀 분리형 건물 화장실로 1층으로 올라가야 한다.
- 부천 구세대 맛집의 느낌. 자극적이고 맵지 않은 해물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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