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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편

(종로구/종로6가) LG트윈스를 위한 포차인가? 장사를 위한 포차인가? '엘지포차'의 수제안주돈까스와 응원

고독한 먹기행 (33) - 종로구 종로6가의 '엘지포차'


제대로 야구혼에 휩쓸린 날이다.

덕분에 내 팀과 글쟁이의 본분을 잠시 잃어버린 날이기도 하다.


2022년의 이야기입니다. 가을 야구 시즌, 절친한 서울 친구가 응원하는 LG의 한국시리즈행 티켓 공방을 지켜보는 입장. 참으로 씁쓸하면서도 부럽더군요. 필자의 고향 연고팀인 한화는 연이은 추락을 맞이했기 때문에 더욱 그랬습니다. 허나 가을 야구뿐만 아니라 참으로 부러운 것이 하나 더 있었으니.

 

서른세 번째의 먹기행 이야기이도 한데요. 종로, 동대문 인근에 위치한 LG팬들의 특별한 아지트, '엘지포차'를 한 번 만나보도록 하시죠.

 


※ 상세한 매장의 요약 정보는 본 게시글 최하단에 정리해 두었으니, 시간이 촉박한 분들은 요약 정보만 참고 부탁드립니다. ※


 

구 야외 포장마차의 모습에서 실내로 이전한 '엘지포차'의 모습입니다.

도착한 '엘지포차'의 모습입니다. 이전엔 '광장시장'과 '청계천' 사이로 위치해 있었는데요. 현재는 이렇게 안락한 실내의 보금자리를 얻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실외의 모습에서 말이죠. 물론 이 또한 실내로 착각하게 만들 스피커 빵빵한 대형 모니터들이 사방에 깔려 있었으니, 나름의 매력이 또 있었다고 하겠습니다. 정말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것 같아요. 흡사 장사를 위한 포차인지, 'LG트윈스'를 위한 포차인지, 참으로 술집의 영역을 넘어선 듯한 독특한 모습이었는데. LG의 유니폼을 입고 팬심 굵직한 손님들이 들어차 응원하며 술을 즐기는 모양새가 참으로 보기 좋더군요. (필자의 경우 본문에서 상호를 제외하고는 가급적 '엘지' 아닌, 'LG'로 표기하겠습니다. 최소한 타팀의 팬이라는 본분을 유지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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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와 현재 '엘지포차'입니다. 서울 친구도 만날 겸, 그런 친구를 위해 이곳을 소개시켜줄 겸, 포스트시즌 3차전 경기 관람을 위해 고척돔 아닌 동대문 인근으로 새단장한 '엘지포차'로 향했습니다.

 

 

입장해 보시죠. 들어가는 길입니다. 소소한 야장의 격인 테이블도 마련이 되어있는데요. (포스트시즌인만큼 몰려들 팬=손님을 위해 깔아둔 듯한데, 매번 야장을 펼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자세히 보면 'LG트윈스'와 콜라보를 한듯한 클라우드 맥주 테이블입니다.

 

 

벽면부터 각종 소품, 야구선수들의 흔적이 한가득. 허나 이건 실내에 비하면 약하다 할 수도 있겠습니다. 아직 본 무대에 입장하기 전입니다.

 

 

사진으로 모든 걸 담지 못해 아쉬운 감이 있지만, 대략 이러합니다.

 

 

일찍 도착해 자리는 여유로웠는데요. 아무래도 가을야구가 한창이었던 때로, 역시나 퇴근시간 종료와 함께 손님들은 금세 만석이 되었습니다.

사방팔방이 LG, 'LG 트윈스'의 소품 및 야구 소품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보면 싸인볼은 우스울 정도로 가득차 있는데. 이거 경매에 부친다면 값어치가 상당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 또한 해봤습니다. 너무 많은 볼거리로 인해 블로그 집필의 본분을 잃어버릴 것만 같은 집.

 

 

마음을 바로잡아야 했습니다. 이곳은 엄연히 포장마차이니 말이죠. 주문을 하려는데, 참 메뉴판도 한 장 한 장 소개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1군, 2군, 3군, 퓨처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먼저 가볍게 나름 이곳의 시그니처인 수제안주돈까스를 주문한 필자입니다.

 

 

요런 모양의 두툼한 돈까스입니다. 포장마차의 안주돈까스죠. 아무래도 이런 컨셉이 명확한 공간에서 음식은 평소와 달리 힘 좀 빼고 즐길 수 있겠더군요. 주 목적은 야구관람과 술이니, 곁들이는 안주 정도로 감안하면 좋을 듯합니다. (그런 예외처리가 가능할 정도로 음식 먹을 새 없이 야구혼에 휩쓸려 버립니다. 이후 글을 참고하시죠.)

 

 

그래도 몇 마디 남기자면 소스는 묽은 편이어서 필자 개인 취향으론 아쉬운 감이 있긴 했습니다. 이후엔 돼지김치찌개, 계란말이 등을 시켜 야구가 끝날 때까지 즐겼는데요. 음식의 퀄리티는 전반적으로 포장마차의 흔한 정도입니다. 다만,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이곳의 목적성으로 카바가 되는 수준이죠.

 

 

'목적성', '컨셉' 등의 단어를 언급한 이유입니다. 야구 시작과 함께 이곳은 전혀 다른 세계가 되어버렸습니다. 오래 전 야외 포장마차시절 방문했을 땐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포스트시즌이다 보니 북과 앰프까지 등장했습니다. 모든 이들에겐 깃발이 지급됩니다. (사장님이 손수 나눠주시더군요.) 

 

 

이곳은 순식간에 1루 홈팬의 응원석이 되어버렸습니다. (심지어 필자가 앉은 좌식의 공간은 외야석, 테이블은 내야석으로 구분하고 있더군요.) 여기저기서 일어나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오로지 야구를 위해 구성된 포차로 앞, 옆 2면에 큼직한 TV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죠.

 

 

한화팬인 필자지만, 당시엔 그렇게 LG를 응원해 주기로 했습니다. 조심스럽게 챙겨간 한화의 유니폼은 오래 입지 못했습니다. 옆테이블의 안쓰러워하는 격려와 여기저기서 힘내라는 눈빛 때문에 말이죠.

 

사진을 자세히 보시면, TV 앞으로 의자에 올라, 서 계시는 분이 보이시나요? 사장님입니다. 직접 열띤 응원을 이끌고 계신데요. 이처럼 경기가 시작되면 사장님인지, 응원단인지 모를 줄타기가 시작됩니다. 정말 갑자기 바로 옆에서 응원하고 계시기도 하구요. 흥에 취해 필자의 외야석(좌식테이블)으로 올라오셔서 함께 어깨동무를 하고 으차으차를 하시기도 하구요.

 

 

코로나가 끝나가는 걸 느끼기도 했는데, 참 오래간만의 그런 시끌벅적한 종로 먹기행이었습니다.

 

그 언제인가, 한화와 LG가 정상에서 붙는 날에 방문할 수 있기를 기원하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정열의 '엘지포차'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종로구 종로6가의 '엘지포차'

- 영업시간 매일 16:00 ~ 새벽 02:00

- 주차는 불가하다.

- 실내는 테이블과 좌식이 혼재, 야외 테이블도 구비

- 화장실은 외부 건물 계단에 위치 (남녀 공용)

- 얼핏 듣기로 'LG트윈스'의 팬클럽 회장 내외분(정확하진 않다.)이 운영하는 곳으로, 단순한 팬심 이상으로 극강의 야구혼에 취할 수 있는 곳.

- 조용히, 또는 점잖게  술을 마시며 야구를 즐기려는 이들은 야구혼에 휩쓸릴 수 있으므로 주의.

- 포스트시즌 경기 다시 18시가 되면 거의 가게는 만석 (웨이팅도 발생.)

- 17시에 도착해 무사히 실내에 입장할 수 있었다.

- 요약 정보로만 담기 힘든 목적과 컨셉이 분명한 포차. 요약 정보만으로 담기 어려운 점들은 사진을 참고하면 이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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