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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편/제주도

(제주시/오라삼동) 공항 인근의 정갈한 갈치조림 1인분, '도라지식당'의 갈치조림과 자리돔조림

고독한 먹기행 (26) - 제주시 오라삼동의 '도라지식당'


아무리 글을 보탠들 구차해지고 구구절절할 뿐. 공깃밥 2그릇, 소주 2병 뚝딱!


제주 여행의 마지막 날일 겁니다. 아무래도 비행기 탑승 준비를 하랴, 무엇 하랴 시간이 촉박해 마지막 날의 아쉬움이 남는 시간일 텐데요. 필자는 뭍으로 떠나야하는 제주의 마지막 날도 제주 여행의 묘미 중 하나로 꼽습니다. 한 점심쯤으로 렌트카를 반납하는 그 순간부터를요.

 

'도라지식당'의 모습입니다. 보시는 것과 같이 전용 주차장이 널찍하게 구비되어 있기에 주차 걱정은 없겠습니다.

바로 차량 반납과 함께 여행 내내 따라다닌 '운전의 족쇄'가 풀리는 순간이기 때문이죠. 큼직한 걸 하기 애매한 마지막 날이다 보니 시간이 금방 지나가 아쉬움은 있겠지만, 공항 인근에서 제주에서의 낮술이 가능해지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스물여섯 번째 먹기행의 소재는 제주도 여행 마지막 날, 공항 근처에서 낮술 한잔하기 좋은 곳입니다. '도라지식당' 한 번 만나보시죠.

 


※ 상세한 매장의 요약 정보는 본 게시글 최하단에 정리해 두었으니, 시간이 촉박한 분들은 요약 정보만 참고 부탁드립니다. ※


 

바로 들어와 봤는데요. 음, 내부가 조금 고풍스럽다 해야 할지, 그런 정갈한 멋이 있습니다. 어떤 느낌도 들었냐면, 연식이 오래되었으나 갖출 건 갖춘, 그런 호텔 1층에 있을 법한 식당이랄까요?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이곳도 제주도의 '백년가게'더군요. 좋습니다. 그렇게 살피는데, 뭐 메뉴들이야 제주도에서 흔히 보는 메뉴들이지만 특이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갈치조림을 보시면 小짜는 쉽게 볼 수 있지만 이곳에서는 1인분 갈치조림의 개념인가 봅니다. (값도 다른 집 小짜에 비해 저렴하긴 합니다.)

 

즉, 1인용 갈치조림이란 것인데, 이거 좋군요. 둘이 왔다면 넉넉하게 하나를 더 선택할 수 있는 셈이니 말이죠. 물론 돈은 더 지출이 되겠지만, 잡아둔 예산을 벗어나진 않았기에 조금 더 많은 메뉴를 선택할 수 있다면 더욱 좋을 상황이었습니다. (1인분, 왜 많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필자 같은 이들이라면 하나의 메뉴를 더 시키고 말테니, 나름 영업 전략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게 추가한 메뉴는 당일바리 갈치호박국이었습니다. 필자의 연인이 굉장히 좋아하는 메뉴로 당시 여행에서는 두 번째로 만난 메뉴였죠.

 

 

자 주문과 함께 밑반찬이 깔리기 시작합니다. 음, 식당의 내부만큼이나 보기에도 정갈한 느낌이네요. 가게의 이름이 '도라지식당'이지요. 설마 도라지무침이 나오겠어? 했는데 정말 등장했습니다. 특이하게 무가 함께 섞였다고 하네요. 양념이 걸쭉하긴 한데, 쌉싸름한 향이 퍼지는 도라지의 단맛은 참 좋습니다.

 

 

이야, 이 녀석. 보고 반가웠습니다. 오래간만이네요. 필자가 굉장히 좋아하는 제주의 녀석인데, 자리돔조림입니다. 제주에선 갈치조림과 마찬가지로 밥 반찬으로 굉장히 선호하는 음식인데요. 머리 째로 씹으면 그 녹진한 맛이 참 일품이기도 합니다. (다만, 어느 조림보다도 그 맛이 심히 강렬합니다. 약간의 비린 맛, 녹진한 맛을 선호하지 않는다면 맞지 않을 테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두부조림도 등장했습니다. 두부조림 앞에선 아이가 되어버리곤 하는 필자입니다.

 

소소하게 담겨나온 생미역국이랄지 좀 독특하고 맑은 맛의 미역국을 빠트렸네요. 이렇게가 기본 찬입니다. 참 메인이 등장하기 전이지만 좋아하는 찬들의 구성으로 한라산이 요동치는 듯하네요. 고대하던 막날의 제주 낮술이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아쉬움은 이렇게 날려버려야 합니다. 바로 한라산 소주를 주문한 필자입니다.

 

 

나왔습니다. 어찌 나올지 궁금했는데 1인분의 갈치조림이랍니다. 제철 갈치여서 그런진 모르겠으나 굉장히 실하고 크네요.  유독 통통하단 느낌이었습니다. 조더해 갈치 알들인 것 같은데 조림국물 곳곳에 펴져있네요. 두고두고 끓일 수 있는 부루스타는 없지만, 1인분이니 큰 상관은 없습니다. 보니 금방 졸아버리고 말겁니다.

 

구성은 그렇게 도톰하고 큼직한 갈치 2조각, 빠질 수 없는 무가 큼직하게 들어가 있습니다.

 

식사를 시작했는데요. 음, 살점이 입에서 녹아내리네요. 갈치 특유의 맛은 느껴지는데 살은 녹는 그런 맛입니다. 워낙 좋아라하는 갈치조림인데, 녀석은 또 새롭습니다. 좋네요. 양념은 칼칼함보단 단맛이 조금 강해 아쉬운 느낌입니다. 칼칼한 갈치조림의 스타일으 좋아하거든요.

 

 

이 녀석은 함께 나온 갈치호박국입니다. 청양고추까지 함께 들어가 시원하고도 칼칼한 맛이 참 일품이네요. 맑은 국물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제주에서 갈치호박국은 필수입니다. 싱싱한 갈치를 써서 그런지 몰라도, 비릿한 맛이 느껴지지 않는 아주 은은하게 개운한 맛입니다. 갈치국도 맛있네요.

 

 

설명이 필요없는 조합이었습니다. 걸쭉하거나 진한 양념 맛이 개인 취향엔 딱 들어맞진 않았으나, 확실히 정갈하면서도 그윽한 이 집만의 색은 느껴졌습니다. 왜 '백년가게'인지도 알 것 같습니다.

 

넓은 식당의 내부를 둘러보니 이미 여러번 찾았던 손님들도 다시 찾는가 보더군요. 공항 인근으로 제주 여행 시작 또는 끝에 방문하기 좋은 곳이라 정의하겠습니다.

 

'도라지식당'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제주시 오라삼동의 '도라지식당'

- 영업시간 09:00 ~ 20:30 / 매주 화요일 휴무

- 대중교통 이용 시 공항 인근의 버스로 10~15분가량 소요

- 주차는 여유 있게 가능 (식당 앞 전용 주차장)

- 갈치조림 小짜 (1인분)이 가능한 집. 다른 집 小짜 대비 저렴하나, 그래도 가격은 어느 정도 있음.

- 화장실인 내부에 위치 (남녀 구분, 마찬가지로 연식이 오래된 호텔의 깔끔한 화장실 느낌.)

- 상호와 같이 도라지무침도 기본 찬으로 등장, 더불어 자리돔조림도 맛볼 수가 있다.

- 2인 기준 갈치조림 1인분에 더해 다른 메뉴를 선택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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