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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편/충남 서산과 당진

(충남/당진시) 암꽃게 게장 정식 ‘장수꽃게장전문점’

고독한 먹기행 (236) - 충남 당진시 원당동의 ‘장수꽃게장전문점’

 

뻔하지 않은 먹개론(槪論) 인플루언서를 꿈꾸는 관찰형 아재

지갑만 얇아졌을 뿐. 광고성, 홍보성의 글은 일절 없습니다.


 

매번 대전을 향하는 길로 지나치기만 했던 도시 특집입니다. 명절을 기해 경유하는 도시들을 종종 찾아보곤 하는데, 궁금하면서도 선뜻 가기 힘든 곳이 당진, 아산, 천안, 평택 등이었습니다. 내륙에 가까운 도시이기도 하고 워낙 번화가가 적은 곳들이니 말이죠. 그래도 일말의 기대라면 충남 서산에서의 먹기행의 결과치가 상당히 쏠쏠했다는 점.

때문에 첫 경유지로 정한 곳은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면 매번 지나치는 당진이었습니다.

 

 

당진 하면 무엇이 있는고 하고 검색하니 나오는 향토음식 꺼먹지, 깻묵된장 등. 기대를 했었는데 출발 직전부터 예기치 않은 차량 배터리 방전으로 운이 따라주질 못했네요.

그리하여 늦은 시각 겨우 도착하여 선정하게 된 소재가 꽃게입니다. 그나마 무난한, 충남 하면 빠지지 않는 키워드 중 하나가 또 꽃게였으니, 당진 또한 꽤나 많은 연관 식당들을 갖추고 있는 듯해 꽃게장집들 중 한 곳을 찾아가 봤습니다.

당진시 원당동에 위치한 ‘장수꽃게장전문점’을 이백서른여섯 번째 고독한 먹기행으로 만나보겠습니다.

 

 


게시글 하단의 요약 정보만 참고 가능


 

 

 

 

 

 

 

기술했다시피 예기치 못한 저녁 도착이었습니다. 그래도 출발 직전이라 다행이었다 액땜한 셈 치며 도착한 당진시입니다.

내도착과 즉시 허기로 인해 짐만 풀고 바로 도착한 이곳은 ‘장수꽃게장전문점’. 꽃게장으로 유명한 다른 터줏대감 같은 곳도 있었지만 숙소와 도보 거리로도 유용해 이곳을 찾았습니다. 사진과 같이 도로변으로도 입구가 있고 뒤쪽으로도 입구가 있음을 참고만 부탁드립니다.

 

 

 

 

뭔가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실내형의 구조는 참으로 오래간만이네요.

그런 부분 때문에 이런 생각이 든 게 아닐까도 싶은데, 손님은 없고 신발을 벗고 들어간 따땃한 곳에서 게장의 정식이라.

흡사 어린 시절 친구집에서 느지막이 놀다가 저녁 한 끼 얻어먹고 가는 추억이 관통했습니다. 한적한 지방이라 더욱이 그런 향수를 떠올렸나 봅니다.

 

 

 

 

그럼에도 반전이라면 홀은 한적하지만 포장 주문 손님들은 상당했다는 점입니다. 포장 주문 전화가 계속해서 들어왔고, 찾으러 오는 이들도 정기적으로 나타났습니다.

 

 

 

 

메뉴판으로 넘어가겠습니다. 가격은 다른 집들 대비 그럭저럭 보통의 수준이네요. 인상이 된 것 같은데 여수 게장골목의 유명집과도 같은 가격입니다. 암꽃게 기준으로 서울과 비교하자면 5천 원 정도 저렴한 정도이니, 그래도 지방이라 저렴한 건 맞고 차림새를 봐야 좀 알 것 같네요.

 

 

 

 

‘이런 건 꽤나 깊숙한 지방에서나 보이는 건데.’ 하고 보니 올드한 폰트로 쓰인 ‘당진군.’ 시로 승격되기 전 시절에 활용되던 것인가 봅니다. 그 시절의 음식판이니 쓰인 가격대의 물가가 괴리감이 있는 것이 어색하고도 재밌습니다.

그렇게 대표 음식 꽃게장 2인을 주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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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게장 정식 2인

 

찬들과 함께 빠르게 등장했습니다. 알이 밴 실한 암꽃게입니다. 산란기의 꽃게철이 따로 있으니 급랭으로 추정되지만, 이리 모양이 잘 잡힌 암꽃게라니. ‘마치 바로 바다에서 건져낸 녀석 같지 않은가?’

아니, 오바 좀 보태 부활을 시킨 것도 같습니다. 이만큼 알이 찬 게는 오래간만이기도 해 그 색감이 참 인상 깊었네요.

 

 

 

 

같이 나오는 찬들은 이 정도입니다. 전라도 여수의 돌게장 정식에 비해 가짓수는 적다 해도 꽤나 실속은 있었다고 하겠습니다.

 

 

 

 

떠먹을 것으로 차완무시처럼 등장한 탱글탱글 밀도 높은 계란찜입니다. 애호박 고명이 들어갔는데, 왠지 이런 건 계란찜이란 단어보단 달걀찜이 더욱 어울립니다.

 

 

 

 

된장찌개는 간이 좀 있었는데 즐기기 무난했습니다.

그 외의 찬들은 간이 딱 맞았으니까요. 고추장아찌도 창란젓도 간만의 입맛 돋워 줄 반가운 찬들입니다.

 

 

 

 

바로 꽃게장부터 시식을 들어가 봅니다.

 

 

 

 

‘크, 좋다.’ 굉장히 녹진한 맛의 알은 참 풍부하네요. 흡사 고농축의 노른자를 먹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실한 알이 이런 진한 맛을 주는구나. 갑작스럽게 차가운 아이스크림을 접한 듯이 머리가 띵할 정도로 녹진했습니다. 게장의 간장은 짜지 않아 김과 밥을 곁들이기 딱 괜찮은 정도. 간이 참 좋습니다.

 

먹었던 게장 중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이구요. 이게 별도의 기술이나 노하우가 있는 건지, 알알이 형태가 입안에서 식감으로 하나하나 개별적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생각이 잔인하지만은 갓 잡은 게를 즉석해서 게장으로 만들어 먹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의 싱싱함. 이곳 장은 제철이 중하진 않은가 봅니다.

그럼에도 핸디캡이라면 베이스는 워낙 통상적으로 아는 맛이기에 멀리서 구태여 꼭 찾긴 애매하단 점. 당연하지만 이 꽃게장만을 위해 장거리를 감행하긴 어렵겠습니다. 그저 당진을 방문하거나 경유할 때 찾기 좋은 집으로 정의했습니다.

물론, 가까웠다면은 필자도 자주 찾는 포장객들 중 하나였을 겁니다. 오늘은 찜으로 할지 무침으로 할지 탕으로 할지 선택지들을 고민해 가면서 말이죠.

 

 

 

 

그렇게 참으로 맛있게 즐겼는데 긴장한 몸으로 간장 밴 팔딱팔딱 싱싱한 녀석들을 허겁지겁 밥 두 공기와 함께 욱여넣어서였을까요? 슬프게도 이날 저녁 급체가 찾아오고 맙니다.

우스갯소리로 워낙 싱싱한 게장, 흡수가 빠르지 않을 수 있으니 몸도 마음도 뜨끈할 때 잡수시기를!

 

모처럼의 당진에서 즐긴 ‘장수꽃게장전문점’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충남 당진시 원당동의 ‘장수꽃게장전문점’

- 영업시간 11:00 ~ 21:00

- 브레이크타임 15:00 ~ 17:00

- 라스트오더 20:30

- 매달 2, 4번째 월요일 정기휴무

- 주차는 불가해 보이는데, 지방 특성상 동네가 한적해 어렵지 않아 보인다.

-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테이블식 구조 / 화장실은 외부에 위치

- ‘허영만의 백반기행’에도 출연한 적이 있는 당진의 꽃게장 전문점.

- 이곳과 유명집 한두 곳이 보였는데, 숙소에서 도보로 이동하기 좋아 선정했다.

- 전반적으로 찬도 그렇고 간이 좋았다. 알이 밴 꽃게장은 손에 꼽을 정도로 맛이 좋았다.

- 다만 간장 외엔 고추 등의 양념이 들어가지 않아 순한 스타일의 게장이라 보시면 되겠다. 내장과 알이 워낙 진해 끝에 물리는 감은 살짝 올 수가 있다.

- 암꽃게로만 담그는 집으로 재료의 선도가 입안에서도 느껴진다.

- 주로 포장객들이 많아 한적하게 즐길 수 있는 점도 나름의 메리트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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