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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편/종로구

(종로구/청진동) 양념 맛이 나는 불을 쓰는 집인가? '참새집'의 참새꼬치와 소라구이

고독한 먹기행 (21) - 종로구 청진동의 '참새집'


정말 양념 맛이 나는 불이라도 쓰는 집일까? 모듬꼬치로 다음을 기약했다.


개인적으로 종로, 을지로 일대의 탐방을 굉장히 좋아하고 즐기는 필자인데요. 이날도 꽤나 오래간만의 종로 먹기행이었습니다. 맛집 프로그램은 잘 믿지 않는 편인데, 허 선생님이 추천한 '유진식당'의 맛에 반해, 좋은 리듬을 위해 추가로 방문하게 된 2차의 집이었죠.

 

 

 

간판의 상호만 보자면 방앗간을 연상케 하기도 하는 집. 스물한 번째의 먹기행의 소재는 종로 피맛골 인근에 위치한 꼬치구이집, '참새집'입니다.

 

 


※ 상세한 매장의 요약 정보는 본 게시글 최하단에 정리해 두었으니, 시간이 촉박한 분들은 요약 정보만 참고 부탁드립니다. ※


 

거짓이 없는 가게의 상호입니다. 정말 리얼한 참새꼬치를 맛볼 수 있는 곳이거든요. 말 그대로 참새가 통으로 구워져 나오기

때문에 누군가는 뜨악할 수 있겠습니다. 이 부분은 사전에 유의 부탁드립니다.

 

 

 

 

자, 방문기부터 시작합니다. 길 건너로 보이는 참새집의 외관입니다. 본래 있던 피맛골의 자리에서 현재의 자리로 이전해 왔다고 하네요. 자리를 한 번 바꾸었음에도 외관에서부터 세월의 가닥이 느껴지는 듯해요. 사람이 오래 살다 보면 연륜을 숨길 수가 없듯, 40년 가까이 되면 나름의 역사를 숨길 수가 없나 봅니다.

 

참, 이른 초저녁부터 가게를 밝히는 호롱불. 이거 외관만 보자면 들어갔다 무사히 나올 수 없을 것 같은 느낌도 들어요. 도전심의 불을 지피더군요.

 

 

 

그렇게 입장했습니다. 내부부터 살펴보겠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작은 점포일 것 같았는데, 이거 내부가 굉장히 깔끔하고 아늑합니다. 넓기도 넓어요. 테이블도 그렇고 전반적으로 청결하단 느낌이었는데, 오바 보태 주인분의 성격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음식 맛이 예측될 정도이기도 합니다. 그냥 굉장히 맛있을 집이겠다라는 직감이 팟 하고 왔습니다.

 

보시다시피 복층의 구조더군요. 1층은 테이블, 2층은 신발을 벗고 올라가는 좌식의 구조입니다.

 

 

 

 

메뉴판입니다. 모듬꼬치가 이곳의 메인인가 봅니다. 꼬치 및 기타 안주류가 거의 통일된 가격으로 나열되어 있는데, 그중에서도 저 참새꼬치와 메추리. 임팩트가 상당합니다. 어린 시절 소쿠리로 참새잡이는 해본 적이 있던 필자지만, 먹는 건 또 처음이기에 긴장감이 살짝 맴돌았습니다.

 

우선 참새 1인분, 소라구이 주문. 술은 아무래도 사케에 취약한 연인이기에 분위기라도 낼 겸 복분자주로 대신하는 나름의 기지를 발휘해 봤습니다. (메뉴판에 없지만 소주도 물론 판매 중입니다.)

 

 

 

 

기본 찬이라 해야 할지, 안주라 해야 할지 모호한 찬이 종지가 등장했습니다. 먼저 무절임, 치킨무에 가까운 맛인데요. 편생강도 들어가 있어 알싸한 맛도 주네요. 꼬치 특유의 느끼함을 잡아주기 위함인가 봅니다. 편생강은 꼬치에 얹어 곁들여 먹어도 좋더라구요. 그 외에 소금, 산고추장아찌 정도인데, 이 정도면 느끼함의 반란은 충분히 막을 수 있겠네요.

 

자, 그렇게 주방쪽에서 꼬치를 굽는 모습을 보며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린 필자입니다.

 

 

 

 

메뉴가 나왔구나 했는데, 음? 아, 서비스라고 합니다. 필자가 대단해서라기보단 맛보기와 같이 여러 손님들께도 내주시는 듯해요. 좋네요. 참 먹음직스럽네요. 어향가지나 가지볶음 등 가지 요리를 워낙 좋아하는 필자기에 참으로 땡큐이기도 합니다.

 

자, 한 입 해보는데, 오호. 잘 구워진 가지와 함께 느낀 소스가 굉장히 좋았습니다. 기분 탓인지 모르겠으나 소스에서 훈연의 향이 도는 것도 같았어요. 부가 작업을 하는 것이 아닐까, 추정해 보는 필자입니다.

확실한 건 다른 꼬치집 대비 굉장히 달큰한 불맛의 풍미가 좋았는데요. 이거 다음엔 꼭 모듬꼬치를 정복해 봐야겠다 라는 생각이 바로 듭니다.

 

정말 식욕을 돋우는 에피타이저 꼬치였습니다. 시작이 굉장히 좋습니다.

 

 

 

 

이어 등장한 메인 중 하나, 소라구이입니다. 정말 잘 구워졌네요. 짬조름한 소라 표면의 소금맛과 고소한 기름의 맛이 참 절묘합니다. 씹으니 단맛도 배어나오구요. 희한합니다. 단순한 꼬치구이일 뿐인데, 맛은 길게 표현이 가능하네요.

 

이쯤 되니 의심스럽습니다. 이 집, 양념 맛이 나는 불이라도 쓰는 걸까요?

 

 

 

 

역시 종로의 내공은 역시입니다.

 

 

 

 

자, 대망의 참새구이와 은행도 나왔습니다. 비주얼은 꽤나 충격적일 수 있겠어요. 어린 시절 시골의 개구리 구이도 익숙하게 즐겼던 필자이기에 큰 영향은 없었지만, 연인은 알 수 없는 미소를 짓고 있었으니 말이죠.

 

 

 

 

그렇게 통으로 음미해 봤습니다. 음, 뭐랄까요. 굉장히 응축된 맛입니다. 연인의 표현도 꽤나 적절했는데, '닭이 응축된 맛과 같다.'라는 표현을 하더라구요. 필자도 어느 정도 공감했습니다.

 

보이는 것과 다르게 짭조름한 맛 보단 꼬소름하고, 꾸수한 맛이 난다고 할 수 있겠어요. 흙향이 나는 것과 같은 쌉싸름함도 꽤나 느껴지구요. 하지만 머리까지 먹으니 그때부터 녹진하면서 진한 맛이 배어 나오더라구요. (머리는 생각보다 무르기 때문에, 씹기 불편하진 않았습니다.)

맥주 안주로 왜 찾는지 알 것 같네요. 조금만 더 익숙해진다면 상당한 별미로 자리 잡을 듯합니다.

 

그나저나 와그작와그작 먹는 필자와 달리, 유독 젓가락을 튀기는 듯한 연인이기에 어쩔 수 없이 주종을 선회해 새로운 메뉴로 가야 했습니다.

 

 

 

 

'참새집'의 치즈계란말이도 한 번 주문해 봤습니다. 음, 귀여운 매력이 있네요. 종로스러움도 배어있고 말이죠. 으레 나오는 속에 치즈가 들어간 계란말이가 아닌, 부침에 가까운 모습인데요. 그 위에 모짜렐라 치즈가 얹어진 모양새입니다.

배가 부른 상태였기에, 술안주로는 나쁘지 않네요.

 

그렇게 성공적인 리듬의 종로 먹기행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외부에서 찍은 구워지기 전 참새의 모습은, 필자가 봐도 올리기가 그렇더라구요. 음식이 된 꼬치만 소개하며 글을 마치고자 합니다. 

 

 

 

 

그런데 벽면에 또 90년대 합성의 느낌으로 참새가 떡 하니 붙어 있으니. 이것 참 마음이.

피맛골 인근의 대폿집이자 노포인 '참새집'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종로구 청진동의 '참새집'

- 영업시간 월~금 14:00 ~ 새벽 01:00 / 매주 일요일 정기휴무

- 주차는 불가

- 대중교통 이용 시 종각역 2번 출구에서 도보 5분가량 소요

- 복층의 구조로 1층은 테이블식, 2층은 신발을 벗고 올라가는 좌식의 구조

- 화장실은 외부에 위치로 추정

- 참새꼬치, 메추리 등 독특한 꼬치를 포함해 꼬치 전반을 다루는 집 (기타 안주도 있음)

- 생각보다 넓고 깔끔한 내부가 인상적

- 전형적인 대폿집이자 노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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