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외

(스위스/그린델발트) 샬레에서 즐기는 알프스의 조식, ‘알펜호프’ 호텔

고독한 먹기행 (200) - 스위스 그린델발트 ‘알펜호프(Alpenhof)’



호텔의 조식은 그리 즐기지 않는 편이었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무언가를 욱여넣는 스타일은 아니기에, 그간의 먹기행 중엔 늘 조식과는 담을 쌓고 보낸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원체 다른 재료 때문일까요? 아니면 매일 겪는 타이트한 일정? 그것도 아님, 루체른에서부터 비용을 아끼기 위해 조식을 억지로 챙겨 먹은 덕일까요? 조식에 대한 인상이 확 달라졌습니다. (그린델발트란 동네가 갈만한 곳이 한정되어 그럴 수도 있습니다.)

 


‘이건 챙겨야 한다.’ 이제 어디서든 가급적 조식만은 놓치지 않겠노라 하고 말입니다.
그중에서도 단 한 곳 기억에 남는 곳을 꼽으라면 동화 같은 분위기에서 아늑한 아침을 맞이한 그린델발트의 샬레 호텔 ‘알펜호프’였습니다.
* 샬레(chalet): 스위스 산악지형, 언덕 등에 위치한 전통 가옥. 큼직한 오두막과도 같다.

벌써 이백 번째 고독한 먹기행이 되었습니다. 백 번째도 여행이었는데 이번에도 잊지 못할 특별한 추억으로 소재를 꼽자니 이곳이 적절하겠다 싶은 생각입니다. 호텔의 조식은 또 처음이네요.
스위스 그린델발트 ‘알펜호프’ 호텔의 조식을 개시해 보겠습니다.
 
 


※ 상세한 요약 정보는 게시글 최하단에 정리해 두었으니, 시간이 촉박한 분들은 요약 정보만 참고 부탁드립니다. ※


 
 




 

 


사진 한 장 한 장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아마 이런 생각도 했었던 것 같네요. 고작 4일 차의 스위스 여행 중 ‘아, 이제 고국으로 어찌 돌아가나?’ 라는 생각 말입니다.
실시간 원거리 통신이 만연한 시대에서 고국이 그립다는 표현은 이젠 옛말인가 봅니다. 시대가 달라진 것이죠. 눌러 앉고 싶을 지경이었습니다. 고작 4일 차라 그렇겠지만요.

좌우지간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 곳을 누빈다는 게 이런 기분이구나. 그만큼 아직은 해외여행이 익숙지 않은 필자에게 벅찬 감정을 느끼게 해 준 곳이었습니다.

반응형

 
 


이런 호사를 누려도 되는 것인가? 싶을 정도로 보이는 모든 것들은 비현실적이었고, 걷는 곳은 구름 위 같았습니다.



 


숙소 테라스에서 캔맥주와 간식거리도 흔치 않은 한 장면을 연출해 버리니, 이때쯤부터 통영과 여수, 주문진, 그리고 제주를 향한 애정이 주춤한 것도 사실입니다. 너무 비현실적이라 꿈같이 느끼면 홀린 듯 그렇게 되나 봅니다.





그렇게 둘째 날이었을 조식 시간입니다. 경사가 있는 구조다 보니 언덕 뒤편으로도 위치한 호텔의 입구를 한 장 남기고, 로비에서 이탈리안 가이들과 인사를 나눴을까요?
식당 문이 열리고 조식 개시였습니다.



 

 


워낙 규모가 작은 샬레형 호텔이라 그런지, 문 건너로 들리는 식기의 달그락 소리가 집중이 되어 유독 기대감을 증폭시킵니다. 조용히 기다리는 동안은 흔한 호텔의 조식 아닌 엄마의 아침밥을 기다리는 느낌이었습니다. (이탈리안 가이들에게서도 그런 게 느껴졌습니다.)



 


이내 식당 문이 열리곤 들어왔습니다. 바깥의 시원한 아침 공기와 은은한 내부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곳. 선착순으로 앉은 뒤 테이블 번호를 참고하고 커피, 음료부터 주문하면 직접 가져다주시는데요.
‘이렇게 조식으로 타이핑을 두드리게 될 줄 알았다면 사진이나 더욱 남겨둘 것을.’ 하고 급 후회가 밀려옵니다. 인생이 매번 늑장입니다.



 

‘알펜호프’에서 나만의 조식


다 비슷한 구성들이긴 한데, 이곳의 조식은 보다 따스한 분위기라 기억에 남았던 것 같기도 합니다. 그 옛날 알프스 소녀 하이디의 만화영화로, 어느 지브리의 애니메이션 속에 들어온 것도 같았으니까요.
한켠에 놓인 각설탕들도 아름다운 빛깔로 오밀조밀 비치되어 있었는데요. 멀리서 보면 한 편의 그림이지만 막상 자리에 앉으면 옹기종기 모여 있기도 해서 행동이 조심스러워지기도 했습니다.
조용하고 굉장히 편안한 식사였습니다.



 

 


이만큼 숙소 조식에 매력을 느낀 것도 처음이고 말입니다. ‘여행 중의 아침이 이렇게 편안할 줄이야.’

시간이 하루가 흘렀단 건 아쉽지만 아이러니하게 다음날 아침이 기다려지고 매번 눈이 팟 뜨였습니다.



 

그린델발트에서 부쩍 친해진 루겐 브로이로(Rugen Brau) 알프스에 알프스를 더해봤다.


‘알펜호프(Alpenhof)’란 단어를 찾아보니 대충 알프스의 앞마당도 되는 것 같은데, 되려. 눈앞에 알프스를 마당 삼았다가 돌아갔네요.

사랑하는 이와 함께한 잊지 못할 순간을, 오래 간직되도록 글로도 남겨봅니다.
이백 번째 고독한 먹기행의 이야기였습니다.

 
 


스위스 그린델발트의 ‘알펜호프(Alpenhof)’

- 체크인 14:00, 체크아웃 12:00 (당일 체크인 전으로 로비에 물품 보관도 가능하다.)
- 구글 맵에선 그린델발트 기차역에서 도보 5분이라는데, 여행객의 짐이 많다는 가정 하에 올라가는 길은 체감 10~15분은 소요되는 느낌이다. (샬레 특성상 오르막에 위치해 있어 약간의 고난을 동반. 이것도 양호한 편이란다.)
- 주차도 여유롭게 가능해 보인다. 세탁물 위탁 서비스도 가능한데 이는 너무 비싸 손빨래를 했다.
- 엘리베이터는 있지만 최저층 로비에는 없고 한 층 높이의 언덕을 올라간 뒷문, 즉 2층부터 객실용 엘리베이터가 시작된 것으로 기억.
- 스위스 전통 목조 가옥인 샬레 호텔로 동화 속에서 머무는 듯한 분위기다. 단, 값은 굉장히 비싼 편이었다.
- 객실뿐만 아니라 식당의 분위기 또한 그렇다.
- 가짓수는 적었던 것 같은데 가장 만족스러웠던 조식.


 

 


함께 읽으면 좋을 ‘고독한 먹기행’의 또 다른 스위스 관련 글

(스위스/그린델발트) 울버린이 앉아있을 것 같은 캐주얼 펍, ‘아보카도 바’

고독한 먹기행 (199) - 스위스 그린델발트의 ‘아보카도 바(Avocado Bar)’ 융프라우를 만끽하기 위한 그린델발트에서 유일하게 방문한 음식점이자 맥줏집입니다. 산악인들을 위한 거점의 마을이다

lonelyeating.tistory.com

(스위스/루체른) 루체른 도심을 닮은 생맥주, '라트하우스 양조장(Rathaus Brauerei)'

고독한 먹기행 (140) - 스위스 루체른의 '라트하우스 양조장'유럽이 초행길인 필자에게 스위스의 첫 행선지로 정한 루체른은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도착과 함께 보이는 카펠교와 로이스강의 풍경

lonelyeating.tistory.com

(스위스/루체른) 스위스식 감자전 뢰스티와 송아지소시지, ‘알프샬레’

고독한 먹기행 (143) - 스위스 루체른의 ‘알프샬레(Alpchalet)’해외 먹기행을 집필하다 보니 알 것 같습니다. 이거 참 보통이 아니네요. 글을 집필하기 전으로 꽤나 많은 시간이 듭니다. 생소한 언

lonelyeating.tistory.com

(스위스/베른) 치킨 슈니첼 샌드위치와 베른 대성당, ‘홀리푸드‘

고독한 먹기행 (198) - 스위스 베른의 ‘홀리푸드’ 남은 사진들을 정리하고 보니 이태리, 스위스의 글은 당분간 샌드위치 사진만 올라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필자에겐 감흥이 평이했는데요. 유

lonelyeating.tistory.com

 

 
 

728x90
반응형
그리드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