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먹기행 (288) - 종로구 부암동의 ‘부암동스코프’
뻔하지 않은 먹개론(槪論) 인플루언서를 꿈꾸는 관찰형 아재
지갑만 얇아졌을 뿐. 광고성, 홍보성의 글은 일절 없습니다.
고저가 있는 동네 부암동. 이전에 북악산을 오르는 길로 스치듯 찾았다가, 이젠 자주 들리고픈 동네가 되었습니다.
인왕산과 북악산길로 통하는 이곳. 저 멀리로 보이는 북한산으로도 둘러싸여 있는데요.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흡사 서울이 아닌 어딘가에 온 듯한 느낌도 받습니다. 마침 날이 풀리던 시기라 산책 겸 방문했는데, 꽤나 인기가 있어 보이는 베이커리 카페가 하나 있었으니. 고독한 빵지순례 섹션 수집을 위해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종류별 스콘들과 독특한 케익을 다루고 있는 집입니다. 오래간만의 빵지순례는 ‘부암동스코프’로. 이백여든여덟 번째 고독한 먹기행으로 시작해 보겠습니다.
게시글 하단의 요약 정보만 참고 가능
좁은 인도변에 위치한 부암동스코프입니다. 때문에 매장의 정면샷은 취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이곳뿐만 아니라 고저가 오르락내리락인 부암동 일대가 대개 그러한데요.
그래서인지 간혹 서울 아닌 해외를 거니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자주 보이는 등산객들을 보면 또 그렇지 않은 것 같기도 하네요.
그런 특색이 있는 부암동의 주말이라 그런지, 역시나 매장은 만석이었는데. 운 좋게도 자리 하나가 나와 바로 액션을 취했습니다. 과거 디저트 관련 오프라인 행사를 처음 시작했을 때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디저트와 베이커리의 열기. 앞으로도 영원히 상한가 고공행진이 아닐는지. 아주 나름의 어깨뽕으로 대한민국에 마카롱이 퍼지는데 나름 일조한 이력이 있는 필자가 아닐까 대놓고 언급을 해봅니다.
선드라이토마토파마산치즈 스콘&얼그레이 스콘
자, 들어왔으니 달콤한 녀석들과 아이&노즈 컨택의 시간입니다. 스콘으로 유명한 집이더군요. 그렇듯 초입엔 생각보다 다양한 종류의 스콘들이 깔려있었습니다. 그리 즐기진 않는 스콘이지만 메인이라기에 버터스콘과 이름도 긴 선드라이토마토파마산치즈 스콘, 얼그레이 스콘까지 둔탁한 3인방을 골라 담았구요.
카스테라처럼 생긴 레몬케이크.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녀석입니다만. 스콘의 팍팍 플러스 퍽퍽의 식감과 함께 목표했던 새로운 소재와 겹치는 감이 있어 지나쳤습니다.
오렌지바닐라케이크
바로 이 녀석 때문입니다. 레몬케이크와는 비슷하면서도 또 다른 종인 새로운 소재의 녀석이기에 구미가 좀 더 당겼습니다.
그 외에도 이런 빵을 본 적이 있나 싶은 진귀해 보이는 녀석들이 한가득이었는데, 아쉽게나마 사진으로만 담아봤습니다. 뭐랄까, 우리나라스럽지 않은 빵들이 주를 이루는 느낌. 구경하기엔 참 좋았네요. 느끼는 그대로 기술하자면 흔한 동네 빵집의 피자와 케첩향 나는 녀석들은 전혀 없고, 해외 판타지 영화에서나 등장할 법한 묵직한 빵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보시면 되겠습니다. 촉촉하니 폭신폭신한데 큼직한, 그런 파운드 케익류들이 말이죠.
이제 시식의 시간입니다. 점심은 먹지 않았기에 묵직한 요 녀석들은 점심 대용이 될 정도입니다. 나머지 스콘들을 포장 후 얼그레이 스콘과 오렌지바닐라케이크만 매장에서 취식을 했는데요.
음, 얼그레이스콘은 개인적으론 좀 약했습니다. 바삭하고 둔탁한 녀석을 좋아하지 않는 영향도 있겠지만, 맛이 좀 심심한 느낌이었습니다. 얼그레이의 향도 그리 진하진 않았던 것 같구요. 차가운 느낌이 거슬렸는데, 데웠으면 조금 더 좋았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그치만 이 녀석은 꽤나 합격. 레몬케이크류의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톡톡 튀는 달콤함. 꼭 케이크 상단의 오렌지 드리즐일지, 절임이라 해야 할지 하는 건조한 오렌지를 곁들여 드시는 게 좋겠습니다. 빵만 먹으면 그저 그런데, 곁들이니 좋았습니다.
추가로 얼그레이 스콘이 아쉬워 토마토치즈스콘도 일부를 꺼내보았는데, 음. 짭조름한 스콘은 처음인데 이것도 괜찮네요. 건조한 토마토와 치즈가 들어간 스콘의 조합이라. 그래, 맛이 없을 수가 없겠구나. 자주 찾는 역촌동 동네의 ‘쿠아레비’의 올리브마카다미아 덕에 이젠 필자도 이해가 상승한 익숙해진 맛입니다.
자, 그렇게 스코프 취식 후기는 완료.
팟하는 인상은 적었습니다. 방문 전으로 만났던 ‘김영모과자점’의 강렬한 인상 탓일지, 무난한 정도의 방문기였는데요. 디저트 초보가 벌써부터 배가 불렀네요.
그나저나 날이 좋았기에 문도 개방되어 있고 수시로 사람들이 오가는 오픈형 공간의 느낌이 강했는데. 때문일지 전반적인 전시된 베이커리에서 차가운 느낌을 적잖이 받아, 이런 건 조금 아쉽긴 했습니다.
뭐, 자잘한 점들만 빼자면 그래도 뭔들. 한적한 풍경의 부암동에서 만끽하는 잠깐의 달콤함이란 좋을 수밖에요. 괜히 필자가 우아한 부촌의 사람이 된 듯한 기분이었고 그러지 못해 슬프기도 했네요.
부암동스코프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종로구 부암동의 ‘부암동스코프’
- 영업시간 10:00 ~ 20:00 / 주말은 09:00 부터
- 주차는 불가해 보인다. (인근 유료 주차장을 이용)
- 카페 테이블도 갖추고 있어 매장 내 취식 가능 / 화장실은 외부에 위치 (남녀 공용)
- 스콘과 함께 밀도감 있는 파운드케이크류를 다루고 있는 디저트숍. 맛은 달콤함이 주를 이룬다.
- 조용한 디저트 음미는 어렵다. 특히나 주말 부암동의 이곳은 등산, 나들이, 포장객들 등 수시로 오가는 이들로 북적였으니 카페의 활용도는 낮은 편이라 하겠다.
- ‘서촌스코프’ 본점과 함께 2호점인 듯싶은데 지점의 표시를 하지 않고 동네의 이름을 상호에 붙인 것이 특징. 요새스럽다. 백화점 지하에서도 팝업스토어로도 등장하는 듯하다.
- 기본은 종이봉투 포장으로 손잡이 봉투 구매 희망 시 100원 추가
- 오렌지바닐라케이크는 맛있었다. 레몬케이크와 같은 튀는 달콤함. 거기에 향이 더 많이 첨가됐다. 허나 방문했던 유명 베이커리 대비 인상은 좀 약했다.
함께 읽으면 좋을 ‘고독한 먹기행’의 또 다른 관련 글
2024.11.30 - [빵지순례] - (성북구/성북동1가) 서울 3대 빵집의 종착지 ‘나폴레옹과자점 본점’의 벌꿀빵
(성북구/성북동1가) 서울 3대 빵집의 종착지 ‘나폴레옹과자점 본점’의 벌꿀빵
고독한 먹기행 (186) - 성북구 성북동 1가의 ‘나폴레옹과자점 본점’ 블로그를 집필한 지 약 2년 정도 되어갈 때쯤 이 집을 찾았습니다. 일을 쉬던 시기에 서울의 유명집들은 모조리 방문해 보자
lonelyeating.tistory.com
2023.04.25 - [빵지순례] - (중구/장충동) 역사를 품은 빵과 내부, '태극당 본점'의 생크림빵과 로루케익
(중구/장충동) 역사를 품은 빵과 내부, '태극당 본점'의 생크림빵과 로루케익
고독한 먹기행 (18) - 중구 장충동의 '태극당' 역사를 그대로 품은 빵집은 또 처음이다. 무엇보다 인상 깊은 내부도 내부지만, 빵들 하나하나가 역사를 품고 있었다. 맛집을 방문하고 그에 대한 행
lonelyeating.tistory.com
2023.05.27 - [빵지순례] - (마포구/성산동) 서울 3대 빵집, '리치몬드 과자점'의 공주밤파이와 레몬케이크
(마포구/성산동) 서울 3대 빵집, '리치몬드 과자점'의 공주밤파이와 레몬케이크
고독한 먹기행 (48) - 마포구 성산동의 '리치몬드 과자점'내부도 그렇고 맛도 그렇고 참 호화스러운 맛인 듯하다.RICHEMONT의 의미가 그런 뜻일까? 뭔가 상호와 맛이 서로 통한다. 이번에 소개할 빵
lonelyeating.tistory.com
2024.03.18 - [빵지순례] - (중구/광희동1가) 생소한 달콤함 러시아 꿀케이크 메도빅과의 만남 '러시아케익'
(중구/광희동1가) 생소한 달콤함 러시아 꿀케이크 메도빅과의 만남 '러시아케익'
고독한 먹기행 (127) - 중구 광희동1가 '러시아케익' 언제 창신 매족을 먹었냐는 듯 케이크 한 접시까지 뚝딱! 빵배는 따로 있나 보구나. 디저트의 늦바람은 참 치명적이다 못해 무섭다. 이따금씩
lonelyeating.tistory.com
'빵지순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구/예지동) 함덕옛날옥수수크림빵, 제주에서 상륙한 ‘아베베베이커리 서울’ (6) | 2025.03.22 |
---|---|
(충북/청주시) 착한 가격의 원형 초코케이크 ‘우리베이커리‘ (4) | 2025.02.09 |
(마포구/서교동) 일본 만화책의 야끼소바빵, 일본풍 베이커리 ‘아오이토리’ (37) | 2024.12.21 |
(전북/전주시) 전주의 명물 초코파이 ‘PNB풍년제과 본점’ (32) | 2024.12.03 |
(성북구/성북동1가) 서울 3대 빵집의 종착지 ‘나폴레옹과자점 본점’의 벌꿀빵 (61) | 2024.1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