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먹기행 (179) - 인천 중구 신생동의 ‘청실홍실 신포본점’
만두에게 테스트당하고 조종당하는 기분이다.
당신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하고 말이다.
주말을 겸해 꽤나 가벼운 마음으로 만만한 거리의 인천과 오이도를 찾았습니다. 어찌어찌하다 보니 만나게 된 집들은 새로운 집 아닌 가본 집들의 본점들이었네요. 그 첫째가 인천의 베이커리 ‘안스베이커리’요, 둘째가 본 글에서 소개할 인천의 랜드마크 분식집, ‘청실홍실’이었습니다.
필자의 첫 인천여행 중 첫 번째 끼니가 바로 호로록, 스스륵 들어가는 ‘청실홍실’ 어느 지점의 통만두였는데요. 이젠 이따금 인천을 찾게 되면 점심으로 종종 만나는 인천의 친구가 되어버렸습니다.
이번엔 신포동 나들이 중 신포본점을 방문지로 낙점했습니다. 아쉽게도 다른 유명 맛집을 찾진 못하였으나 본점 방문은 언젠가는 거쳐야 할 관문이기에 해당 미션을 먼저 클리어하기로 했지요.
반복적으로 주문하게 되는 통만두와 겨울임에도 거부할 수 없는 냉모밀국수의 최상의 궁합을 자랑하는, ‘청실홍실 신포본점’이 이번 백일흔아홉 번째 고독한 먹기행의 귀여운 소재입니다.
※ 상세한 매장의 요약 정보는 게시글 최하단에 정리해 두었으니, 시간이 촉박한 분들은 요약 정보만 참고 부탁드립니다. ※
도착한 ‘청실홍실 신포본점’. 요새는 정말 보기 힘든 전통 혼례 복장의 신랑신부 간판이 먼저 ‘어서오십시와요.’ 하는 느낌으로 맞이를 해줍니다. 이는 인천의 ‘청실홍실’ 어디를 가나 공통이죠.
직접 가보니 생각보단 아담한 규모의 신포본점이었는데요. 별개로 신포동 일대를 방문하며 느끼고 알게된 점이라면 바로 만두의 영향력과 지배력이었습니다. 차이나타운 인근이기에 곳곳으로 상시 보이는 널린 소재가 바로 만두였거든요. 지천에 널렸음에도 범상치 않아 보이는 만두들 말이죠. 음, 이곳 ‘청실홍실’이 생겨난 것에도 어느 정도 영향이 있을 수 있겠구나 싶기도 했습니다.
역시, 발품을 팔아야 진정으로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입장 전으로 영업시간 정보와 웨이팅이 발생하면 적는 듯한 대기명부도 참고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주말에도 오픈 시간에 맞춰 방문하신다면 굳이 적을 일은 없고 금방 들어가는 듯합니다.
다만 좀 더 일찍 손님을 받는 것인지, 여는 시간이 무색하게 이미 손님들이 더러 입장해 있었습니다. 한창의 점심시간이 아니라면 그리 몰리진 않는 것 같긴 한데.
말이 무색하게 나갈 때쯤 되니 금세 만석이 되어버린 이곳입니다. 점심이 다가오는 때라 두세 팀 정도의 웨이팅도 생겼구요. 이 또한 참고하시면 좋겠네요.
아무래도 주류가 없는 분식으로 회전율은 빠르다 보니, 크게 염려를 하진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메뉴는 큰 고민 없이 속전속결로 주문.
겨울을 위한 가께우동과(흔히들 즐기는 뜨거운 국물의 카케우동, 옛식 표기를 보아 분식 스타일의 일반적인 우동으로 추정된다.) 튀김우동도 있지만, 매번 찾지 못하는 필자에게 이곳은 늘 정공법입니다. 시그니처 모밀국수와 통만두를 하나 우선 주문했습니다.
처음 가시는 이들에게, 통만두는 꼭 한 판씩(다 드신 후 또 한 판) 주문하시기를 권장합니다. 금세 한 판 사라질 테지만 이어 추가를 하면 뜨끈한 찜기에 갓 나온 새로운 판이 바로 등장하니 말입니다. (이곳의 운영 전략이기도 하다.)
그렇게 곧 내부엔 여기저기서 추가요, 만두 추가요 하는 주문 릴레이가 펼쳐지기 시작되지요.
통만두
바로 그 화제의 통만두 한 판입니다.
원체 작은 녀석이라 그런 것도 있지만, 참으로 여과 없이 식도에 흐르듯 들어가는 통만두. 맛도 맛이지만 앞서 기술한 것처럼 전략을 참 잘 짰습니다. 금세 클리어해 버리는 한 판의 녀석, 추가 주문과 동시에 뜨끈한 새것이 쏜살같이 등장해 주니 말입니다. (때문에 직원분들은 항시 어디서 먼저 추가가 나올지 모르는 테이블을 모니터링 중이다.)
첫 방문 때만큼의 감흥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순식간에 세 판을 클리어하게 되었습니다. 작긴 해도 참 맛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리듬의 흥을 돋우는, 단순 서포트의 역할이 아닌 녀석만의 매력도 강렬히 발산하는 이곳의 모밀국수입니다. 분식집치곤 맛도 상당히 빼어나다는 생각인데요.
여러 요인이 있겠으나 만두와 이 냉모밀이 만나며 맛의 음표와 빠른 템포, 그리고 다시 도돌이표라는 반복의 조화를 만들어 낸 것이 ‘청실홍실’ 인기의 비결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야말로 통만두와 모밀 자체의 궁합이 청실홍실과도 같다 하겠습니다. 별 것 아니지만 보통은 면만두의 순으로 가는 편인데, 이곳은 만두면인 것도 재미있네요.
꼭 날을 잡고 멀리서까지 이 한 판을 위해 방문하시라 언급하진 못하겠으나, 인천에 오신다면 꼭 거쳐야 할 관문이자 방문하기 좋은 점심의 코스인 건 틀림없습니다. 단언컨대 한 판만 클리어하고 가는 이는 극히 드물 테니까 말이죠.
인천에 온 김에 또 한 번 찾은 ‘청실홍실 신포본점’에 관한 적당히 분식스러운 이야기였습니다.
인천 중구 신생동의 ‘청실홍실 신포본점’
- 영업시간 11:30 ~ 19:30 (라스트오더 19:10) / 매주 월요일 정기휴무
- 주차는 불가해 보인다. (필자의 경우 ‘답동성당 공영주차장’에 주차 후 도보 10분 정도로 방문. ‘신포국제시장’ 인근 활성화를 위해 무려 2시간이나 무료 지원 중이다. 방문 후 ‘자유공원’의 맥아더 장군을 보고 ‘차이나타운’, ‘송월동동화마을’까지 한 바퀴 뺑 돌았는데도, 요금은 천 원 정도였다. 답동성당 쌩큐!)
- 통만두와 모밀국수를 선보이는 인천의 대표 랜드마크 분식집. 자리 잡은 모양새가 대전하면 떠오르는 떡볶이 ‘바로그집’과도 닮아 좋아한다. 마찬가지로 인천 어디를 가나 있다.
- 삼둥이의 만두로도 유명한 이곳. 정말 신기하게도 끊임없이 들어간다. 본인의 한계를 끌어올리는 통만두. 강제 테스트 또는 만두에게 조종당하는 기분도 든다.
- 마찬가지로 유명한 냉모밀, 겨울용 뜨끈한 카케우동 등도 선보이는 중인데, 모밀의 조합이 좋아 우동은 매번 뒷전이다.
- 본점은 오로지 통과 왕만두 뿐으로 김치만두는 없었다.
- 작정하고 멀리서 찾을 집은 아니다. 하지만 인천을 찾는다면 꼭 한 번은 방문하면 좋을 관문과도 같은 집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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