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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편/경기도

(경기/고양시) 북한산로 매운 직화 쭈꾸미, ‘한소쿠리쭈꾸미’

고독한 먹기행 (303) - 경기 고양시 효자동의 ‘한소쿠리쭈꾸’
 

뻔하지 않은 먹개론(槪論) 인플루언서를 꿈꾸는 관찰형 아재
지갑만 얇아졌을 뿐. 광고성, 홍보성의 글은 일절 없습니다.


흡사 무관의 실력을 갖추곤 점잖은 양반 행세를 하는 도련님


 
북한산로를 따라 운전하는 길을 참 좋아합니다.
서울 방향으로 좌로는 북한산의 능선이 보이는 이 길은 중간중간 음식점들도 적잖이 자리 잡고 있는데요. 아마 첫 방문이 이전하기 전의 ‘만포면옥’이었을 겁니다. 당시 평양냉면 한 그릇을 적시다가, 통창 액자에 담긴 여름으로 푸른 북한산의 산세를 보며, 문득 은평구로 오길 잘했다 생각도 했던 것 같네요.
 

 
그곳들을 찾아 방문하는 것도 재미입니다. 은평구와 잠정 이별을 예정한 터라 지금까지 부모님을 모시고 가지 못한 것이 내내 아쉽지만, 그 언제인가 장모님 생신을 기해 모시고 연인과도 한곳을 찾아봤습니다.
 
소재는 직화 쭈꾸미입니다.
직화 쭈꾸미, 쭈꾸미에 ‘직화’가 붙는 순간, 밥 한 대접 비빔일 확률이 굉장히 높은데요. 이곳 역시 물론 그렇습니다. 소쿠리란 점에서도 유추가 가능하지요.
점심으로 직화 쭈꾸미를 때리던 열정 가득한 사회 초년생의 기억을 바탕으로, 맛을 본 후기를 가볍게 기술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은평구 부근 고양시, 북한산로에 위치한 정갈한 직화 쭈꾸미집, ‘한소쿠리쭈꾸미’가 삼백세 번째 고독한 먹기행의 주인공입니다.
 
 

 


게시글 하단의 요약 정보만 참고 가능


 
 

 
 
 

 
도착한 한소쿠리쭈꾸미입니다. 단점일 수도 있는데, 북한산로를 따라 포진한 음식점. 차량이 아니라면 방문이 꽤나 번거롭겠습니다. 때문에 주 이용개들이라면 등산객 아님 가족 단위의 손님들이 주를 이루는 편이기도 합니다.
 
 
 

 
규모가 꽤나 있는데도 주말 점심을 기준으로 손님은 적당한 편이었는데요. 이런 위치의 집. 등산객이 들끓는 북한산 인근이라 해서 단순히 장사가 쉽지 만은 않다는 생각입니다.
기준이 높은 심사위원들. 주 방문 연령대가 높은 만큼 그들의 입맛은 깐깐할 테고, 좀처럼 오기 힘든 위치기에 단숨에 사로잡아야 할 테니 말이죠.
 
맛과 정갈함 모두를 갖추고 있어야 하는 게 북한산 인근이란 생각입니다. 때문에 이곳 역시 쉽지 않은 공을 들인 쭈꾸미일 가능성이 높겠구나 유추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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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이곳 나름의 수가 있었네요. 캡사이신이 포함되지 않은 직화 쭈꾸미라 합니다.
 
 
 

 
자리를 잡고 정식을 하나씩 주문했습니다. 도토리전, 도토리묵의 곁들임과 매콤한 쭈꾸미라, 메인의 정체성이 확실해 보다 자세한 설명은 생략키로 하겠습니다.
 
 
 

 
북한산 앞 오후라 그런지 사진도 보다 정갈하게 담긴 기분입니다. 자스민차가 같이 나왔던 것 같습니다.
 
 
 

 
한 모금 호록 음미하고 창밖의 북한산을 한 번 바라봐 줬습니다. 식전 티타임이네요. 굉장히 좋습니다.
 
 
 

묵사발

 
먼저 묵사발부터 나왔습니다. 역시 정갈하지요. 매장 내 안내대로 직접 쑨 도토리묵이라 합니다. 이건 모난 점 없이 무난했습니다.
 
 
 

도토리전

 
도토리전입니다. 별도 장은 없었던 것 같은데, 슴슴하게 먹는 곁들임인가 봅니다. 짜부리한 걸 즐기는 이들에겐 꽤나 심심할 텐데, 깔끔한 걸 찾는 중장년층에겐 입맛에 맞을 것 같단 생각입니다.
 
무척 심심한 듯 기술했지만 이런 슴슴함을 맛있게 표현해 내는 것이 어려운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곳은 요리 깨나 하셨을 부모님의 세대들이 자주 찾는 곳이니 말이죠.
 
 
 

직화 쭈꾸미

 
자, 메인인 직화로 넘어가보겠습니다. 음, 보니 꽤나 온전한 쭈꾸미입니다. 옷을 과하게 입지 않은 솔직한 직화 쭈꾸미. 같이 볶은 채소보다도 오동통한 쭈꾸미의 비중이 상당히 높단 뜻입니다. 직접 끓여야 하는 일반적인 볶음과 다르게 건식 직화로 불맛 입혀 바로 먹기 좋게 나오는 곳이니, 타이밍이 알맞을 수밖에 없겠지요. 바로 한 입을 해보았는데요. 으음, 좋습니다. 부장할 게 없습니다.
 
 
 

 
이런 정갈함에 좋아하는 불맛까지 더해진 쭈꾸미. 흡사 무관의 실력을 갖추곤 점잖은 양반 행세를 하는 도련님이 아닌가? 식감의 부드럽기도 참 좋았구요. 뭔가 반대되는 느낌의 알알한 매콤함도 좋았습니다. 정갈함과 약간의 화끈함이 공존하는 쭈꾸미입니다.
요리깨나 힘 좀 쓰시는 장모님도 맛엔 이견이 없었습니다.
 
 
 

 
역시, 오는 사람 많으니까 적당히 양 많다고 되는 게 아니지. 이 동네 북한산이 그렇습니다. 얼핏 보면 뻔한 규모의 한식의 집이겠거니 싶어도 중장년을 후리는 내공의 맛을 갖추고 있습니다.
 
거슬리는 점 없이 합격이죠. 술을 좀 곁들였다면 더욱 좋았겠지만 불가피하게, 그리고 야속하게 차로 올 수밖에 없는 이곳. 그 덕일지 필자에겐 분위기도 맛도 보다 정갈하게 느껴질 수밖에. 여하튼 간 괜찮았던 집입니다.
유일한 흠이라면 아이러니하게 두루두루 정갈해, 수수수우의 모범생과도 같다는 점. 알아서 잘하겠거니 하고 관심을 크게 두지 않아 포인트가 기억에 남지 않는 게 흠이겠습니다.
 
북한산로의 괜찮은 집들은 필자에겐 대개 그런 집으로 남아있습니다.
 
 
 


경기 고양시 덕양구 효자동의 ‘한소쿠리쭈꾸미’

- 영업시간 매일 10:00 ~ 21:00
- 주차 가능 (그리 붐비진 않는 곳으로 가게 앞 주차 공간에 여유 있게 주차가 가능하다.)
- 테이블식 구조 / 화장실은 내부로 기억 (가보진 않았는데 규모 자체가 분리일 거다.)
- 불맛 입힌 매콤한 직화 쭈꾸미집
- 밥과 비비는 스타일의 집이다. 밥에 곁들이는 콩나물은 더 가늘었으면 좋았겠단 생각이다. 통통한 쭈꾸미와 튼실한 콩나물이 자꾸 충돌했다.
- ‘직접 만든’의 손수 이미지가 강한데, 매운맛도 인위적이지 않은 매운맛을 선보이고 있다. 정갈하단 표현이 딱이다.
- 가족 단위로 점심에 찾으면 좋겠단 생각이다. 북한산 풍경 삼아 햇살 가득한 오후의 점심으로 말이다.
- 다만 분위기도, 맛도 깔끔하게 떨어져 술과는 어울리지 않고 좀 거리가 있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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