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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편/경기도

(경기/김포시) 대명포구의 삼식이회와 문어숙회, 그리고 ‘더클램(초장집)’

고독한 먹기행 (317) - 경기 김포시 대곶면의 ‘대명항 어판장’과 초장집 ‘더클램’
 

뻔하지 않은 먹개론(槪論) 인플루언서를 꿈꾸는 관찰형 아재
지갑만 얇아졌을 뿐. 광고성, 홍보성의 글은 일절 없습니다.


 
김포의 ‘대명항 어판장’에서 회를 떼다가 초장집에서 즐긴 이야기입니다.
 
서울에서(은평구 기준) 차로 한 시간이면 어렵지 않게 도착하는 대명포구. 극성수기인 연휴에도 이곳은 성수기가 없는 듯했고, 바다에서 회라는 근사한 소재를 카바해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무작정 즉흥으로 방문해 봤습니다.
 

 

대명항 어판장의 붕장어회와 삼식이회(우측)

 
근방이 밴댕이회로 유명한 것은 익히 강화도를 통해 들은 적이 있었는데요. 막상 찾아가니 삼식이의 키워드가 이리도 지배적일 줄은 전혀 생각도 못했었네요.
 
 

* 삼식이회 : 쏨뱅이회다. 삼세기, 삼식이, 삼숙이 등으로 불리며 강원에서는 곰치국, 도치알탕과 나란히 삼숙이탕 등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녀석. 경남 통영에선 삼뱅이라 불리고도 있었다. 크기는 작은 편에 속하는 것 같은데, 회로 즐기니 생각보다 수분의 함량이 높은 편의 육질이었다. 호불호가 갈릴 듯하다.

 
 
직접 발품 팔아 찾으니 보였던 간판의 키워드들이 삼식이회와 새우였습니다.
내서해 끝단에 위치한 바닷가이니 당연히 그렇겠지마는, 여간 가까운 동네로만 여겼던 김포시에서 특수한 어종을 만났단 사실이 꽤나 어색하기도 설레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만나보지 않을 수 없지요. 필수 주문은 삼식이로 뼈대를 잡고 바로 대명항 어판장으로 향했습니다.
그곳의 ‘호남호’, ‘성영호’ 등에서 회를 떼다가 바로 맞은편 건물의 ‘더클램(대명항 그집)’이란 초장집에서 회를 즐긴 이야기입니다. 삼백열일곱 번째 고독한 먹기행으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게시글 하단의 요약 정보만 참고 가능


 
 

 
 
 
 

 
대명항의 어판장입니다.
일직선의 구조인데 생각보다 규모가 크고 손님들로 북적여 놀랐습니다. 아마 필자와 같이 서울 근교에서 바닷가 회를 즐기기 위한 연휴 샛길로 빠진 이들이었나 봅니다.
 
 
 
 

 

 
기억에 방문했던 수산시장들 대비 작은 어종들과 해산물들이 즐비했고, 어판장이란 이름답게 간이 매대의 기운도 조금 강했던 것 같습니다. 뱃사람의 모임이라고 할까요? 때문인지 조그맣게 딸려 들어온 녀석들을 떨이로 판매하는 모습도 자주 목격했던 것 같네요. 이 조합 저 조합, 묶음 할인으로 판매 중이기도 합니다.
 
 
 
 

 
저렴한 기운이 물씬인 어판장 한 바퀴 휙 돌아주고 우리의 첫 번째 타깃, 삼식이(쏨뱅이)를 찾기 시작합니다. 바로 이 호남호에서였습니다.
 
 
 
 

삼식이 1kg (3마리) : 15,000원

 
저기 멀리 보이는 녀석이 삼식이입니다. 크기가 그러 크진 않은 어종인데요.
 
호남호를 방문한 이유라면 그냥 즉흥입니다. 잊을만하면 방문하는 곳이 수산시장이긴 한데, 솔직히 아직도, 올 때마다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다 비슷하게 시세가 형성되어 있구나 하고는 필자의 삘이 닿는 곳에서 구매하는 편입니다. 작은놈이긴 해도 마리당 5천 원이면 괜찮지 않은가?
그렇게 삼식이회 포장을 완료했습니다. 생긴 것대로 3마리치고 나온 회는 한 팩 정도로 작은 편입니다. 그럼에도 저렴하게 느껴졌다 하겠습니다.
 
 

문어 작은 녀석 (1마리) : 8,000원

 
회의 양이 적다 보니 추가 해산물로도 눈이 갔습니다. 좋아하는 문어숙회입니다. 개인적으론 닭과 같이 큰 녀석보단 작은 녀석을 선호하기에 한 팩을 구매했습니다. 이건 ‘성영호’라는 곳에서 샀구요.
 
 
 
 

 
그럼에도 양이 좀 적지 않을까? 싶은 불안감에 바로 근처에서 붕장어회 + 해삼의 조합으로 1만 5천 원 묶음 상품을 추가로 구매했습니다. 여긴 사진이 남아 있지 않은데, 계좌 내역과 사진 속 상호가 섞여 헷갈리지마는 여하튼 간. 영수증은 아래와 같습니다.
 
 
 

주문서1

삼식이회 1kg 15,000원, 작은 문어 8,000원, 아나고회+해삼 15,000원 = 총 38,000원

 
 
 
확실히 전 저렴하단 인상이 강했습니다. 앞으로 바다에 회가 생각나는 날이면 올만 하겠구나. 뒤따를 수 있는 숙박+초장집에서만 적절히 주문한다면 말이죠. 포장만 해가도 되는 김포 시민들에겐 참 쌩큐인 어판장이겠네요.
 
이제 초장집으로 향하면 되는데, 시장 바로 맞은 편의 건물입니다.
 
 
 
 

 
‘대명항 그집’입니다. 이 주변으론 꽤나 이름 좀 알려진 초장집 같아, 사전 조사를 통해 잡아놨습니다. 건물은 공실투성이라 해도 될 정도로 휑한 편이었는데, 과거엔 초장집들로 꽤나 북적였으려나? 그런 생각도 했네요. 뭔가 서해스럽기도 합니다.
 
 
 
 

 
엘리베이터를 탑승하니, 그집을 찾아온 사람들은 3층 ‘더클램’으로 오시라고. 조금 더 확장을 한 것인가? 그런데 초장집치곤 이름이 음, 하고 3층으로 올라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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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히 아는 초장집스럽지 않은 영문의 간판에 멈칫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게다가 양식을 전문으로만 하실 것 같은 사장님을 마주치자, 이거 맞게 온 건가? 하고 멈칫했는데. 맞다고 하시네요.
 
 
 
 

 
내가 알던 그런 초장집이 아니구나. 천정에 달린 샹들리에 때문인진 몰라도 조금 신박했습니다. 강화도 인해 제한적이긴 하지만 오션뷰는 오션뷰였구요.
 
 
 
 

 
해가 저무는 저녁이면 이런 색상의 톤이 돕니다. 독특하게도 아이들을 위한 디저트일지 베이커리 등도 판매 중임과 동시에 카페의 공간도 운영 중이었던 더클램. 확장된 문어발 초장집인가 봅니다.
 
 
 
 

 
이제 획득한 전리품들을 깔고, 쏨뱅이를 뜨며 받은 매운탕거리를 건네드리면 되는데요. 아무래도 여기서부터 초장집에서의 지출을 유의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주문서2

삼상차림(자릿세) 2인 10,000원, 매운탕 15,000원 (수제비 사리 기타 등등의 추가), 문어를 데치는 데에도 5,000원의 추가 비용이 들었다.

 
 
 
방문했던 노량진 초장집의 현 시세는 잘 모르겠지만 매운탕은 그보다 더 나가는 듯했습니다.
달리 선택지가 없었지만 술까지 추가가 되면 순식간에 주문한 회의 배가 되는 가격이 나오기에, 회를 뗀 후에 적절히 즐길지 여부는 방문자의 몫이 되겠습니다. 필자는 그래도 바다와 회가 주된 목적이라 만족스럽게 즐겼습니다.
 
 
물론 술이 빠질 수 없었고, 매운탕 싼마이 감자 수제비의 유혹도 빼놓을 수 없었기에 결과는 과유불급.
 
 
 
 

 
여하튼 간 그렇게 즐긴 녀석들입니다. 먼저 중간 소개가 빠진 해삼. 식감이 통상 접하는 해삼보다는 상당히 부드럽고 무른 편이었는데, 괜찮은 해삼인가는 잘 모르겠습니다. 즉시 썰어 나오지 않고 포장된 채로 매대에 깔려진 녀석이라 그런가도 싶었기 때문에 말이죠.
 
 
 

 

 
그리고 이것이 쏨뱅이회. 규격 없이 막 썰어낸 타입이었는데, 보시다시피 작은 사이즈인지라 3마리도 용기 한 팩 정도로 나옵니다.
살은 수분감이 상당한 편인데, 표면도 깔끔하진 않고 주름진 듯 짜글짜글한 느낌이 조금 있습니다. 한 입 씹자 강원도의 대표적인 탕거리 재료들이 연상되는 그런 흐물텅한 수분감이 확 느껴지더군요. 딱 절반 정도로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까 싶네요. 회보다도 탕으로 더 유명한 녀석이니 말이죠.
그래도 새로운 소재는 늘 좋습니다.
 
 
 

 

 
문어는 실망감이 없는 편이지요. 잘 데쳐져 나왔습니다. 적절히 즐기기에도, 무른 식감의 물림을 방어하기도 좋았습니다.
 
 


 

 
다음은 붕장어 세꼬시. 뼈가 꽤나 억센 편이긴 했는데, 확실히 서울 도심의 시장에서 등장하는 수분이 탈탈 털린 녀석들보단 살의 식감은 좋았다 하겠습니다. 씨알이 굵다고 해야 할까요?
 

 
 

 

 
마무리는 매운탕입니다. 쏨뱅이 매운탕은 또 처음인데, 생긴 모양 때문인지 아귀탕의 느낌도 나는 녀석입니다. 어찌 보면 삼숙이탕이기도 한 셈인데, 강원의 것은 아직 접해보지 않은지라 훗날 비교를 해봐야겠습니다.
 


 

 
지출만 적절히 계획하고 찾는다면 언제 찾아도 좋을, 서울 근교의 바다가 보이는 횟집이 되겠구나. 어판장부터 초장집까지 통틀어 말입니다. 알아둬서 쏠쏠한 소재이기도 했습니다.
여기까지, 대명항 어판장에서 회를 떼와 초장집에서 즐긴 이야기는 마무리입니다.
 



경기 김포시 대곶면의 ‘대명항 어판장’과 초장집 ‘더클램’

- 어판장의 정확한 영업시간은 잘 모르겠다. 필자는 토요일 16시 반쯤 방문했다.
- 더클램은 매일 10:30 ~ 22:30 (토, 일은 23:00 까지)
- 주차는 대명항 어판장 옆으로 큼직한 주차장이 있어 가능해 보였는데, 지도 앱에 왜 안 잡히는가는 모르겠다. (필자는 근방으로 숙소를 잡고 차를 맡긴 후 도보로 이동했다.)
- 어판장에서 회를 떼와 뒤쪽의 마음에 드는 초장집에서 즐기시면 된다.
- 초장집 방문 시 테이블식 구조 / 화장실은 건물 화장실로 남녀 구분
- 이곳 김포시 대곶면의 주력 메뉴는 삼식이, 밴댕이, 새우인 것 같았다.
- 횟감은 저렴한 편. 작고 짤짤한 녀석들이 많아 소소하게 담아 다양한 횟감들을 즐기기 좋겠구나 싶은 생각이었다.
- 간혹 딸려 잡힌 작은 크기의 어종을 떨이로 파는 모습도 목격할 수 있었다.
- 방문한 초장집 더클램은 오션뷰. 다만 서해기에 그렇게 드라마틱하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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