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먹기행 (453) - 충남 보령시 신흑동(대천해수욕장)의 ‘썸머타임조개구이’
뻔하지 않은 먹개론(槪論) 인플루언서를 꿈꾸는 관찰형 아재
지갑만 얇아졌을 뿐. 광고성, 홍보성의 글은 일절 없습니다.
4년 만입니다. 추억이 있던 대천해수욕장을 돌발로 찾았네요. 이번에도 그때와 마찬가지로 기분 전환이 필요했습니다.
생각해 보니 당시도 머드축제가 한창인 시기였는데, 돌아보면 시간이 참 빨랐습니다. 그때의 기억이 지금 한창 푸르른 녹음처럼 여전하고도 선명하거늘, 늘어난 건 성숙해진 필자와 주름 뿐인가?

하면 아니,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이번엔 4년 전 보령과는 다르게 미식의 저변도 성장했고, 마음가짐 또한 중무장을 한 상태. 무슨 말인고 하면, 유심히 기록하고 남기지 않아 후회했던 당시와는 다르게. 이번엔 서해의 소재는 놓치지 않겠단 심산으로 방문했단 뜻입니다.
그땐 오천항이 국내에서 제일 가는 키조개 산지이자 국가 어항인 줄도 모르고. 그저 관광지이고 서해라 삼합이네? 라고 허투루 봤기 때문입니다. 참으로 무지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찾은 대천에서 가장 먼저 찾은 건 속죄의 마음과 함께 조개구이로.
서해라는 분위기를 내고자 함도 있었구요. 연인이 조개구이를 좋아하게 된 것도, 아니 조개구이를 즐기는 분위기를 즐기게 된 것도 한몫했습니다.

들어들 보셨는지, 바로 웅피조개(‘움피’라고도 함)라는 달큰한 감칠맛의 조개도 배운 날이기도 합니다. 대천해수욕장의 분수광장 인근, 북편으로 위치한 조개구잇집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사백쉰세 번째 고독한 먹기행이구요. 상호는 ‘썸머타임조개구이’란 곳이었습니다.


오이도를 가보시면 알겠지만 서해의 조개구이집만큼 삐까번쩍한 게 또 없습니다. 무도회장스럽게 과하게 화려합니다. (구)전주해물명가였다는 썸머타임조개구이. 충남이 아닌 바로 아랫동네 전북 출신인가 보네요. 서해의 대천해수욕장을 수직으로 봤을 때 북쪽에 위치한 곳으로, 그래서인지 호텔 밀집한 중간 쯤보단 인적이 드문 편이었는데요. 느끼기에 손님도 여행객보단 현지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았습니다. 물론 그래서 살짝 더 마음에 들기도 했습니다.

주차는 딱 이런 정도로 가게 앞 공간을 활용 중인데, 가득 차면 별도의 주차 공간을 안내해 주시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내부에 찬 굽는 연기로 창을 열었을 때 촬영한 사진인데요.

창가에 착석하신다면 나름은 오션뷰다라는 점. 참고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계산 후 나오며 촬영한 사진. 손님들이 많았는데 이땐 관광객 반, 현지인 반의 느낌이었습니다.


착석 후 메뉴판입니다. 필자가 주문한 메뉴가 있는 페이지만 촬영했습니다.
메뉴판을 보면 확실히 체감되는데 좋아하는 조개구이를 강권할 수 없는 이유. 값이 만만치 않은 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예상보다 비싸다란 인상이 강했습니다. 무한리필 조개구이 2인은 小짜가 7만 원이었구요. 사이드는 대부분 2인 이상을 주문해야 합니다. 조개구이 하나에 사이드 하나, 술 한 병까지 하면 10만 원은 거뜬히 넘어가는 것이니까요.
방문했던 곳들과 비교했을 때 그 차이가 다이내믹하진 않지만. 조개야 그렇다 쳐도 관광지라 그런지 과하게 비싼 메뉴들도 더러 보였습니다. 어쨌든간 조개구이는 늘 비싸단 인상이기에.. 감안을 하셔야겠습니다. 무한 리필을 감안하더라도 필자는 용량이 크지 않기 때문에 늘 손해 보는 기분.

늘 그렇듯, 분위기에 재뿌릴 순 없을 노릇이죠. 탄불이 두 개가 올라갔구요.

그 외 곁들임과 스끼다시인데, 삶은 새우와 함께 삼겹살이 등장했습니다. 조개와 같이 불판에 올려 구워 먹으면 됩니다. 소주는 당연히 충청도이니 린입니다.

이것이 무한리필 조개 小짜. 소라, 웅피조개, 가리비, 키조개, 백합의 구성인데요. 웅피란 조개는 여기에서만 내어주신다고 합니다. 물론 다른 곳들을 다 가본 건 아니라 정말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일단 중요한 점으로 여기서 리필이 되는 건 가리비, 백합, 키조개 정도였네요.

이 녀석은 무엇이지? 했는데 이게 바로 웅피조개입니다. 운피라고도 하는 듯했습니다. 일본어로는 홋키가이(북방대합), 우바가이라 하는데, 스시의 네타(재료)로도 쓰인다고 합니다. 값이 나가는 녀석이라고 하네요. 때문인지 소라와 함께 리필이 되지 않습니다.


사진 속의 녀석이구요. 북방이란 이름답게 원산지는 러시아라 적혀있네요.

솔직히 이날 가장 맛나고 달았던 조개였습니다. 왜 리필이 안되는 건지도 알 것 같습니다. 익으면 저 새조개 부리 비슷하게 생긴 부분이 핑크+살구빛을 발하게 됩니다. 색이 참 예뻤습니다.

다시 조개를 굽는 공정으로 돌아와서. 치즈 초장인 것 같습니다. 조개를 찍는 용도인데, 불판에 올려주면 되구요.

삼겹살까지 안착시킨 뒤에 구워 먹으면 됩니다. 초반엔 조금 도와주셨는데 손님이 들어차기 시작하니 그럴 여유는 없는 듯 보였습니다. 재미난 게 이날 처음 들은 사실로 사장님 曰, 조개를 구울 때 듬뿍 생기는 수분은 육즙이 아니라 바닷물이니 쪼르르 따라 버리시라네요. 이런 설명은 처음이라 적잖이 놀랐었습니다.

그리고 역시 맛은 키조개와 웅피조개가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소라는 약불에 은은하게 구워야 한다는데, 하질 못해 아쉽게도 태워먹었습니다. (태우면 쉽게 빠지질 않는 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키조개는 기회가 닿는다면 오천항에서도 단독 주연으로 만나볼 생각입니다. 키조개 샤브뿐만 아니라 볶음도 있다고 하는데, 굉장히 궁금해 졌거든요. 그래도 역시 가장 발견이었던 건 웅피조개였구요.

조개만 때리기에 물리는 감이 있어 해물칼국수를 시켰습니다만, 유감일 정도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들어간 바지락을 더 맛있게 먹었습니다.
리필도 한 번 요청해 봤는데, 최초의 등장씬보단 퀄리티가 약한 키조개와 가리비, 백합 등이 담겨서 도착했습니다. 굽는 노고가 커 그런지 리필엔 큰 욕심은 없었고, 첫맛만큼이나 임팩트는 역시 덜했던. 그러니 리필 없이 단가를 낮췄으면도 하는데, 불가능한 소리겠지요.

그냥 맛도 색감도 예뻤던 웅피조개로, 예쁜 한 컷으로 기분 좋게 마무리해야겠습니다.
확실히 서해의 매력과 참미는 노을과 조개, 찐한 맛이 있지요. 물론 값만 저렴하다면야.. 대천에서의 이야기였습니다.
충남 보령시 신흑동(대천해수욕장)의 ‘썸머타임조개구이’
- 영업시간 매일 10:00 ~ 익일 02:30
- 주차 가능 (가게 앞으로 주차 구획이 있고, 관리가 되는 듯했다.)
- 테이블식 구조 / 화장실은 내부에 위치 (가보지 않아 모르겠다.)
- 북쪽 분수광장 편에 위치한 조개구잇집
- 관광객뿐 아니라 현지 주민들도 찾는 집인 것 같았다.
- 소라와 웅피조개는 이 집에서만 나온다고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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