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먹기행 (159) - 전북 전주시 완산구 중앙동2가의 ‘진미반점’
짜장면이 착 맞는 짬뽕 옷을 입고 숨었다.
‘짜장’이 제일 뒷전인데, ‘물’ 하나 더하니 왜인지 그럴싸하다.
고대하던 고독한 먹기행 전라남북도 음식 투어 개시입니다.
당분간은 목포를 시작으로 해남, 전주를 방문하며 모인 소재들이 글의 소재가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 첫 발행글의 선두주자는 전라도 투어만큼이나 다시 만나길 기대하고 염원했던 전주식 물짜장입니다. 일전에 군산식의 허연 물짜장이 생각했던 것과 같지 않아 참 아쉬움을 금치 못했었거든요.
이 매끄러워 보이는 사진 한 장과 맛을 얻기 위해 방문한 전주. 그곳에서 드디어 바라던 비주얼의 전주식 물짜장을 만나게 된 필자였습니다.
전주에서 물짜장을 다루는 집들은 쉽게 찾을 수 있었는데요. 그중 필자가 방문한 곳은 한옥마을과 주요 음식점들이 밀집한 완산구 중앙동 인근에 위치한 ‘진미반점’이었습니다. 백쉰아홉 번째 고독한 먹기행으로 만나보도록 하시죠.
※ 상세한 매장의 요약 정보는 본 게시글 최하단에 정리해 두었으니, 시간이 촉박한 분들은 요약 정보만 참고 부탁드립니다. ※
자, 식당 도착 전으로 참고하실 유용한 내용으로 주차장 정보인데요.
자차로 방문하실 경우 네비게이션으로 ‘신성주차장’을 검색하고 오시면 되겠습니다. 신성주차장 주차 시 저 슬레이트 지붕의 기둥도 주의하실 것을 가볍게 참고해 주시면 좋겠구요.
* 여러 식당들이 인근의 주차장들과 연계해 주차 공간을 지원 중에 있었습니다. (주차증 → 계산 후 도장을 받으면 1시간 무료 지원)
주차 후 도보 2분가량 이동해 주시면 쉽게 만나실 수 있는데요. 도착한 ‘진미반점’의 모습입니다.
역시나, 화상집답게 붉은 톤의 인테리어가 지배적이네요.
입장하니 일요일이라 그런지, 생각보단 중장년층의 손님들이 지배적이었던 당시였습니다. 단체 손님들 외에 단골로 보이는 노신사 분들도 꽤나 보이고, 이른 시간임에도 자리가 꽉꽉 차기 시작했는데.
때문에 2층으로 안내받았습니다.
인테리어가 참으로 올드하지 않나요? 흡사 저 문으로 당장 이소룡과 성룡이 튀어나와 의자에 발을 걸쳐도 위화감이 없는 내부. 곧 만나게 될 물짜장만큼이나 흥미로운 실내의 모습이었는데, 이게 참 화상집 방문의 묘미 중 하나이기도 하죠.
필자 앞으로 지긋하신 단골 두 분이 익숙하게 자리를 잡는 모습까지 목격하자 차오르는 신뢰감. 설렘은 증폭하기 시작했습니다.
메뉴판은 다 담질 못했습니다. 보통 중식당에 비해 두 배 정도가 많다 보시면 되는데, 채식주의자를 위한 전용 메뉴들 때문입니다. 특이하더군요. 고기의 비중이 크지 않은 모든 메뉴들은 채식 전용으로도 상당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점이 말이죠.
필자의 경우 타깃이 확실했기에 고민할 필요 없이 매운 물짜장 한 그릇과 잡채밥을 하나 주문했습니다.
삼선물짜장
(매운맛을 주문해야 위와 같이 빨간 물짜장이 등장)
그렇게 주문 후 금세 등장한 삼선물짜장. 아, 이거 심히 기다리던 비주얼을 드디어 1년 반 만에 만나게 되었습니다.
군산에서 떡 하니 등장한 하얀 물짜장을 보고 어찌나 실망이 컸던가? (맛이 없는 게 아니라 빨간 녀석만을 생각했었거든요.) 익숙하면서도 흔치는 않은 짜장의 모습을 접하고 나니 심장이 매우 두근거리기 시작하더군요.
게다가 삼선이라니. 삼선까지는 생각지도 않았는데 참으로 쌩큐였습니다.
유독 바다가 가까운 편인 지방에서(물론 군산보다야 내륙이지만) 해산물이 보다 싱싱함을 자랑하는데요. 이곳 또한 중식으로 유명한 군산과 인접한 덕인지 재료들의 싱싱함이 꽤나 크게 닿았습니다.
바로 해산물부터 콕 집어 소스 듬뿍 음미해 보았죠.
오, 예측했던 상상 그대로의 그 맛입니다. 그런데 신기한 건 어찌 되었든 처음 접하는 맛이란 점. 처음이 이렇게나 익숙할 수 있다니 이것 참 묘한 기분이었습니다.
칼칼한 것이 부드럽게 후루룩 빨려 들어가는데, 정말 맛있더군요. 처음이라 더욱 그렇게 다가온 것일까요?
이때부터 대략 코를 박고, 아니 묻고 물짜장을 소화해 내는 시간이었습니다.
헛헛하게 얼큰하고 매운데도 그 정도가 드세지 않아 순식간에 내용물이 사라지기 시작했는데. 소주 안주로도 딱이겠거니 싶다가도 금세 비워버리게 되니 부족하려나? 싶기도 하네요.
어찌 되었든 간 전주에선 의외로 녀석이 최고였기에 유독 기억에 남습니다.
잡채밥과 계란국
연인의 메뉴에도 살짝 숟갈을 담가봤습니다. 음, 국은 간이 좀 있는 편이긴 하나 전라도 평균으로 봤을 땐 준수한 수준. 슴슴한 편의 순한 잡채밥, 볶아진 정도도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역시, 이제와 새삼 다시 느끼는 거지만 중식은 단연 전북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게 식사는 마무리. 물짜장은 다음에 꼭 다시 만나기를 기약했습니다.
전주에 온다면 내 늘 친히 널 찾아주마. 하고 말이죠.
구성은 짜장면의 모습을 한 것이 빨간 옷을 홱 뒤집어썼는데, 참으로 획기적인 짜장면. 왜 서울에는 흔치 않은 것일까? 그게 참 미스터리입니다.
전주 ‘진미반점’에 관한, 아니 그곳의 물짜장에만 포커싱을 맞춘 물짜장만큼 진한 애정의 글이 되어버렸습니다.
전북 전주시 완산구 중앙동2가의 ‘진미반점’
- 영업시간 10:00 ~ 21:30 / 매달 1, 3번째 수요일 정기휴무
- 주차가능 (도보 3분 거리에 위치한 ‘신성주차장’과 나름의 파트너십을 맺은 듯하다. 주차 후 주차증을 받은 뒤에 도장을 받아오면 1시간이 지원된다. 인근의 여러 식당들과 주차 연계가 된 주차장으로 일요일 기준, 공간은 여유로웠다.)
- 테이블식 구조로 1, 2층의 홀과 룸 구비 중 (보이는 외관 대비 내부의 자리가 꽤나 많았다.)
- 2층의 화장실은 남녀 공용이었다.
- 전주의 명물 매운 물짜장(빨간)을 만날 수 있는 중식당. 인근의 식당 대부분이 그러한데 이곳 역시 연식이 상당하다.
- 필자와 같은 빨간 물짜장을 만나고 싶다면 꼭 매운 물짜장을 주문. (안 매운으로 하면 군산과 같은 하얀 물짜장이 나오는 것 같다.)
- 염원했던 비주얼의 첫 물짜장이어서 그럴까? 굉장히 맛있게 먹었다. 정말 짜장과 짬뽕의 중간. 볶음짬뽕 대비 순하면서도 빨간 점성의 맛인데, 들어간 재료들은 신기하게 짜장이다.
- 잡채밥은 순한 스타일로 이 또한 잘 볶아져 나왔다.
- 특이사항으로 채식주의자를 위한 전용 메뉴도 서비스 중 (채식 물짜장도 있다.)
- 이후 기술할 목포의 짜장 ‘중깐’과의 대결에선 전주의 물짜장이 압승.
- 단골로 보이는 노신사분들이 익숙하게 찾아 후딱 한 그릇 비워내시는 걸 보곤 직감했다. 맛집이구나.
- 사장님 내외가 친절하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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