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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편

(중구/남창동) 시장에서 태어나 시장과 닮은 평양냉면, '부원면옥'

고독한 먹기행 (130) - 중구 남창동의 '부원면옥' 


모습은 조금 투박해 보여도 맛은 참 여리여리했다.

그래, 시장에서 태어난 냉면. 너 시장과도 같구나!


슬슬 냉면의 계절이 찾아오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조금 이른 더위가 느껴지는 시기이니 말이죠. 이 집 역시 그런 타이밍밍에 만났습니다. 작년에 과천을 향하던 중 갑작스럽게 느낀 무더위에 방문했던 집인데요. 주말 점심으로도 더위에도 어울리는 참으로 흡족한 만남이었다고 하겠습니다.

 

 

이미 평양냉면 마니아라면 상당수가 공략했을 집. 개인적으론 시장과 평양냉면이란 키워드의 조합이 살짝 어색했는데, 웬걸? 맛을 보고 나니 집만의 스타일과 분위기에 그대로 시원하게 점심을 적시게 되었죠. 남대문시장에서 만나는 평양냉면. 백서른 번째 고독한 먹기행으로 '부원면옥(냉면)'을 만나보도록 하시죠.

 


※ 상세한 매장의 요약 정보는 본 게시글 최하단에 정리해 두었으니, 시간이 촉박한 분들은 요약 정보만 참고 부탁드립니다. ※


 

 

도착한 '부원면옥'의 모습입니다. 북새통을 이루는 '남대문시장' 골목에 위치해 있습니다. '백년가게'의 타이틀을 가지고 있기도 한데요. 그래, '가성비' 평양냉면이라. 정보를 보고 나니 그제야 시장과의 조합이 확 와닿았던 필자였습니다.

자, 이제 계단을 오르기만 하면 이 비좁은 비밀 통로를 어찌들 알고 오셨는지 손님들로도 북적이는 시장통이 또 한 번 펼쳐집니다.

 

 

 

바로 이렇게 말이죠. 남대문시장이라는 공간에 위치한 유명 평양냉면집이어서 그런진 모르겠으나, 연예인들 뿐만 아니라 정계의 인사들까지. 사람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의 흔적들까지도 가득합니다.

 

 

 

자 이제 시선은 메뉴판으로. 확실히 다른 평양냉면집들보다는 가성비가 좋네요. 더해 독특한 점이라면 닭무침이 있다는 점입니다. 오호라, 바로 옆 동네 '평래옥'에 이어 새로운 발견. 식사를 하다가 다대기장을 맛보며 음, 비빔과 닭무침도 꼭 안주 삼아 접해봐야겠단 생각을 한 필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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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는 잠시 경유를 한 점심이니 가볍게 물냉면 두 그릇과 빈대떡을 주문. 들어가며 보이는 빈대떡 부치는 모습을 목격하니 참을 수 없더군요. 그래, 시장 평양냉면의 궁합은 또 빈대떡인가? 녹두전보다는 살짝 더 정겹네요.

 

 

 

그렇게 등장한 '부원면옥'의 평양냉면입니다. 자태를 감상해 보시죠. 향을 음미해 보니, 음. 사전에 등장한 면수만큼이나 향에서도 은은한 면수의 향이 느껴졌습니다. 고명은 단출하다 해야 할지, 투박하다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바로 저 수육과도 같은 두툼한 편육 때문에 그런 느낌을 받았나 봅니다. 두께감이 상당하죠? 그래, 편육 아닌 수육이라 해두자. 그 외에 오이절임, 편계란, 무절임 그리고 묵직한 면발까지 더해지니 투박하단 첫인상을 받았었나 봐요. 과연 맛도 그러할는지.

 

 

 

그렇게 한입을 하는데, 반전입니다. 이거 뭐가 이리도 은은하지?

 

들이킨 육수는 참으로 은은하고 답니다. 달달한 맛이 강한 육수. 글로 표현하기가 어려운데, 그대로의 올곧은 단맛이 아니라 떠다니는, 분위기를 내는 단맛. 녀석, 시장에서 자라 생긴 건 투박해도 맛은 참 여리여리 하구나!

 

신기한 건 저 쫄면과도 같은 굵직한 메밀 면. 도대체 왜 이렇게 시원한 것이지? 했네요. 먹는 내내 의문이었습니다. 살얼음도 없어 육수는 그리 차지 않은 편인데, 면만큼은 넘길 때마다 시원함을 전달해 줍니다. 은은하고도 시원한 맛. 이거 참 무더위에 제격이겠습니다.개인적으로는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다만 드는 생각은 그 독특한 맛에 음, 입문자에게나 마니아들에겐 호불호가 갈릴 순 있을 것 같기도 했어요.

 

 

 

이어 끝바속촉의 빈대떡 양반도 등장해 주었습니다. 저렴한 금액에 곁들임을 추가할 수 있었으니 좋네요. 지금껏 집들 중 가장 저렴한 평양냉면의 곁들임이 아닐까? 마찬가지로 든 건 많진 않지만 수수하게 즐길 수 있는 녀석이었습니다.

아, 시장에서의 평양냉면이 또 이렇게 좋네요. 붐비기도 하고 공간적으로도 제약은 있겠으나 그 속에서 은은함은 필자에게 새로운 매력으로 다가왔으니 말이죠. 시장에 있어서 더 매력이 산다 하겠습니다.

 

정말 인상 깊었던 특유의 시원한과 달달함. 그리고 은은함. 투박투박해 보여도 여리한 시장과도 같은 평양냉면. 이 표현으로 이 집에 대한 모든 걸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러한 수식언으로 글도 마무리.

 

남대문시장에 위치한 '부원면옥'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중구 남창동의 '부원면옥(냉면)'

- 영업시간 11:00 ~ 20:00 (라스트오더 19:50) / 매달 1, 3, 5번째 일요일 정기휴무

- 시장 안에 위치해 있어 주차는 불가하다. 필자의 경우 길 건너 '남대문시장민역주차장'에 주차. (40분 기준으로 2,700원 정도 나왔다.)

- 테이블식 구조로 2, 3층의 홀로 이루어진 구조.

- 화장실은 계단에 위치 (다만, 화장실 아닌 화장공간이라 해도 될 만큼 경계 없는 오픈형 화장실이었다. 계단에 마련되어 있는데 유일한 단점이겠다.)

- 쫄면과도 같은 굵기의 면이 주는 풍만한 식감과 시원함. 은은하게 단 육수. 무더위에 어울리는 독특한 평양냉면이었다.

- 평양냉면 애호가들에겐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까? 이 은은한 맛이 밍숭맹숭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더불어 초심자에게도 그리 선뜻 친숙하게 다가올 것 같지 않은 평양냉면이기도 하다.

- 빈대떡 외에 닭무침, 제육무침을 서비스 중인 것도 독특한 요소.

- 시장 위치상 타평양냉면집 대비, 가성비는 훌륭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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