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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편

(은평구/증산동) 선도 좋은 부위별 대방어를 만나러 방문한 동네 횟집, '해물섬'

고독한 먹기행 (113) - 은평구 증산동의 '해물섬' 


동네의 집들은, 평범하면서도 참으로 특별한 이유가 있는데.

누구나가 느낄 수 없으니 이게 참 유니크하다.


딱 1년 전, 겨울의 회 방어를 낚기 위해 동네의 어느 횟집을 찾았었습니다. 하지만 유독 필자의 타이밍이 좋지 못했었는지, 아쉽게도 좋은 기억으로 남진 못했지요. 금액이 만만찮은 녀석이 또 방어다 보니, 지난해의 방어는 그렇게 마음에 묻어둬야 했는데요.

다시 시간은 흐르고 흘러 겨울. 방어의 시간이 다시금 찾아왔으니, 어찌 다시 만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다시금 도전할 만반의 준비를 한 필자입니다.

 

'해물섬'의 대방어회 小짜. 양보다도 부위의 다양함이 필자에게 제격이었습니다. 그런 류의 회 한 접시를 추구하는 이들에게도 딱이겠습니다.

 

사전에 여러 경로를 물색해 본 필자인데요. 처음의 행선지는 안정성이 높은 서북권 시장, '마포농수산물시장'이었으나, 음? 꽤나 괜찮아 보이는 스끼다시와 다양한 부위를 취급하는 듯한 집이 눈에 들어와 긴급히 목적지를 선회하게 되었지요.

위치는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은평구 맛집의 불모지라 생각하는 증산역 인근이었습니다. 이거 동네 주민들을 꽤나 부리는 횟집인 것 같더군요. 만나보시죠. 제철 횟감 중에서도 꽤나 거창한 이름의 대방어. 마찬가지로 꽤나 거창한 상호의 집인데, 백열세 번째 고독한 먹기행의 주인공으로 소개할 곳은 보물섬 아닌 동네 횟집, '해물섬'입니다.

 


※ 상세한 매장의 요약 정보는 본 게시글 최하단에 정리해 두었으니, 시간이 촉박한 분들은 요약 정보만 참고 부탁드립니다. ※


 

 

마포농수산물시장으로 향하다 급히 6호선 증산역에서 하차한 필자입니다. 뭐랄까, 그냥 직감이었어요. 횟집에서 다양한 부위, 소소한 스끼다시를 즐기는 필자였기에, 보다 좋은 인상을 주지 않을까란 나름의 직감 때문이었는데요.

막상 대방어를 위해 방문했는데도 큼직한 해신탕의 키워드들 때문인지, 해신탕이 기억에 남네요. 이곳의 메인으로 추정되는 메뉴입니다. 보니 사전 주문이 필요함과 동시에 10만 원대 이상의 값이 나가기에 녀석은 두둑한 마음을 품고 여럿이 방문해 만나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렇게 입장. 음, 제대로 된 동네 스멜이 필자를 맞이해 주더군요. 그래, 그렇지. 이거지. 특히나 동네의 집들에서 자주 목격할 수 있는 무수한 화분들. 더불어 누구나 수시로 채널을 바꿀 수 있는 테이블 위의 주인 잃은 리모컨까지. 이곳 역시 그랬습니다. 거기에 이곳이 꽤나 익숙하신 듯 꾸밈없이 방문한 단체 손님들만 봐도 알 수 있겠더군요. 이 구역의 터줏대감인 모양입니다.

 

그래, 이런 곳. 오히려 더 긴장을 해줘야 합니다. 한편으론 그렇게 생각해요. 잘 갖춰져 맞이해 주는 식당들보단 이런 동네 특화형 식당이 조금 더 만반의 준비와 함께 분위기에 동화될 긴장감을 품어야 한달까요?

 

 

 

메뉴판을 살피니 꽤 다양한 해산물과 제철 회들을 다루고 있었는데요. 탕류가 꽤나 많은 것을 보니 확실히 해신탕도 뭔가가 있긴 있을 법한 느낌입니다. 동네의 단골로 추정되는 분들도 매운탕을 익숙한 듯 시키셨으니 말입니다. 목적이 뚜렷할 때 눈에 들어오지 않는 다채로운 메뉴들은 아쉽긴 하다만, 그래도 방어의 날이니 필자는 대방어 小짜로 주문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술값도 동네의 집들과 느낌이 조금 통하네요. 솔직히 이젠 저렴하단 느낌도 들지 않지만, 아직은 다른 집들 대비 4천 원이니 말이죠. 뭐, 이 또한 동네의 집이란 나름의 검증 요소. 스타트해 보겠습니다.

 

 

 

먼저 등장하는 기본 스끼다시들부터 소개하겠습니다. 바다 비릿한 향이 물씬인 멍게와.

 

 

 

횟집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단골손님 옥수수콘. 간고등어 구이, 계란찜. 거기에 이곳의 붙박이인 듯한 시금치나물까지 등장했습니다. 사진이 좋지 못해 생략했으나 부침개에 백김치 또한 추가되더군요.

 

이렇게 한상 살짝 가볍게 눈에 담고 입에 담아 보니, 음. 직감이 통했단 확신을 느꼈습니다. 아, 이 집 좋은 집이다. 목적지를 변경하길 잘했다. 라는 생각과 함께 말이죠. 누가 뭐래도 개인적으로 필자에겐 이런 요소가 취향이니 말입니다. 마포농수산물시장 초장집에서는 이런 건 볼 수가 없거든요. 또 다른 정반대 되는 매력이라 해두겠습니다.

 

 

 

전반적으로 스끼들의 간은 조금 들쑥날쑥했는데요. 구성도 좋았고, 동네 치고 으음? 의외란 점에 좋았습니다. 이때부터 방어만 제대로 나와줘라를 연신 생각한 필자였는데.

 

 

 

잘 등장해 주었습니다. '해물섬'의 대방어 小짜입니다. 안심이 되더군요. 필자의 취향으로는 대만족. 다양한 부위 추구 오케이. 선도 또한 오케이. 뜬금없겠지만 접시 문양의 통일감도 마음에 들었고 말이죠. 그저 필자의 괴팍한 취향입니다.

 

 

 

바로 부위별로 시식을 해보는데, 기름지면서도 탄력진 맛 또한 좋습니다. 역시, 참치와 비슷한 듯하면서도 다른 매력이 있는 방어. 식감과 곁들임의 조합은 비슷한데 마무리가 다르게 떨어지는 느낌입니다. 방어 녀석은 기름졌음에도 깔끔하게 떨어지는 시원한 맛이 참 좋다고나 할까요? 급 찾아올 수 있는 물림을 달래줄 무순이 없는 건 조금 아쉬웠으나, 넉넉한 와사비와 김으로 충분히 방어는 가능했습니다. (참기름장은 기본으로 등장하진 않았고, 빠트린 것인지 요청드리니 나왔는데 이 또한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도 예민하리만치 예민한 필자에게 선도는 제대로 합격. 김과 와사비로 끝나는 기름진 뱃살도 뱃살이지만, 사진 왼쪽의 불그스름한 혈압육 또한 설겅설겅 진하게 씹히는 그 맛이 참 좋더군요. 이거지.

동네인들과 마찬가지인 아재여서 그런진 몰라도 선도와 구성, 참으로 마음에 들었습니다.

 

 

 

거기에 막간의 서더리탕까지 합세. 음, 녀석은 그렇게 임팩트가 강하진 않았는데, 그래도 확실한 건 최근에 접했던 횟집들의 서더리탕보단 훨씬 나았다는 점. 겨울무 때문인지 단맛이 조금 강하긴 했으나 밍숭한 맛도 덜했고, 시원함이 강해 좋았습니다. 바로 연인이 취향에 맞춰 채 썬 매운 고추들을 듬뿍 투하해 주니, 맛이 더욱 살아나더군요.

 

 

 

마무리는 늘 그렇듯 좋아하는 수제비로. 반죽의 심이 조금 강해 익는데는 오래 걸렸습니다. 허나 직접 떠주셨다는 점에서 이 부분도 점수를 추가하고 싶네요. 물론 인스턴트 감자수제비만의 특유의 매력도 있긴 하지만, 매운탕에는 뚝뚝하게 뜬 수제비가 일품이긴 하죠. 그 옛날 공릉의 민물 매운탕집에서 수제비를 몇 회씩이나 추가해 새벽밤을 소주로 지샌 기억도 나네요.

 

얼큰한 국물에, 묵직한 수제비 중대. 투박함에 투박함이 더해져 팔팔 끓으며 싸우는 듯한 느낌. 그런데 마지막엔 서로 적절히 어우러져서는 걸쭉하면서도 부드러운 협상을 이뤄내 기가 매력을 선사해 줍니다.

 

자, 그렇게 성공적인 식사였습니다. 모르겠습니다. 필자는 대단한 여느 집들보다도 이런 동네의 뚝뚝한 수제비 같은 집들이 참 좋아요. 글도 술술 나오고 말이죠. 뭐, 어디까지나 취향이겠지만, 그저 저라는 사람과 잘 맞는 위치와 눈높이의 적당한 집들이 각자의 매력을 뽐내며 동네를 밝혀줬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그런 생각과 함께 글도 마무리.

 

증산역 인근에 위치한 횟집, '해물섬'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은평구 증산동의 '해물섬'

- 영업시간 매일 11:00 ~ 24:00 (실로 마음에 드는 횟집의 영업시간)

- 주차는 불가하다. (가게 바로 옆으로 1대 정도 가능하나 권장하진 않음.)

- 대중교통 이용 시 6호선 증산역 4번 출구에서 도보로 5분가량 소요.

- 테이블식 구조 / 화장실은 내부에 위치 (남녀 구분)

- 동네 단골들이 많은 전형적인 은둔형 횟집. 확실히 꾸준한 단골이 찾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다.

- 대방어를 만나기 위해 방문한 필자인데, 다양한 부위에 끌렸다. 예민한 입맛의 필자인데 느껴지는 회의 선도 또한 나쁘지 않았고 말이다.

- 스끼다시도 동네치고 상당히 잘 나오는 편. 간이 조금 있는 편이긴 하지만 안주 삼기엔 좋더라. 더불어 서더리탕 또한 최근 방문집들 대비 좋았던 편. (곁들임으로 나오는 매운 고추를 추가하는 것을 권장.)

- 서더리탕에 수제비를 추가하니 반죽한 수제비를 직접 떠주신다. 그렇지 못한 집들이 더욱 많기에 의외였다. 의외의 포인트가 다소 보였기에 동네집 대비 좋은 인상을 받았다는 생각.

- 사장님이실지 모르겠는데, 무표정이어서 그런지 참 무심하신 듯 친절하시고, 친절하신 듯 무심하시고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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