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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편

(중구/을지로3가역) 닭무침을 동반한 독특한 첫인상의 냉면집, '평래옥'의 평양냉면

고독한 먹기행 (56) - 중구 저동2가의 '평래옥'


 

오늘 소개하려는 집은 여태껏 방문했던 평양냉면 집 중 가장 독특한 첫인상을 안겨준 집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집을 표현할 가장 적절한 한 줄이 아닐까 싶네요. 유명한 냉면집이 밀집해 있는 중구 일대에서 다른 집들과 마찬가지로 잔뼈 굵은 역사를 지닌 집이기도 한데요.

 

무더위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냉면을 향한 욕구. 시원함을 들이키고 싶은 기분에 찾아가 봤습니다. 오십여섯 번째 '고독한 먹기행'의 주인공은, 을지로3가에 위치한 냉면집, '평래옥'입니다. 

 


※ 상세한 매장의 요약 정보는 본 게시글 최하단에 정리해 두었으니, 시간이 촉박한 분들은 요약 정보만 참고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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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과 함께 2층으로 안내 받은 필자입니다. 이거 이거, 역시 이른 시간임에도 사람들로 북적이더군요. 종로, 중구 일대의 집스럽게 연령층의 폭도 상당히 넓었구요. 보니 '백년가게'와는 또 다른 '서울미래유산'이라는 타이틀을 획득 중이기도 합니다.

 

 

바로 메뉴판부터 살펴보시죠. 아, 그런 이유였구나. 들어가자마자 왠지 다른 평양냉면집과는 다른 냄새를 느낀 필자였거든요. (국밥집스러운) 메뉴판의 메뉴들에서 기인한 냄새인가 봅니다. 메뉴는 꽤 많은 편인데요. 무엇보다도 눈에 띄는 건 바로 닭고기에 연계된 메뉴들입니다. 닭무침, 초계탕 등. 아 이거 뭔가 냉면과 조화가 좋을 듯한데 시키기는 부담스럽고.

 

아쉬운 마음에 만두만 주문한 필자인데, 음?

 

 

이런 횡재가 있나. 닭무침으로 추정되는 녀석이 기본 찬으로 등장해 주었습니다. 기분이 굉장히 좋더군요. 주당들에겐 소박하면서도 근사한 포인트가 아닐까 싶네요.

 

 

정말 주문과 동시에 뚝딱 하고 나온 투박한 만두와 함께 닭무침을 맛볼 수 있었는데요. (사골 육수로 추정되는 온육수와 무절임도 기본으로 함께 하는 점도 참고 부탁드립니다.) 닭무침의 경우 입안을 환기시켜 주기엔 참 좋더군요. 차게 내온 음식이다 보니 퍽퍽함은 조금 감안하셔야겠습니다.

 

 

그리고 '평래옥'의 만두입니다. 보시다시피 상당히 묵직하죠? 피도 굉장히 두꺼운 편입니다. 젓가락으로 집는데 무겁다 느낄 정도이니 말이죠. 만두소는 굉장히 응축력과 밀도감 있게 꽉꽉 들어간 편인데, 맛은 슴슴한 이북만두보단 고기 진한 맛이 강한 고기만두 같습니다. (때문인지 모르겠으나 간장의 맛도 상당히 진하더군요.)

 

 

이어 등장한 주인공. '평래옥'의 평양냉면입니다. 비주얼적으로 꽤나 놀랐습니다. 여태껏 평양냉면에서 사진과 같은 초록의 식감을 느낀 적이 없었기 떄문이죠. 그래서 더욱 눈길을 끌더군요. 얼갈이배추인데 어떠한 간과 조미도 되어있지 않은 채소의 형태로 올라간 고명이라 보면 되겠습니다. 화사한 빛깔을 더해주는 역할 정도입니다.

 

 

그렇게 육수를 한 모금 하는데, 굉장히 독특하더군요. 기본 찬부터 맛까지 독특함의 연속. 시큼함이 꽤나 강했습니다. 바로 앞에서 맛본 닭무침까지 더해지니 물 흐르듯 떠오르는 단어. '초계'의 키워드였습니다. 전반적으로 닭의 영향력이 느껴지는 냉면인데, 이 비슷한 리듬. 양주의 '송추 평양면옥', 대전의 '숯골원냉면'과 상당히 흡사한 결이라 하겠습니다.

다만, 산미는 이곳이 훨씬 더 강렬합니다. 물김치 냉면과도 같다 생각한 필자이니 말이죠.

 

확실히 초심자들에겐 거부감이 적을 듯한 느낌이기도 하구요. 여하튼 간 독특한 맛과 조합으로는 세 손가락 안에 들 것 같습니다.

 

 

아쉬운 점이라면 너무 강렬한 첫인상 탓인지 필자와는 궁합이 살짝 맞지 않는 느낌. 개인적으로는 구성이 상당히 무거운 느낌이었거든요. 뻑뻑한 감의 닭무침, 굵은 면발, 더해 굵은 만두피까지. 식사를 마치니 조금 버거운 느낌도 들었습니다. 어느 한 가지는 힘이 좀 빠졌으면 하는 바람.

 

 

그래도 단순한 식사 아닌 술과 함께 느긋하게 즐기기엔 좋은 평양냉면 집이 아닐까 싶네요. 메뉴의 선택지가 많으니 평양냉면을 불호하는 일행이 있어도 함께 가기 좋겠구요.

그나저나 이후 살펴보니 '비빔냉면이 맛있다는 평양냉면집'이란 가게의 소개 문구에 다소 혼란을 느꼈던 필자인데. 그래, 닭무침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입니다. 곁들임으로도 좋고 말이죠. 기회가 된다면 다음은 비빔냉면.

 

여기까지 독특한 조합을 선사해 준 냉면집, '평래옥'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중구 저동2가의 '평래옥'

- 영업시간 매일 11:00 ~ 22:00 (브레이크타임 15:30 ~ 17:00, 라스트오더 21:00)

- 주차는 불가하다.

- 대중교통 이용 시 을지로3가역 11번 출구에서 도보 5분가량 소요.

- 1, 2층의 홀로 이루어진 테이블식 구조 (창밖을 보는 혼밥 전용 카운터석도 구비)

- 화장실은 반 외부로 건물 계단 2.5층에 위치 (남녀 구분)

- 냉면과 함께 초계탕, 닭무침, 어복쟁반을 다루는 전형적인 이북 음식 전문점.

- 닭무침의 경우 기본 찬으로 소량이 등장.

- 경험해 본 '송추 평양면옥', '숯골원냉면'과 비슷한 결의 향기. (닭을 베이스로 하는 육수가 첨가되는 것으로 추정.)

- 냉면의 간과 산미가 강한 편. 흡사 물김치 냉면과도 같았는데, 초심자에겐 나쁘지 않겠다.

- 독특한 고명의 냉면과 굵은 피의 묵직한 만두, 초무침 베이스의 닭무침까지. 등장한 한상의 첫인상은 여태껏 가장 독특했던 것 같다.

- 둔탁한 냉면의 면, 굵은 만두피, 닭살까지 꽤나 묵직한 조합의 한상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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