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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편

(강남구/대치동) 잡내 없이 깔끔하고 진한 국물, '농민백암순대 본점'의 순댓국과 수육 정식

고독한 먹기행 (27) - 강남구 대치동의 '농민백암순대 본점'


된장부터 새우젓까지, 국밥 한상 곳곳에서 대충이 느껴지지 않는 곳. 미각이 자신 있게 증명해 줄 정도.


좁은 골목에 본관과 별관이 서로를 마주 보며 위치한 곳인데요. 웨이팅을 하는 사람들까지 더해져 복잡한 골목이 더욱 무섭게 느껴졌습니다. 서울에서 이 정도의 순대국밥 열기라니, 처음 경험해 봣네요. 순대국밥 맛집으로는 항상 꼽히는 곳이죠. 나름 순댓국에 프라이드를 갖고 있는 충청도인 필자도 직접 방문해 봤습니다.

 

'농민백암순대'의 본관 앞의 모습.

스물일곱 번째 고독한 먹기행은 강남 선릉역 인근에 위치한 '농민백순대 본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 상세한 매장의 요약 정보는 본 게시글 최하단에 정리해 두었으니, 시간이 촉박한 분들은 요약 정보만 참고 부탁드립니다. ※


 

본관 바로 앞 별관 또한 사람들이 무리지어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래간만의 강남이었는데요. 그것도 한창 점심 시간대에 찾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온갖 회사들이 입주해 있는 강남 한복판의 유명 맛집. 그 열기가 어마무시하더군요. 골목에 진입하자마자 움찔해 버렸습니다.

 

아무리 맛집이라 해도 웨이팅은 선호하지 않는 편인데, 당시 날씨도 추웠으니 앞이 깜깜하더군요.

 

 

대략 이런 광경입니다. 서울을 모르는 이들이 방문한다면 여기 무슨 순댓국집 거리인가? 하겠어요. 순댓국 맛집이 많은 대전도 이 정도까진 아닌데. 정말 사람 많은 서울이란 생각입니다.

 

 

먼저 대기판입니다. 도착과 동시에 저 판에 약식의 고객명과 인원을 적으면 자리가 날 때마다 호명을 해주더군요. 성이나 이름의 일부를 적는 듯한데, 막 적는 듯합니다. (이게 참 모호한데, 본관과 별관 둘 다 저 명판이 붙어있어 양쪽 동시에 써두고 기다리는 모양새입니다. 어디서든 먼저 불리면 빠른 쪽으로 들어가는 것 같구요. 그래서인지 불러도 반응 없는 대기자들도 꽤나 수두룩합니다.)

 

 

기다리는 김에 영업시간 정보도 확인해 봤습니다.

 

그렇게 한 35분 정도 기다렸던 갔습니다. 드디어 호명되더군요. (필자는 본관이었습니다.) 날이 추웠던 터라 출입구 쪽만 아니길 바랐는데, 다행히도 안쪽 좌식의 공간으로 안내 받은 필자입니다. 괜찮을지 물어봐 주셨는데, 되려 더 좋았습니다. 입장해 보시죠.

 

 

꽤나 아득합니다. 사진과 같이 절반은 테이블, 절반은 신발을 벗고 들어와 앉는 구조이니 참고해 주시구요.

 

 

자, 메뉴판입니다. 꽤나 단순합니다. 순대 맛집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오소리감투(꼬들꼬들한 식감의 돼지 위입니다.)도 보이네요. 필자는 처음이니 소정의 순대를 즐기기 위해 국밥 1그릇, 정식 1개를 주문했습니다.

 

작은 글씨로 수육/정식 관련 설명도 적혀 있더군요. 이곳에도 옮겨보겠습니다.

'메뉴시간 수육, 정식 11:10 ~ 13:00 / 17:30 ~ 19:30, 앞서 소진될 수 있습니다.'

 

모둠수육과 수육이 들어간 정식은 주문 시간과 재료 소진이란 제약이 있나 봅니다. 다행이었습니다. 점심 한창에 방문해 주문할 수 있었으니 말이죠.

 

 

주문과 함게 빠르게 세팅되었습니다. 깍두기, 양파, 고추, 부추, 된장, 새우젓입니다. 깍두기는 적당히 익은 정도예요. 이 정도가 좋지요. 새우젓은 일반 새우젓 대비 꽤나 새우가 실하더군요. 육젓만큼은 아니지만 한 오젓 정도는 되어 보이기도 하구요.

 

사진으로는 작게 담겼지만, 무엇보다도 된장을 주목하시면 좋겠습니다. 메주콩의 색상도 그렇고 일반 된장이 아닌 담근 장의 모양새입니다. 역시나 맛도 그렇더군요.

 

음, 고추와 양파에 찍어 먹으라고 된장에 공을 들였을 리는 없을 듯한데. 수육을 위함이 아닐까 추측해 보는 필자입니다. 기대되네요.

 

 

그렇게 먼저 정식의 순대와 수육이 등장했습니다. 순대 4점과 수육 4점이 사이좋게 나왔는데요. 수육은 한 점이 꽤나 큼직한 편입니다. 머릿고기수육으로 추정됩니다.

 

 

본격적으로 시작해 보겠습니다. 음, 뭐라 하면 좋을까. 병천순대보단 덜 자극적인 그런 순대. 속 편한 순대라 부르고 싶네요. 더해 순대소도 감칠맛도 좋습니다. 잡내도 없네요. 수육도 상당히 부드럽구요.

 

 

잘 삶은 아롱사태, 소머리 수육을 먹는 느낌도 들고 말이죠. 부드러운 것과 동시에 결결이 씹히는 맛도 좋습니다. 굉장히 깔끔하게 삶아낸 듯한 그런 맛입니다. 맛있습니다.

 

 

국밥도 나왔습니다. 얼큰까지는 아니지만, 미리 다대기와 함께 끓여져 해장국스럽게 나왔네요. 표현이 적절한 것 같습니다. 해장국스럽게 나오는 순댓국. (고추, 다대기, 들깨가루 종지도 따로 있으니 참고 부탁드리겠습니다.)

 

국물을 한 모금 들이켜 봤는데요. 음? 뭔가가 독특하면서도 익숙한 맛. 도대체 무슨 맛이지? 국물을 한참이나 음미한 필자입니다.

 

걸쭉한 순댓국이야 자주 접할 수가 있지만은, 이 집은 뭔가가 달라요. 제 기준으로 맛이 일반적이지가 않네요. 국물에서 계속 느껴지는 그 이질적이면서도 익숙한 맛(?) 때문인 것 같습니다.

 

 

아, 그러다가 무언가 훅 치고 들어왔습니다. 아주 약간, '모이세해장국'에서 느낀 듯한 맛. 아리면서도 감칠맛이 도는 국물 맛. 다진 마늘인 걸까? 정확진 않으나 다진 마늘 한 스푼을 넣었을 때 느껴지는 '모이세해장국' 특유의 향기가 났습니다. (물론 제 개인적인 느낌이니 참고 정도만 부탁드립니다.)

 

 

왜 인기가 많은지 이해가 되네요. 굉장히 친숙한 느낌의 육수인데, 순댓국스럽다기보단 잡내 없이 깔끔한, 그런 해장국 스타일의 감칠맛이 도는 국물. 때문에 대중적인 입맛도 사로잡았을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더해 굉장히 깔끔한 국물이지만 맑은 스타일은 아니란 점도 참고 부탁드립니다. 진하게 농도 있는 국물입니다. 국밥엔 항상 밥을 마는 필자인데요. 때문에 이번엔 밥을 말지 않았습니다. 금세 졸아버릴 우려도 있고, 그리고 국밥 안에 든 고기를 국물과 온전히 함께 떠 느끼고 싶기도 하구요.

 

국밥 마무리 단계까지 비계 부분도 느끼함도 없이 편하게 즐겼네요. 간만인데 상당히 쳐줄만한 순댓국입니다. 국밥 속 순대는 특유의 향신료나 재료가 있는 것인지 모르겠으나, 쌉싸름한 끝맛이 조금 돌던 것도 기억이 나네요. 순수하게 순대만 먹었을 때완 좀 달랐습니다.

 

참 보통의 국밥집은 허겁지겁 먹기 마련인데, 천천히 음미하게 되면서 먹게 되는 순댓국은 또 처음이기도 하네요. 그래서 회전율이 낮은 건지 홀로 추측을 해봤습니다.

 

 

잡내 없이 깔끔한 녀석들. 된장일지 무엇일지 참으로 궁금합니다. 식당 내부에서 특유의 향이 돌기도 하던데, 뭔가 비법이 있는 건 확실해 보입니다. 여하튼 점심 참 맛있게 잘먹었습니다.

 

 

웨이팅이 있는 집은 실망하기 일쑤인데, 이 집은 아니었습니다. 이 또한 오래간만이더군요.

 

대전에도 유명한 '농민' 국밥집이 있는데, 서울에도 있었습니다.

'농민백암순대 본점'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강남구 대치동의 '농민백암순대'

- 영업시간 11:00 ~ 21:00 (라스트오더 20:30) / 매주 일요일, 공휴일 정기휴무

- 토요일은 15:30 마감 (라스트오더 15:00)

- 주차 공간은 본관, 별관 옆으로 6대 정도 공간이 있으나 불가하다 보는 것이 맞겠다.

- 마주 보고 있는 두 건물 사이 좁은 골목길로 사람들도 무리 지어 웨이팅 중이기에 굉장히 혼잡. (공간이 있다 해도 굳이 대고 싶지 않을 정도다.)

- 본관, 별관 두 곳을 양쪽에 두고 운영 중.

- 가게 입구 쪽 대기판에 '인원수+이름의 성'을 적고 기다리면 직원분이 호명. (꼼수로 양쪽에 모두 적고 빨리 호명되는 곳을 들어가는 듯함.)

- 한창 시간의 웨이팅, 점심 11시 반 기준 35분가량 대기.

- 본관 기준, 테이블식과 좌식이 혼재된 구조. (이는 복불복.)

- 화장실은 건물 화장실로 반 외부 (남녀 공용)

- 잡내 없는 퀄리티 있는 수육, 매력적인 백암순대.

- 순대국밥은 굉장히 걸쭉한 스타일로 다진 마늘이 포인트 같다.

- 수육, 정식의 경우 주문 가능 시간이 있으니 본문 참고. (재료 소진 시 마감도 가능.)

- 2인 방문 시 국밥1+정식1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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