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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편

(중구/오장동) 투박하게, 그윽하게 맛있는 냉면, '오장동흥남집'의 회비빔냉면(함흥냉면)과 사골육수

고독한 먹기행 (3) - 중구 오장동의 '오장동흥남집'


흥남집을 만나고 흔히 알던 함흥냉면의 격이 달라졌다.

역시 원조는 진즉에 만나는 것이 좋다.


함흥냉면하면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거리인 오장동. 그 중 대표적인 집들로 '오장동흥남집', '오장동함흥냉면'. '신창면옥'이 자리를 이전하면서 대표적인 두 집만이 남아 여전히 무수한 손님들을 끌어모으고 있습니다.

아시겠지만 조금 유명세가 있는 함흥냉면집에서도 오장동 출신임을 이력에 한 줄 넣어 장사를 하고 있지요. 그만큼 함흥냉면의 발상지이자 대표적인 골목이 바로 오장동인데요.

 

세 번째 글로는 오장동의 집들 중에서도 원조이자 시초로 이견이 없는 '오장동흥남집'을 만나보고자 합니다. 진한 회비빔냉면이 일품인 집. 살펴봅시다.

 


※ 상세한 매장의 요약 정보는 본 게시글 최하단에 정리해 두었으니, 시간이 촉박한 분들은 요약 정보만 참고 부탁드립니다.


 

필자의 경우 예정했던 충무로의 어느 노포 방문이 급 무산되어 방향을 선회해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역사 있는 여느 집들처럼 이곳 또한 간판이 매력적입니다. 대개 이런 집들의 간판은 그 나름의 매력을 갖추고 있어 유심히 보는 편입니다.

마침 건너편은 '중부건어물시장'도 위치해 있어 식후 가볍게 들리기에도 좋겠습니다.

 

 

주차의 경우 인근 '묵정공원주차장'에 주차를 안내해 주고 있습니다.

 

 

역시나, 웨이팅이 있는 오랜 역사의 맛집의 특징입니다. 가게 외부에서도 메뉴판 확인이 가능하죠. 분점도 상당한 편인데, 이거 몰랐습니다. 느닷없지만 충청북도 청주에도 분점이 있었나 봅니다.

 

 

그렇게 입장했습니다. 흥남집의 내부인데요. 가장 바쁠 점심, 저녁을 피해 방문했기에 내부의 손님은 꽤나 한산합니다.

 

 

혼밥을 즐기는 이들에게 반가운 정보로 창가쪽엔 부담없이 홀로 식사할 수 있는 카운터석도 조그맣게 마련이 되어있네요.

 

그나저나 전 종로나 을지로에서 이런 풍경이 참 재미납디다. 꼭 나름의 역사를 가진 전통있는 노포의 집들 계산대에는 연로한 가게 사장님들이 앉아 자리를 지키고 계신 모습 말입니다. (을지로 인근의 '대련집'과 '남포면옥'과 같이) 하기사 그 옛날에는 많은 현금이 오고 갔을 곳이기에 방법이 없어 이어져 온 모습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점점 보기 힘들어져 가는 좌식의 공간도 보입니다. 느긋하게 먹을 때면 좌식만한 것이 없는데, 전반적으로 테이블식 구조로 변경되어 가는 모습이 조금 아쉽기도 합니다.

 

 

자, 메뉴판과 함께 맛있게 즐기는 방법입니다. (주류는 5,000원입니다.) 음식이 실려오는 엘리베이터가 아래로 보이기도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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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한산한 틈을 타 영업정보도 촬영. 웹상에서 제공 중인 정보와 다르지 않습니다.

 

 

참 오랜 집은 먹기도 전에 촬영할 것이 많아 바쁩디다. 뭐하나 놓친 정보가 사진에 남지 않을까 해 이것저것 담아갑니다.

 

그렇게 필자는 대표메뉴인 회 비빔냉면으로 주문.

 

 

이제 본격적으로 음식을 살필 시간. 먼저 육수. 이곳은 단순히 얼큰하다기보단 알싸하면서도 매콤한 느낌을 주는 뜨거운 사골육수인데, 이런 류의 육수는 함흥냉면집의 특징이죠. 간이 된 짭조름한 육수가 영혼의 파트너입니다. 차가운 면이 들어오기 전 극렬한 차의 온도로 몸을 데워주어서일까요? 뭔가 더욱 긴장감 있게 기다리게 됩니다.

 

 

기본 찬으로는 무생채가 나왔구요. 맛있게 드시는 방법에서도 안내한 다섯 가지의 양념장입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각자의 기호에 맞게 적절히 첨가하면 되는데요.

 

 

필자의 경우 양념장 조금, 참기름 조금, 설탕 한 스푼을 털어 넣는 스타일입니다.

아, 첨가하기 전 순수하게 나온 그대로의 몇 입을 잡숴보는 것도 권장합니다.

 

 

얼마 기다리지 않아 등장했습니다. '오장동흥남집'의 회비빔냉면입니다.

빛깔이 참 좋습니다. 면을 살아있는 것과 같은 느낌도 듭니다. 육수의 색감까지 더해지니 더욱 먹음직스러운데. 면은 고구마전분의 투박한 편의 면발입니다. (아마 일반적인 함흥냉면집보다 더욱 굵고 투박하다 느끼지 않을까 싶네요.) 전반적으로 톤이 참 그윽하단 생각도 드는데요.

 

제 생각으론 저 면과 함께 깔린 육수가 핵심 포인트입니다.

 

 

비비지 않은 채 그대로 슥 면과 함께 맛을 보면, 음. 모밀에서 느낄 수 있는 훈연의 향이랄까요? 그런 특유의 향과 함께 감칠맛이 있는 그윽한 단맛이 느껴집니다. 그 기반에 회무침까지 더해 비벼주면 칼칼함이 느끼함을 잡아주며 서로 싸우며 열을 내는 것인지 기가 막힌 맛을 구사하기 시작하죠.

 

이 집의 노하우라 생각하는데, 희한한 점이라면 면발이 뭉치지 않고 한 가닥 한 가닥의 면발이 입에서 생동감 있게 넘어가는 느낌도 받습니다. 대충 후루룩 넘기게 되지 않고 음미하게 되는 그런 면의 식감입니다.

 

참, 원조도 원조지만 이 집만의 중요한 또 하나의 포인트가 아닐까 싶네요. 투박하게 그윽하게 맛있습니다.

 

 

대충 이러한 이유로 첨가 전 가볍게만 비벼 맛을 보기 권장하는 필자입니다.

자, 이제 맛을 봤으니 본격적으로 양념들을 첨가해 식사를 시작합니다.

 

 

말이 많은 탓에 소개가 좀 늦었네요. 함흥냉면의 핵심 요원인 까드득한 식감을 주는 간재미회무침입니다. 말이 간재미지, 사실상 가오리, 홍어라 봐도 무방합니다. (다만 흔히 아는 쿰쿰한 향의 홍어라기보단 가자미식해와 같은 초무침의 맛이니, 혹시나 걱정하는 이들이 있다면 안심하셔도 좋습니다. 참고로 식해만큼의 시큼함은 덜합니다.)

 

이후엔 맛있게 들이키느라 정신이 없어 더 이상의 사진은 담지 못했습니다.

 

단연 필자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함흥냉면 세계관에서 1순위는 '오장동흥남집'입니다.

 

 

바로 인근에 위치한 '오장동함흥냉면'. 서로 맞춘 것일까? '흥남집'과 메인 컬러의 대비가 뚜렷한 점이 인상적이다.

물론, 바로 옆에 파란집으로 불리는 '오장동함흥냉면'도 용호상박으로, 보면 요새 더 대세인 듯하지만, 필자는 특유의 투박함이 있는 붉은 벽돌의 흥남집이 더욱 취향입니다. 

 

 

어쨌거나 슬슬 날도 풀리고 따뜻해져 가는 시기이니, 더욱 찾지 않을까 싶네요.

 

'오장동흥남집'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중구 오장동의 '오장동흥남집'

- 영업시간 11:00 ~ 20:30 (라스트오더 20:00) / 매주 수요일 정기휴무

- 주차 가능 ('묵정공원주차장'에 주차 시 30분 지원. 단, 2인 이상 주문해야 함)

- 테이블식, 좌식이 혼재된 구조 (혼밥을 위한 카운터석도 구비 중)

- 점심, 저녁 시간 또는 주말은 웨이팅 발생

- 화장실은 건물 화장실로 계단에 위치 (남녀 구분)

- 주문 후 선불 결제 시스템

- 갈색빛의 감칠맛 나는 육수가 깔리고, 간재미회무침이 올라간 함흥냉면

- 굵지만 가닥들이 살아있고 부드럽게 넘어가고 씹히는 면이 참 일품

- '오장동함흥냉면'과 비교했을 때, 이곳이 조금 더 투박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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