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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편

(종로구/공평동) 꼼장어처럼 모든 게 옹기종기 모인 ‘공평동꼼장어’

고독한 먹기행 (158) - 종로구 공평동의 ‘공평동꼼장어’


가게도 테이블도 음식도 모두 다닥다닥.

심지어 벽면까지. 참으로 꼼장어스럽게 모든 게 닮은 집이다.


이번 글은 종로에 가면 눈에 밟히는 곳 시리즈가 되겠습니다. 일직선의 도로변으로 각 구역마다 하나씩쯤은 들어봤을 종로의 유명 터줏대감들이기도 한데요. 꽤나 오랜 시간을 지나치기만 했던 이 집을 필자도 꽤나 느지막이 방문을 해봤습니다. 아마 종로 5가에선 광장시장 초입의 ‘순희네빈대떡’이었다면 종각에선 항상 이 집이 궁금했었던 것 같네요.

빼꼼 삐져나온 야장 테이블들과 함께 꼼장어의 연기로 자욱한 그곳.

 

 

매번 지나가며 생각했습니다. 저 다닥다닥의 공간에 필자가 들어갈 공간은 있는 것일까? 흡사 불판에 모인 꼼장어들과도 연상되는 이미지가 비슷하더군요

종각역 인근에 위치한 ‘공평동꼼장어’를 백쉰여덟 번째 고독한 먹기행으로 소개해 보겠습니다.

 


※ 상세한 매장의 요약 정보는 본 게시글 최하단에 정리해 두었으니, 시간이 촉박한 분들은 요약 정보만 참고 부탁드립니다. ※


 

 

이날은 낙산도성길을 걷고 난 후에 방문했었습니다. 이른 저녁임에도 날이 좋아서인지 소규모의 야장도 형성되어 있었는데요. 직장인들이 가득한 동네인 만큼 젊은 층이 점거하기엔 애매모호한 종각. 덕분인지 주말임에도 방문 연령대는 꽤나 다채로웠습니다.

 

 

 

아마 웨이팅이 있었더라면 발을 돌렸을 듯한데, 다행히 방문하자마자 한 자리가 나와주어 입장했습니다.

이야, 참으로 다닥다닥. 옹기종기. 꼼장어 한 판만큼이나 좁은 실내에 사람들과 테이블로 가득 찬 모양새인데, 불편하긴 해도 탄불 꼼장어엔 꽤나 어울리는 분위기란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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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판으로 시선을 옮겼습니다. 종각치고는 무난무난하다 생각되는 가격대입니다.

벽면엔 그 옛날의 것들이 여기저기 붙어있는데 분위기 연출을 위해서라면 성공이겠습니다. 벽마저도 다닥다닥이니 말이죠.

그래, 여유와는 거리가 먼 음식이지. 숨 돌릴 틈 없는 꼼장어 삼매경. 과연 기대에 부합할 것인지 기대가 되었습니다.

 

소금, 양념 각 1인분씩과 함께 도시락을 주문한 필자였는데요.

음, 꼼장어집에서 김치칼국수라니? 이런 조합은 처음이거니와 시그니처 중 하나인 것인가 싶어 궁금증에 추가로 주문했습니다.

 

 

 

옛날도시락

 

먼저 옛날도시락이 등장했는데, 이마저도 독특하게 등장하네요. 둘 곳도 부족한 테이블 사이로 겹겹이 쌓여 등장했습니다. 뭐 한 데 섞으면 그만이지만 역시나 재미있단 생각을 한 필자입니다.

 

 

 

군대의 맛다시스러운 장을 비벼주면 되는 모양인데요. 과거 이곳을 꽤나 다닌 연인의 전언으로는 메뉴명이 짬밥이었다고 하네요. 담겨 나오는 통도 달랐다고 설명을 해주는데, 나름 군 컨셉이지 않았나 추측해 봅니다. 맛은 그럭저럭 평범했습니다.

 

 

 

꼼장어 소금구이

(떡과 버섯이 함께 등장)

 

이어 등장한 소금구이입니다. 양이 아쉬운 건 우선 둘째로 치고 조금 특이하네요. 떡과 버섯을 함께 구워냈네요.

나름의 버섯향이 꼼장어에 퍼지긴 했는데, 음. 개인적인 취향의 임팩트는 약한 편. 사장님인지 모르겠으나 재미난 목소리의 씩씩하신 분이 양파와 초장 비슷한 소스를 곁들이라 하시는데, 흐음. 그래도 큰 반전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꼼장어 양념구이

(소금보단 양념을 적극 추천. 떡에 양념이 배니 흡사 기름떡볶이 같기도.)

 

그런데 이 친구는 좀 다르네요. 마음에 아주 들었습니다. 아, 양념 두 개로 갈 걸 그랬다 하는 후회가 들 정도로요. 먹기 직전까지 구워냈음에도 넉넉한 양념도 좋았고, 부족하지 않게 느껴지는 맛도 좋았는데요.

그래, 이 집은 양념이었구나. 이런 것 하나가 있다면 나머지들도 마음속에 동반 입장 가능이 되어버리지.

 

여전히 양은 아쉬우나 그래도 술안주로라면 살짝은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김치칼국수

 

그렇게 본격적인 식사 도중, 김치칼국수도 마지막으로 나와주었습니다.

음, 생긴 건 기대했던 그대로의 김치칼국수여서 옳거니 했는데, 이 친구는 좀 많이 아쉽네요. 특유의 고추장 텁텁함이 강하게 느껴져 칼칼한 맛에 장맛이 배어 조화롭지 못하단 생각이었습니다.

 

대략 이러했던 ‘공평동꼼장어’와의 첫 만남.

기술했다시피 양념구이의 양념맛으로는 들렀던 꼼장어집들 중에선 가장 우위에 있는 점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지리적인 이점도 한몫하지 않나 싶지만, 그래도 양념꼼장어의 맛은 인정하고 싶네요. 사이드는 무난하거나 아쉬웠던 정도였는데, 그래도 술 한 잔의 자리라면 나쁘진 않겠습니다.

아, 그래. 그리고 가장 기억에 남는 점이라면 역시 모든 게 옹기종기, 다닥다닥 닮았다는 점.

 

종각역 인근의 꼼장어집, ‘공평동꼼장어’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종로구 공평동의 ‘공평동꼼장어(본점)’

- 영업시간 15:30 ~ 24:00 / 매주 일요일 정기휴무

- 주차는 불가하다.

- 원형 스테인리스 테이블식 구조 / 화장실은 내부에 위치 (남녀 공용)

- 서울 유명 꼼장어집들 중에서 손에 꼽히는 곳으로 일명 ‘공꼼’이라고도 불린다. 이곳 본점을 기반으로 세력 확장 중.

- 흔히들 아는 소금과 양념 꼼장어(먹장어) 구이를 대표로 다루는데, 구이는 먹기 직전으로 구워서 내주신다. 이후 탄불 몇 개로 데워가며 먹는 방식.

- 전반적인 사이드 메뉴는 흔히 아는 꼼장어집들과 다르지 않아 무난했다. 다만, 시그니처일 줄 알고 기대했던 김치칼국수는 아쉬웠던 편.

- 양념꼼장어는 인정이다. 많은 꼼장어집들을 다녀본 필자인데, 양념맛으로만 보자면 이곳이 제일 좋았다. (구워냈는데도 양념이 마르거나 죽지 않고 꼼장어에 착 달라붙어 있는 느낌.)

- 떡사리도 괜찮았는데 양념이 배니 기름떡볶이 같아 좋더라. 사이드로 추가할 의향이 있으니 떡사리를 메뉴로 내어도 좋겠다는 바람. 2개는 너무 감질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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