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구/성수동2가) 단새우 냉소바와 연어덮밥, 타마고 멘치카츠 ‘소바식당‘
고독한 먹기행 (253) - 성동구 성수동2가의 ‘소바식당’
뻔하지 않은 먹개론(槪論) 인플루언서를 꿈꾸는 관찰형 아재
지갑만 얇아졌을 뿐. 광고성, 홍보성의 글은 일절 없습니다.
요새 젊은이들에게 핫하다는 성수동 인근을 작년 가을엔가, 어느 축제를 방문하기 위해 찾았었습니다.
성수, 멀었으나 부쩍 가까워진 동네입니다. 가장 최근 2년 동안은 사적으로나 공적으로나 종종 찾아, 짧은 시간이지만 나름의 희로애락이 동반한 동네이기도 한데요. 먹기행으로 찾은 적은 지극히 적어 익숙하면서도 생소한 곳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당연히. 방문 날 점심의 행선지를 찾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얼핏 이 근방으로 사케동이 정말 괜찮았다는 직장 동료분의 말이 떠올라 이곳인가 보구나 하고 냉큼 찾아가 봤습니다. (알고 보니 그분이 말한 곳과는 전혀 다른 곳이었지만)
공장의 지대에서 이젠 브루클린이라 칭할 정도로 뜨고 있는 젊음의 도시여서 그런지, 유독 젊은 음식들만이 즐비했던 성수. 여담으로 상경한 부모님을 이 카페거리 한복판에 1박으로 모셨었으니, 지금 생각해도 아찔합니다.
그곳에서 만난 ‘소바식당’의 소바와 연어덮밥, 보너스로 타마코 멘치카츠를 이번 이백쉰세 번째 고독한 먹기행으로 만나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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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랄까, 식당의 건물이 참 독특하고도 기묘했습니다. 2, 3층으로 난간이 있는 다세대 건물은 처음 보는 것 같았거든요.
일본의 건물스럽기도 하고, 다세대 건물 1층을 식당으로 탈바꿈한 ‘소바식당’의 모습입니다. 그러고 보니 한 차례 변화를 겪은 유행의 거리는 오랜 흔적에 새것이 스며든 복합적인 매력이 있긴 합니다.

브레이크타임 전으로 아슬아슬하게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역시, 방문한 이들 모두 다 젊네요. 훈훈한 조명의 분위기였기에 점심만 후딱 먹고 빠져줘야 할 것 같은 기분입니다.



주문은 키오스크로 선불제였던 것 같습니다. 식당의 영업 정보와 함께 단새우 공급 정보도 참고를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들어간 게 많고, 번화한 곳이라 그런지 값은 있는 편입니다.
낯선 식당은 무조건 베스트 혹은 추천이죠. 전복, 단새우냉소바와 함께 연어덮밥으로 주문했습니다.

전복 단새우 냉소바
먼저 소바부터 시작해 보겠습니다. 보기만 해도 향긋함이 느껴지는 조합이네요. 모밀 육수에 고추냉이, 달달한 새우와 전복의 조합이니까요. 색감도 그렇고 이런 게 사진각이라지요. 그나저나 단새우는 참 오래간만입니다.

모밀 육수부터 먼저 한 모금 느껴준 뒤에, 와사비를 조금 풀어 바로 후루룩 해보았습니다.
음, 이전에 경험한 냉모밀과 비교해 봤을 땐 조금은 약합니다. 맛은 있습니다. 다만 솔직히 기대치엔 조금 못 미친 느낌입니다.

연어덮밥
바로 덮밥으로 은근슬쩍 숟갈을 옮겨봤습니다. 큼직한 연어와 밥과 채소를 한데 비벼서 와사비 듬뿍에 한 입. 역시, 연어는 나름 힘이 들어가 있네요. 확실히 이런 덮밥집의 연어는 일반 연어가 이기긴 힘들긴 합니다. 식감과 함께 진득한 감칠맛이 있습니다.
나름의 숙성으로 서걱서걱 식감과 함꼐 연어 자체의 뽀얀 맛을 느낄 수 있는 사케동의 연어. 다만, 이보다 한껏 끌어올린 강렬한 카이센동을 바로 얼마 전 만났던 터라 녀석 역시 극상보단 중박 이상의 정도라 하겠습니다.

아쉬웠던 점이라면 밥이었습니다. 연어 대비해서도 그 공력이 조금은 못 미친 듯한 느낌이었는데요. 그래도 이런 젊은 주류 상권에서 이 정도의 퀄리티라면 인기가 상당하겠구나, 그게 당연하겠구나 싶었습니다. 이런 부분은 정말 의외였기에 훌륭하단 평입니다.


타마고 멘치카츠 (새롭게 태어난 계란을 고기가 대신 품었다.)
입이 조금 근질근질했습니다. 무언가를 조금 더 느껴보고 싶었다고 할까요? 추가로 주문한 타마고 멘치카츠입니다. 수량 한정이라는데, 음. 개인적으론 이건 좀 많이 훌륭해 보다 기억에 남습니다. 공을 들여 재탄생한 맛계란을 얇게 다지고 저며낸 민찌고기가 품은 메뉴입니다.
맛계란이란 소재에서부터 갈렸습니다. 튀김에 첨가된 카레향도 굉장히 좋았고 말이죠.
그렇게 번화가치고는 무난했던 한 끼의 식사를 마쳤던 것 같습니다.

아마 지금보다 젊은 시기에 만났더라면 끝내주는 맛집이었겠지? 아니지, 그땐 연어를 잘 못 먹었으니 또 모르겠습니다.
젊은 시절에 대학가의 별미였던 냉우동을 나이 들어 만나니 급락해 버린 것을 근거로. 성수동 핫플레이스의 젊은이들에게 유독 까탈시런 필자가 말해주고 싶습니다. 이 정도면 참 괜찮은 집이다라고 말입니다.
성수동 성수동2가의 ‘소바식당’
- 영업시간 매일 11:00 ~ 21:00
- 브레이크타임 15:00 ~ 17:00, 라스트오더 20:30
- 주차는 불가하다.
- 테이블식 구조 / 화장실은 내부에 위치 (남녀 공용)
- 성수동 카페거리 한복판에 위치해 점심 한 끼로는 좋은 일식당
- 해산물 소바와 덮밥류를 주력으로 서비스 중인 곳이다.
- 차림새가 좋은 것이 젊은 층에겐 인기가 많겠다는 생각이다.
- 평가로는 전반적으로 각본과도 같이 무난했다는 평이다. 호불호는 없겠단 생각.
- 다만, 강렬한 무언가는 좀 약했다. 특히나 사케동의 밥의 힘이 약했달까? 소바도 비교 선상에서 우위를 치는 녀석이 있어 무난했던 것으로. (아마 ‘소바식당’이란 상호로 인해 메뉴에 대한 사전 기대치가 높았던 것일 수도 있겠다.)
- 오히려 이곳의 맛계란에(계란장의 일종) 카레맛을 더한 타마고 멘치카츠가 더 기억에 남는다.
- 그래도 번화한 젊은 상권의 식당치곤 탄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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