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여행 6일차 - 피렌체 Firenze (4) 아카데미아 미술관, 피렌체 중앙시장, 나폴리 Napoli 경유
보통은 다음날 아침이면 일찍 다른 도시로 출발하는 일정이었지만, 3박을 하고 맞이한 4일차의 피렌체는 여유가 있었다.
휴양지 아말피에 입성하기 전, 거리 단축을 위한 경유지로 나폴리에 1박 머무를 예정이었기 때문. 오후 출발 예정이었기에 이날은 남은 피렌체를 즐기다 여유있게 떠날 계획이었다.
* 오후까지 피렌체 → 저녁 나폴리 도착 후 1박 → 다음날 이른 아침 살레르노 → 아말피행 배편 탑승
즉, 이날의 나폴리는 아말피를 위한 빌드업의 과정이었다.

이날의 일정 요약
장 소 | 내 용 | 비 고 |
호텔 데지레 | 짐 보관 서비스 이용 | |
산타 노벨라 역 근처 약국 | 까말돌리 크림 구매 | |
아카데미아 미술관 | 다비드상 감상 | |
피렌체 중앙시장 | 푸드 코트에서 점심 해결 | |
피렌체 산타 노벨라 역 | 나폴리행 기차 탑승 | 2시간 30분 ~ 3시간 |
나폴리 첸트랄레 역 / 숙소 | 도착 후 역 근처 숙소 체크인 | |
피제리아 다 미켈레 | 저녁 피자 포장 | 나폴리 3대 피자 |

3박 동안 정들었던 피렌체의 숙소 체크아웃을 마치고, 남은 시간을 자유로이 돌아다니기 위해 호텔 데지레로 이동해 짐 보관을 먼저 맡겼다.
피렌체 산타 마리아 노벨라역과 도보 3분 거리로 위치한 곳이었는데, 아마 호텔인지 레스토랑일지에서 짐 보관 서비스도 병행 중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 바운스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어렵지 않게 주변 짐 보관 서비스 장소를 찾을 수 있으니 참고


짐을 맡긴 후 역 근처의 약국에서 선물용 까말돌리 크림을 구매했다.
한국에서 보다 저렴하게 구매가 가능했기에 여유롭게 챙겼다. 아마 트러플 오일과 함께 이탈리아에서 가장 많이 챙긴 상품이 아닐까?
현지에선 16~17유로로 거의 절반 이상되는 가격으로 구매가 가능하니 선물용으로 좋은 필수템 중 하나.

이후엔 떠나기 전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을 보기 위해 아카데미아 미술관으로 향했다.
아무래도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있어 가볍게 목을 축인 후에 미술관으로 입장했다. 피렌체 대성당과 비슷하게 바우처를 전달받을 구매 대행사의 직원을 만나야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줄은 극악이었으나 예매한 티켓 덕분인지 대기 없이 빠르게 입장했다.)

피렌체에 도착한 첫날 그림 사기단에게 강매를 당했던 곳이 바로 이곳. 숙소 근처이기도 했는데, 당시엔 몰랐었다.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 바로 근처에서 숙박 중이었을 줄이야.
사방에서 유명 미술과 유적이 함께 숨쉬는 이탈리아!

아카데미아 미술관
역시나 모르는 이들이 없는 그 유명한 조각상이 있는 곳인 만큼 사람이 붐빈다.
들어가자마자 얼마 안되어서 다비드상이 보이기 시작했는데, 바로 드는 생각이 이렇게 컸어? 였다. 사람 정도의 크기가 아닌 거대한 조각상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미켈란젤로의 손길을 감상하고 그의 존재를 느낀다.


미술을 좋아하는 연인으로 인해 과하게(?) 여러 각도에서 구경해야 했다.
연인은 탄성을 연속해서 내뱉었는데, 필자가 보지 못하는 무언가가 보이는가 보다.
그리고 아직도 끝나지 않은 예술품 감상의 시간. 여기쯤에서 필자는 이태리 조각의 쓰나미에 해탈하게 된다.

작자 미상의 조각품들로 추정되는데, 이것들만 한 곳에 모아 집중적으로 전시한 모습을 보고 말이다.


그나마 이곳은 오랜 악기들도 전시가 되어 있는데, 잘은 모르겠으나 역사적인 것들이 아닐까? 현금으로 하면 얼마 정도나 할까 이런 생각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렇게 박물관을 나올 때쯤은 늦은 점심의 시간이었는데, 필자에겐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시간.
가죽 시장도 마지막으로 감상을 해보고 중앙 시장도 좀 더 둘러보자 하던 중, 우연히 건물 내 2층에서 푸드코트를 발견하게 된다.

오, 맘마미아. 이걸 가는 날에 알았다니. 굉장히 마음에 들었던 공간이었기에 아쉬움도 컸다.
건물의 낮은 채도의 색상이 주는 철제 구조의 이미지부터 많은 사람들, 음식. 진작 알았다면 저녁 중 하루는 찾았을 텐데, 발견이 너무 늦었다.
물론 마지막에 들려서라도 다행이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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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안녕 피렌체.
이젠 피렌체 산타마리아 노벨라역에서 나폴리 첸트랄레역까지 기차로 이동.

이동 중 기차에서 특별할 건 없었다.


다만 도착한 나폴리는 이탈리아 도시 이동 중 가장 강렬한 긴장을 심어주었으니.
다음날 촬영한 사진이긴 하지만 도착 당시 저녁엔 극도로 긴장한 상태였다. 낮 사진만 봐도 특유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걸 보면 늦은 저녁엔 어떻겠는가? 분위기가 다르다.
아마 피렌체에 있다가 와서 더욱 선명한 대비를 느낀 것이 아닐까 싶기도.
역 근처로 보이는 군인들. 왜 이리 많은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좋지 않아 보이는 치안. 숙소 근처로 위치한 식당에서도 왠지 모를 불쾌감을 느꼈던 것도 사실이다. 소통이 되질 않았다.

크게 부딪힌 건 없었지만 뭔가 본능적으로 직감했던 것 같다.
거기에 저녁 시간에 도착을 했으니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기도.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위치는 찾았지만 숙소 입구를 찾긴 참 힘들었고, 건물조차도 굉장히 무서운 분위기.

모르겠다. 필자와 연인만 그렇게 느꼈는진 몰라도 우리 둘만의 스릴러를 찍고 있었다.

겨우 체크인 후 한숨을 돌린 뒤.
이날 단 하나 남은 일정이라면 나폴리 3대 피자라는 ‘피제리아 다 미켈레’ 방문이었다. 어디 들르지도 않고 잽싸게 피자만 포장으로 구매해 오자 결정.
물론 가는 길의 분위기 또한 다르지 않았으니. 밀라노에서 느꼈던 분위기의 3배 정도는 되는 것 같았다. 이유 없이 다가와 고함을 치는 이도 있었다.
연인과 거듭 우리가 생각했던 나폴리가 아니구나. 이곳을 거점으로 삼지 않길 잘했다 위안을 삼기도.
물론 빙산의 조각만큼 짧고도 좁게 찾은 나폴리였으니. 잠시 머문 필자에게만 해당되는 것이었을 수도.

그렇게 나름의 걱정 아우라를 둘러매고 도착한 피자집. 이탈리아의 나폴리 3대 피자라는 그 명성답게 다행히도 사람이 많았고, 불빛도 많았다.

다른 증표들이 미쉐린만한 가치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미쉐린 또한 무수한 이력 중 하나일 뿐이란 듯 붙은 위엄.

그래서인지 웨이팅은 다소 심했는데, 그만큼 기대가 되기도 했다. 이때까지이자 여행 마지막까지 웨이팅은 이곳이 유일했으니까. 그리고 그리 이른 시각이 아님에도 이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단 사실이 그랬다.
대기 중 만난 어느 한국인 부부. 그들 역시 치안은 다른 도시 대비 취약한 것 같다 어느 정도 공감의 대화를 했고.

기다림 끝에 만난 나폴리 3대 피자 획득. 숙소까지 잽싸게 또 이동해 해결했다.

아무래도 경유지로 삼아 특별히 일정이 없어 먹기행마냥 나폴리의 피자집 이야기가 길어졌는데. 사실상 나폴리에선 피자집 방문 외엔 뭐가 없었다.
다만 인생 최고의 피자였다고는 단언한다.
상세한 후기는 아래의 글을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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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는 그나마의 나폴리의 씬이라면,
피자 가게 앞 건물이 캄캄한 상태인데도 왜 이리 사람들이 옹기종기 몰려 있지 싶어 의아했는데, 건물이 통으로 정전 상태였던 것. 그 상황에서도 음주를 즐기다가 불이 켜지니 환호하는 모습이 여간 나폴리스럽다 느껴져 기억에 남는다.
물론 얼마 안 가 다시 불이 꺼졌지만 말이다.
다음날은 유럽 첫 휴양지 아말피로 향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