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편/전북 부안군

(전북/부안군) 곰소항에서 풀치조림 백반 ’자매식당’

먹기행 2025. 6. 16. 23:33

고독한 먹기행 (323) - 전북 부안군 진서면 곰소리의 ‘자매식당’
 

뻔하지 않은 먹개론(槪論) 인플루언서를 꿈꾸는 관찰형 아재
지갑만 얇아졌을 뿐. 광고성, 홍보성의 글은 일절 없습니다.


풀치와 갈치는 하나 아닌 별개였다.


 
그 언제인가? 지방 먹기행 중 우연히 마주친 풀치를 그냥 지나쳐야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땐 몰랐습니다. 그저 심상치 않은 이름 풀치, ‘과연 무엇이려나? 맛은 어떠할까? 오늘은 인연이 아니로구나.’ 라는 생각으로 아쉬운 입맛을 다시며 지나쳤어야 했는데요.
 
그때부터 뇌리에 콱 박혀있던 풀치였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쓰저씨의 부안 기행편을 보고는 우리의 인연은 지금이 아니면 언제인가? 싶어 대뜸 즉석해 부안을 찾아가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만났습니다.
 

 

 
자, 먼저 이 풀치란 녀석은 무엇인가?
 
 

* 풀치 : 갈치의 새끼를 부르는 별칭이다.
풀치조림은 크기가 작은 갈치 녀석으로 무언가 만들 것을 고안해 내다 보니 생겨난 모양. 작기 때문에 살이 부서지기 쉬워서, 그리고 다른 방면으론 진한 풍미를 살리기 위해서 말리는 과정도 동반하는 듯했다. 실제 부안에선 말린 풀치는 파는 오랜 생선 노점들을 종종 목격할 수가 있었다. 크기와 무관하게 말린 갈치는 풀치라 하는 것 같기도 하다.
 
 

즉, 살이 단단한 리틀 갈치조림이라 보시면 되겠습니다.
다른 점이라면 그 크기로 인해 한계가 있는 것인지, 끓이는 냄비의 방식이 아닌 완성된 반찬과 같이 등장한다는 점이었는데요.
 
 
 
 

 
그 풀치조림을 맛보기 위해 방문한 전북 부안 곰소항의 ‘자매식당’으로 이번 고독한 먹기행의 설을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삼백스물세 번째 고독한 먹기행이기도 합니다.
 
 
 

 


게시글 하단의 요약 정보만 참고 가능


 
 

 
 
 
 

 
이름 참 예쁜 곰소항에 먼저 도착했습니다.
살피니 염전은 만나지 못해 물이 빠진 뻘을 만나고 무수한 곰소젓갈 판매점들을 지나쳐 방문한 자매식당이었습니다.
 
 
 
 

 
식당 바로 앞으로 ‘45번 상회’에서 건조 중인 풀치도 감상할 수가 있었는데요. 이거 갈치를 굴비처럼 꼬아놓은 모습이 여간 새롭네요.
 
 
 
 

 
이후 식당으로 입장. 쓰저씨 김석훈 씨의 영향일까요? 인적 드문 곰소항에서 이곳만은 사람이 바글바글한 것 같은 느낌입니다.
들어가니 언제나 필자에겐 반가운 좌식이었습니다. 이런 건 역시 지방에서만 잔존하는 레거시이자 편안한 향수이기도 합니다.
 
 
 
 

 
메뉴판을 보니 졸복도 다루고 있네요. 전혀 몰랐습니다.
곰소에서 유명한 젓갈 정식도 있었구요. 풀치와 별도로 국물 갈치조림도 있었습니다. 국물이란 단어가 더해진 갈치조림은 아마 흔히 아는 끓이는 식으로 등장하는 듯했습니다.
 
1인 단독은 불가하기에 다채로운 젓갈상은 무르기로 합니다. 풀치조림 백반 2인으로 갔습니다.
이 또한 소종의 젓갈과 찬들은 매한가지로 나오는 듯하니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주문서

풀치조림 2인분 26,000원
소주 한 병 4,000원

 

총 30,000원

 
 
 

 
자매식당의 주문 정보이자 이용 안내입니다. 오로지 참고용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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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입장한 손님들이 많아 조금 걸렸지만, 만족스러운 기본 찬입니다. 재료 많고 물가 저렴한 지방에서나 가능한 찬들이지요.
 
젓갈은 오징어와 아가미, 밴댕이 3인방이 등장하는데, 개인적으론 잘 익은 파김치가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예상과는 다르게 무른 식감이어서 의외였던 새우볶음. 이것도 독특하니 좋았어서 사진으로 남겨봤습니다.
 
 
 
 

 
미역국에도 새우가 듬뿍이네요. 자잘한 새우스럽지 않고 존재감이 좀 있었습니다.
 
 
 
 

 

풀치조림 백반

 
‘음? 예상했던 것보단 조금 작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등장한 풀치조림입니다. 한 상은 완성이 되었는데, 이 시점에서야 이해가 되었습니다.
 
풀치조림, 갈치조림과는 결이 다르구나. 거나하지 않은 백반의 제육볶음 정도의 존재를 발휘하는 메인 반찬이었던 것입니다.
 
 
 
 

 
크기만 보자면 애개개할 정도의 크기지만 한 입을 싹 발라보니, 음. 단독으로 이름이 생겨날만했습니다.
 
풍미가 좋고 살도 건조한 감이 느껴져 힘이 있는 것이, 그래 포갈치. 포갈치조림이란 단어가 연상됐습니다.
 
 
 
 

 
특히나 꼬리 쪽으로 갈수록 색이 진해 살이 더욱 단단했는데요. 갈치의 보리굴비화, 코다리화라고 할까요?
바르기 좋은 넉넉한 부드러운 살은 아니더라도 나름의 강한 감칠맛을 뽐내는 풀치였습니다.
 
갈치가 되지 못한 풀치의 숭고한 전력투구? 희생이란 표현이 떠오르다가도 뭔가 또 잔인한 것도 같아 연상을 멈췄습니다. 여하튼 간 작지만 나름의 임팩트가 있었던 풀치조림입니다.
 
 
 
 

 

 
만족스러운 한 상이었습니다.
 
 
 
 

 
계산을 하고 나오니 과거의 모습도 살펴볼 수가 있었네요. 30년 정도 된 집이라, 얼핏 주인장의 대화도 엿들을 수 있었는데. 저 시절 곰소항의 풍경은 또 어땠으려나?
 
 
 
 

 
바로 앞으로 보이는 말린 풀치들만은 여전하지 않았을까?
 
곰소항, 변산의 지는 노을을 보며 이런 건 지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전북 부안군 진서면 곰소리의 ‘자매식당’

- 영업시간 매일 09:00 ~ 19:00 (브레이크타임 15:30 ~ 17:00)
- 주차는 가게 앞으로 2~3대 정도 가능해 보였다. 동네 특성상 주변을 잘 활용하면 그리 어렵지 않아 보인다. 
-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좌식의 구조
- 화장실은 내부에 위치, 남녀 공용으로 기억하는데 가보지 않아 정확진 않다.
- 곰소항에서 풀치조림과 젓갈 정식을 주력으로 하는 곳이다.
- 이곳 말고도 나란히 풀치조림을 하는 식당이 있었는데, 그곳은 백반기행에 출연했었나 보다.
- 가게 앞으로 풀치를 파는 생선 상회들도 만날 수가 있었다.
- 메뉴는 2인분씩만 주문 가이 가능하다.
- 밑반찬들도 그렇고 전반적인 맛이 정갈하니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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