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구/응암동) 감자국거리의 고사리 감자탕 ‘시골감자국’
고독한 먹기행 (307) - 은평구 응암동 ‘시골감자국’
뻔하지 않은 먹개론(槪論) 인플루언서를 꿈꾸는 관찰형 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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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조금 풀려 오래간만에 응암동의 대림시장을 들러봤습니다. 그리고 정말 또 오래간만에. 응암감자국거리의 식당 하나도 들러봤는데요.
응암동의 감자국거리, 필자에겐 소소한 추억이 남아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10여 년 전, 체력이 보다 쌩쌩하던 시절에 동이 트는 새벽까지 감자탕에 소주 한 잔을 부딪힌 적이 있었거든요. 그 새벽의 기억이 생생합니다. 24시간의 감자탕 골목이 있는 걸 처음 알았거니와, 아주 늦은 시간의 야참이라 그런지 굉장히 맛있게 즐겼었으니까요.
상암동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 그때의 추억으로 다시 찾으니 그날 같진 않았고, 은평으로 이사를 와서도 주구장창 ‘서부감자국’만 찾아 잊혀가는 어느 날. 대림시장을 방문한 김에 다른 감자탕집을 한 번 찾아보기로 합니다. 백년가게의 집일 줄은 몰랐습니다.
응암동 감자국거리 초입 좌측으로 위치한 ‘시골감자국’이 삼백일곱 번째 고독한 먹기행으로 만나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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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감자국의 모습입니다. 제가 방문하던 곳은 바로 건너편의 ‘태조감자국’이었기에 이쪽 라인의 집은 조금 어색하네요.
들어가 살피는데 살필 것도 없는 협소한 내부라 또 한 번 놀랐던 것 같습니다. 세네 테이블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근처의 감자탕집들 중 유일하게 백년가게의 타이틀을 획득 중이네요.
공간은 협소하지만 필자를 제외하면 손님은 없었기에 쉽게 착석했구요. 미리 점찍어뒀던 고사리 감자탕 작은 사이즈를 주문했습니다.
개인적으론 그랬습니다. 우거지는 뭐 익숙하고, 김치 감자탕은 부조화스럽다 할까요? 뻔하면서 굳이란 느낌이 강했습니다. 다만, 고사리는 조금 괜찮겠는데? 하는 알 수 없는 기대감이 살짝 있었네요.
기본 찬으로는 전 하나가 덤으로 나오는데, 김치도 그렇고 그냥 평이합니다.
그리고 등장한 고사리 감자탕입니다. 고사리가 듬뿍 들어있어 그런지, 지금껏 감자탕을 만나며 처음 보는 모습이긴 하네요. 깻잎이 들어간 것도 이 근방 감자국거리집들의 특징이 아닐까 싶은데, 아마 때에 맞춰 깻잎으로 나왔다가 쑥갓으로 나왔다가 했던 것도 같습니다.
이제 국물만 좀 팔팔 끓어주면 됩니다.
본격적인 시식 시작. 으음, 진한 감자탕은 참 오래간만입니다. 그래, 처음 감자탕을 알게 되었을 때의 그 진한 스타일. 맑게 시작하는 서부감자국을 즐기기 시작하면서 이 맛을 찾지 않은 지도 참 오래네요. 새벽의 맛이라 하고 싶습니다. 친구들과 동이 트는 새벽에 해장으로 즐겼던 어린 시절의 감자탕과 널리 익숙한 상호들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그런 추억과 별개로, 객관적인 맛에 대한 평이라면 굉장히 무난해 아쉽습니다. 백년가게들을 찾았던 기억을 기반으로, 그럼 것치곤 톡톡 튀는 매력이 약했다는 생각입니다. 고사리가 들어간 게 포인트가 되긴 하는데, 그냥 육개장스러웠다의 정도. 딱 사리 정도의 이름 그대로 고사리 정도의 역할입니다.
아쉽게도 전반적으로 평범하단 정도에, 뼈다귀는 평범보단 조금 더 이하였네요.
볶음밥도 추가를 해봤습니다. 끝에선 국물이 아주 걸쭉해져 그럴싸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아쉽게도 마무리 진국과는 별개의 볶음밥. 기대치엔 미치지 못했습니다.
서부라는 강자를 알게 되어 그런 건지, 아님 그럼 감자국 스타일에 씐 건진 몰라도 기대보단 약했던 감자국. 매번 방문 시마다 기대와 같진 못해 아쉬운 감자국거리이기도 합니다. 이게 골목이 예전보다 쇠약해져 그런지, 두루 알려져 그런지 알 길은 없습니다만, 과거의 명성 대비해선 덜 하지 않을까 추정해 봤습니다.
정말 공교롭게도 이날은 디저트도 저녁의 집도 줄줄이 실패. 이날의 시작이었던 영화 승부처럼 아쉬운 선택의 날이었습니다.
은평구 응암동의 ‘시골감자국’
- 영업시간 매일 24시간 영업 / 연중무휴
- 주차는 가게 앞으로 2대 정도 가능해 보인다. (대림시장 진입로가 워낙 복잡해 그리 추천하진 않는다.)
- 테이블식 구조 (자리가 많진 않다.) / 화장실은 외부에 위치 (남녀 공용으로 취약한 편)
- 응암동 감자국거리의 감자탕집들 중 하나. 사실 감자국거리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식당들이 많이 남아있진 않다. 과거엔 지금보다 많았었다 들었던 것 같다.
- 그곳에서 유일하게 백년가게의 타이틀을 획득 중인 집으로 이 집에만 있는 듯한 고사리 감자탕을 주문.
- 전반적으론 무난했다. 백년가게 치고는 야박한 평일 수 있는데, 맛으론 별다른, 뛰어난 무언갈 느끼진 못했다. 반주로 안주 삼듯 즐겼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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